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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속 좁은 저 좀 잘 타일러 주세요 ㅠㅠ

홧병말기 조회수 : 1,706
작성일 : 2012-01-02 20:57:42
언제부터 신정을 챙겼다고..지난주부터 신정때 시댁가야한다고 그렇게나 고집부리던 남편.
가서는 꼭 자고 와야겠다고 그랬답니다. 저와 아이 데리고...그게 효도라고 굳게 믿으니까요.
타협끝에 잠은 안자고 1월 1일 다녀오는걸로 합의를 봤는데, (가면 꼭 감기 걸리거나 증세가 심해져요)
아뿔싸..애 감기가 더 심해지고 결막염까지 와서 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였네요.
남편 혼자 가기로 했구요. 저는 어찌되었든 혼자 보내는게 맘이 안좋아서 
한우불고기 양껏 재우고 쌈채소사고 딸기 한상자 사서 가는 길에 가지고 가라고 보냈네요.
가서는 가지고 간것 드리고 저녁에 나가서 또 크게 한턱 쏘고
뭐 다 좋아요..부모님께 하는건데 뭐.....
근데......ㅠㅠ
밤 늦게 출발하면서 전화로 저한테 처음에 고맙다고 하더니만  본인 털 모자를 어머님 드리고 왔데요.
그 모자가요...제가 정말 없는 솜씨로 애 낮잠잘때, 정말 어렵게 뜬 방한(?) 털모자거든요.
솜씨 있는 분들이야 그런거 후다닥 만드시지만, 저는 처음 만드는거였고 진짜 어렵게 뜬거 남편도 알아요.
어머님이 보시고 따뜻하겠네. 한마디 그랬더니 남편이 완전 선심쓰듯이 그럼 어머님 쓰시라고 놓고 왔데요.
어머님 드린거니 뭐 속상해 한다고 어케 받아오기도 웃기고 해결되는거 아닌데,
남편한테 좀 서운하네요. 신혼때도 집에 있는 물건이 하나씩 없어져서 나중에 시댁가보면 거기 있고
그랬었거든요. 한창 싸우고 지금은 가져가거나 하진 않구요...
남편 말은 새거도 아니고 쓰던거 준건데 뭐 어떠냐, 어짜피 같이 살았으면 이 물건이 다 같이 쓰는 물건 아니냐(?)
라는 참 얼토당토않하는 논리를 피더라구요...
시부모님이 연세가 일흔이 훌쩍 넘으셔서 남편이 항상 애절하게 생각하는거 아는데,
꼭 말을 할때마다 '사시면 얼마나 사시겠냐, 장인장모님이 아직 젊으셔서 니가 이해를 못하는거다' 등등
왜 저랑 결혼했나 싶을 정도로 말로만 효자입니다. 물론 저보고 맏며느리니까 알아서 다 해주길 바라구요.
저희 집은 부모님이 이혼하셔서 따로 친정이라고 갈 만한곳이 없습니다. 
고로 명절때도 당일날 점심때 잠깐 친정엄마가 오시거나, 친정아빠가 몇달에 한번 오는게 전부구요.
뭐 처갓댁에 가거나 이런건 전혀 없어요. 일년에 한번쯤 아빠 계신곳에 갈때 있네요. 2-3일 휴가로.
근데 이것도 남편은 제 마음 헤아려주기 보다는 본인이 제대로된 처가를 못만나서 (정상적인) 속상하다는 식으로 
말합니다. 하도 이런 얘기하면 제가 '어느 누가 저 세상 가는 날 받아놓고 사느냐, 사람이 누가 어케 될지
어떻게 아느냐' 라고 해보기도 했네요. 본인 부모님이 연세가 더 많으시니 효도의 질과 양도 더 많아야 된다는게
남편의 논리입니다. 왜냐면 장인장모는 사실날이 많이 남으셨으니까요...남편 논리로 따지면...
무튼 모자를 주고 왔다길래...이건 뭐 사실 속에서 서운함이 밀려오긴 하지만 뭐라고 할 수도 없고
전화로 알았다고 좀 침울해져 있는데, 갑자기 뜬금없이 저보고 하는 소리가...
'어머니가 허리를 더 못핀다. (허리가 안좋으세요) 이젠 완전 구부정하게 다니신다''어머니 허리 그런거 봤어? 못봤어? 봤냐고 못봤냐고 어? 언제 봤어?' ( 3주전에 함께 시댁에 다녀왔어요. 그 이후에 저 혼자 애델고 가봤냐 이말..교통편이 안좋아 저 혼자 버스타고 가려면 시댁까지 총 3시간 걸립니다)
완전 따지듯이 말하더군요. 마치 어머니 허리 안좋으신게 제 탓인냥...
저도 모자도 기분 나쁜데, 저보고 따지면서 대체 뭘 어쩌라는건지 기분이 정말 확 나빠지더라구요.별 말 안했습니다. 남편이 원하는건 '어머 그래, 어머니 어떻게 해. 맏며느리로써 내가 돌봐드려야하는데마음이 아파서 어떻게 하니...'라는거 아는데, 말하기 싫었어요. 
시부모님은 그냥 말 그대로 시부모님이에요. 남편에게는 한없이 애절하지만, 며느리에게는 가끔 남편이 못보는
다른면을 보여주기도 하시죠. 오늘 아침에도 전화 와서 애 관리를 어떻게 했길래 애가 그렇게 까지 아프냐고
계속 뭐라고 하시네요. 아니라고 병원에 계속 다니고 약도 먹고 있었다..말씀드리고 이걸 여러번 반복합니다.
애 훈육도 오히려 제가 엄한 편이고 남편은 뭐든 들어주고 사주는 편이라, 제가 돌볼때 너무 힘들어요.
근데도 어머님은 오히려 저보고 애 발바닥도 좀 때리고 해도 괜찮다고 애 버릇 없이 키우지 말라고,
남편 태도를 얘기해도 그건 안들으십니다. 반사!!!!!!!! 그리고 하실 말씀만....
신혼때 남편이랑 싸우고 남편 밥 못먹었다고( 차려줬는데 안먹음) 저에게 전화해서 난리난리 치신분이시죠....
아마 다 잊으셨겠지만 전 죽을때까지 못잊을듯....
애 아픈거도...제가 집을 잘못 골라서 그렇데요. 풍수지리땜에...
저희 빚내서 전세 이사 오게 되었는데, 이사 당일날도 전집부터 이사온집까지 하루 종일 계셨어요. 그 추운날..
이삿짐 내리는거부터 나올때 빗자루로 먼지 쓸어주는거까지 참견하시던......
남편있을때는 집 잘 골랐다. 고생했다 (사정이 있어서 남편이 못보고 제가 힘들게 친정엄마랑 다니며 계약했어요)
그러시더니...이제 와서는 '왜 이사가는데 집 보러 다닐때 니들이 결정하냐고'......읭...
이사는 저희가 가는데 왜....시부모님께서 집을 골라주시나요...
암튼 집도 제가 방향이랑 뭐 풍수랑 잘못 골라서 애도 감기로 고생하며 아프고
남편도 아프고 안좋고 뭐 그런거라고...
제가 친정엄마랑 몇날 몇일을 멀리 돌아다니며 그 고생하며 고른거 아시면서...어떻게 저러시는지..
남편도 거기서 뵹신같이(죄송합니다)  저랑 친정엄마 쉴드는 못쳐줄 망정
담번에 이사갈때는 아버님이랑 같이 고르자고 그러고 왔다네요....아효 효자 나셨어...으즈마니...
남편이 얘기할때 말 못하는거 아니에요. 저도 다 말합니다.
시어머님께도 말하구요. 근데 말하는게 소용이 없어요. 들을말만 듣고 할말만 합니다.
기분이 안풀려요. 너무 기분이 나빠요. 지금 목감기와서 목도 완전 부었는데 뇌도 부은듯...ㅠㅠ
남편은 그냥 대충 '미안하다 내가 실수 한거 있으면' 이러곤 담에 또 그럽니다....
해탈하고 싶어요. 마음이 편해지게....좋은 말씀좀 해주세요. 힘나게요...ㅠㅠ
지 아빠 닮아가는 애까지 미워질라고 그래요.....
IP : 114.202.xxx.129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악
    '12.1.2 9:01 PM (118.220.xxx.36)

