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미안해. 언니

후회 조회수 : 2,448
작성일 : 2012-01-01 08:25:01

아이들이 어릴때부터 옆집에서 알고지내던 언니가 있었어요.

그분은 늦게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서 저보다 10살이 위였지만, 매사에

의욕적이었고 반듯했습니다.

살던 아파트가 재건축이 되어 헤어지긴 했지만, 그래도 같은 동네에

살아서 가끔 만나 수다를 떨곤했지요.

제 아이들이 대학에 들어간뒤에 저는 취업을 했고 만나는 횟수도 뜸해졌지만

그래도 저를 친동생처럼 위로해주곤 했었어요.

3년전쯤 그 언니가 췌장암에 걸린걸 알았고 매우 초기여서 다행이다하면서 치료를

잘 받아라했지요.

근데 1년전에 복막에 전이된걸 알게되었습니다. 실망스러웠지만, 워낙 씩씩하고 긍정적이라

잘 이겨내리라했지요.

하지만, 버티지못하고 지난 12월18일 세상을 떠났습니다. 전 그 전전날 언니를 만나고 아이들 결혼식때

부를테니 그때까지 꼭 살아 하면서 부탁을 했고 언니는 그러마고 했는데 그게 마지막이었습니다.

아직도 언니를 안았을때의 그 감촉이 생생하게 느껴집니다.

언니의 아들이 이제 27살입니다. 그 아이에게 담주에 아줌마가 연락할께...하면서 연말이라

이일 저일 때문에 연락을 못했어요.

그런데 그 애가 어제  밤 10시 넘은 늦은 시간에 전화를 했네요.

기운없는 목소리로 그냥 전화했다는데 얼마나 마음이 아리고 미안하던지...연락할게 하는  저의 대책없는

약속을 아이가 얼마나 기다렸길래 이 시간에 전화를 했을까 하는 미안함.

정말 어쩔줄 몰랐어요. 저의 무심함에 새삼 저라는 실체가 보이면서 부끄러워지더군요.

새해 연초에 만나기로 했는데 제가 무슨말로 그 아이를 위로해주어야할지....

엄마없이 인생을 살아가야하는  아이에게 제가 해줄수 있는 말이 무엇일지...

고민되는 아침입니다. 그리고 먼저 간 언니. 미안해. 내가 이것밖에 안돼. 미안해.

IP : 14.52.xxx.151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12.1.1 8:37 AM (211.237.xxx.51)

    그 언니가 정말 좋은 언니였나보네요
    이렇게 좋은 동생인 원글님이 곁에 있는걸 보니...

    그래도 남자아이고 스물일곱이라니 그나마 다행이에요.
    혹시 더 어린 여동생이 있다면 걱정인데
    홀로 씩씩하게 헤처나갈수 있도록 용기주시기 바래요..

  • 2. 원글님도 좋은 분이세요
    '12.1.1 10:41 AM (89.204.xxx.177)

    친이모처럼 따뜻하게 대해주세요
    미안해하지 마시고요
    님 복 받으실거예요

  • 3. 후회
    '12.1.1 11:25 AM (14.52.xxx.151)

    아침식사를 하고 왔더니 댓글을 달아주셔서...고맙습니다.
    전 그닥 좋은 사람은 못되구요 그저 제 안위나 걱정하는 그런 사람입니다.
    하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입끝으로 쉽게 약속하지 말아야지 하는 다짐은 했습니다.
    그 아이를 만나면 그 애 얘기를 들어줄 생각힙니다.
    취업걱정, 70이 다된 아버지걱정, 보고싶은 엄마이야기...할 말이 많을텐데
    그저 들어주려구요.
    뭔 제 말이 위로가 될까요. 그저 듣고 같이 공감하고...그러고 오겠습니다.
    같이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1223 대원외고 알아주는 학교인가요? 22 마크 2012/01/18 4,662
61222 암막커텐저렴한곳 4 암막 2012/01/18 1,557
61221 안녕하세요에서 상사에게 대드는 여직원사연 보신분 계신가요? 4 어이없음 2012/01/18 3,446
61220 선물받고 난 후 감사문자를 보낼까 하는데.. 부탁드려요.. 1 ^-^;; 2012/01/18 16,444
61219 요즘 짜장면 가격 적당한 것일까요? 10 ... 2012/01/18 4,410
61218 명절 준비 5 심플 2012/01/18 997
61217 치킨 튀겨 드시나요? 20 2012/01/18 2,831
61216 죽이 많이 생겼어요 3 .. 2012/01/18 1,405
61215 일을 잘 못하는거 같아서..너무 스트레스 받아요.. 8 ㅜㅜ 2012/01/18 1,473
61214 영국 대학원 박사학위 제도에 대해서 아는 분 계신가요? 7 혹시 2012/01/18 2,188
61213 다가올 구정 생각하니 슬퍼지네요.. 4 .. 2012/01/18 1,274
61212 나가사끼 짬뽕..김치 퐉퐉 넣고 끓여드셔 보셨나요? 4 .. 2012/01/18 2,511
61211 ... 13 ... 2012/01/18 2,403
61210 거실 커텐 맞추어 보신분께 여쭈어요. 커텐 2012/01/18 708
61209 사촌언니 딸이 결혼 하는데요.. 3 결혼축의금 2012/01/18 1,278
61208 약사는 어떻게 되는건가요? 7 ** 2012/01/18 1,671
61207 설때 친정가려구요 1 설에 2012/01/18 714
61206 이번 설날엔 또 어떤 간섭을?? 나는 올케다.. 2012/01/18 642
61205 연세대가 조선 방우영사장에게 사유화 ? 안돼 2012/01/18 583
61204 아이 배에 수두같은 뾰루지가 나는데요..이게 뭔가요? 1 아이 2012/01/18 4,714
61203 부츠사이즈 어떻게 해야죠? 1 부츠사이즈 2012/01/18 518
61202 프렌치 프레스 써 보신 분 계세요? 16 ... 2012/01/18 7,475
61201 10살 초등조카 선물 디카 괜찮겠죠?? + 아동복 2 .. 2012/01/18 702
61200 신부댁에 함들어갈때.. 3 질문해요 2012/01/18 10,950
61199 오리고기 잘하는데 없나요? 마크 2012/01/18 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