    읽는 저까지 기분 나빠져요.
    죄송요... 좋은 말씀 바라시는데 님 남편 넘 숨막혀요.
    시부모님도 못지않으시네요.

  • 2. ㅇㅇㅇㅇ
    '12.1.2 9:01 PM (118.220.xxx.113)

    헐...저라도 시어머니 미워할 듯.

  • 3. ....
    '12.1.2 9:07 PM (122.36.xxx.11)

    제목 처럼 속 좁은 거 아닌데요...
    속상할 만 합니다.
    평소에 남편이 해 놓은 일이 있어서
    슬쩍 물 한방울만 보태도 넘칠 판입니다

  • 4. ,,,
    '12.1.2 9:29 PM (114.207.xxx.163)

    안 되는 집안인가 보다, 조금 포기하세요, 그렇게
    자기 핏줄 남의 핏줄 차이 심하게 내는 집안이 있어요.
    속으로야 다들 그렇지만 대놓고 그러는 건 무식한 거죠.

  • 5. 그냥
    '12.1.2 10:10 PM (222.117.xxx.122)

    남편은 시댁에서 사시고 주말부부하자고 하세요.
    사시면 얼마나 사신다고 떨어져 살까요?
    연로하신 부모님 밥도 해드리고 청소도 해드리고
    돌아가실때까지 잘 봉양하라고...
    남의 일 읽기만해도 속 터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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