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김영경 청년유니온 위원장이 이준석 비데위원에게 보내는 편지

깨어있는시민 조회수 : 2,046
작성일 : 2011-12-31 10:33:22
너무 내용이 좋아서 링크 걸지않고 퍼왔습니다. 운영진의 양해를 바랍니다.

민주당은 혁통같은 정치 양아치들에게 기득권을 양보(?)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 분들에게 자신의 뜻을 펼칠 기회를 주고 지원하고 그래야하는겁니다.


--------


김영경 청년유니온 위원장이 이준석 비데위원에게 보내는 편지


안녕하세요. 저는 청년유니온이라는 청년세대들의 노동조합 위원장을 맡고 있는 서른 한 살 김영경이라고 합니다. 갑작스레 편지를 띄우게 되어 조금 민망한 마음이 듭니다. 그러나 당신께 꼭 드리고 싶은 말이 있어 이렇게 편지를 띄웁니다.

처음 과학고에 하버드 출신이라는 이력을 언론과 호사가들이 강조할 때 저는 당신이 교육봉사를 해왔다는 것을 더 먼저 보았습니다. 저 역시 가난한 동네에서 파트타임 학원강사로 일을 하며 생계를 꾸려갈 때, 이 사회의 교육불평등에 의해 아이들의 미래가 어두워질 것 같아, 깊은 절망감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당신의 스펙보다 교육봉사를 해왔던 당신의 진정성을 더 믿고 싶었습니다. 스물여섯이라는 젊음이 동세대 청년들의 아픔과 고통을 더 많이 공감할 수 있는 가장 큰 스펙이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다만 어제, 오늘 준석님이 철거민들의 투쟁을 두고 상처가 될 만한 이야기를 퍼부었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당신께 편지를 써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준석님께선 지난 5월 트위터에 "전국 철거민 연합, 진짜 미친놈 아닌가 싶다"라는 글을 올리셨었지요. 물론, 논란이 일자 30일 새벽 "순간적으로 감정을 절제하지 못한 것 같아 죄송하게 생각한다"라며 사과트윗을 날리셨지만요.

철거민들의 목소리는 청년의 목소리와 다르지 않습니다

스물여섯이라는 아름다운 나이에 저는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요? 힘들었던 시절이라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새벽녘 언젠가 편의점에서 담배를 팔고 있었거나, 욕을 해대는 아저씨들에게 먹먹한 가슴으로 전화 설문조사를 하고 있었을 겁니다. 아니면 부끄러운 마음에 마스크를 쓰고 지하철역 출구에서 전단지를 배포하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제가 스물여섯에 가지고 있었던 것은 대한민국 청년 82%가 가지고 있다는 빛바랜 대학 졸업장과 학자금 대출 빚 1천만 원뿐이었습니다. 그 1천만 원 빚은 어린이날 놀이동산에서 곰돌이 인형을 쓰고, 빛도 들지 않는 지하 대형마트에서 보안요원을 하며 갚았습니다.

스물여섯의 특목고 출신, 하버드 수학, 청년 벤처 CEO, 교육 자선을 하면서 거대 집권 여당의 비대위원으로 들어간 이준석씨에게는 너무 먼 이야기인가요?

당신을 비판하려고 쓰는 편지가 아닙니다. 고소득층만 들어간다는 특목고를 나온 것도, 최저임금 4320원으로 5000시간(하루 10시간씩 500일) 이상을 일해야 1년 등록금을 낼 수 있다는 하버드에서 공부를 한 것도 당신의 탓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만 거대 집권여당의 비대위원이라면, 그리고 청년들의 아픔과 고통을 이해하려 한다면 당신이 비난했던 그 철거민들의 날카로운 외침이 곧 동세대 청년들이 이 사회가 가하는 고통 속에서 내뱉는 아픔의 신음소리와 다르지 않은 것이라는 말을 꼭 해주고 싶었습니다.

2011년 우리 또래 청년들 대부분은 그 철거민들과 같습니다. 취직하지 못하는 청년이 1/4입니다. 취업하는 대부분의 청년들도 불안정한 비정규직, 인턴입니다. 몸을 버려가며 밤새 위험한 일을 해도 가까스로 백만 원 남짓의 월급을 받을 뿐입니다. 서울의 원룸 월세는 50만 원이 넘습니다. 학자금 대출상환금으로 매달 30만 원씩 나갑니다.

배달원과 알바생, 당신의 또 다른 모습입니다

이 편지를 쓰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당신이 나이만 젊은 청년이 아니라, 우리 시대의 청년을 대변해 주기를 진심으로 바라기 때문입니다. 저는 당신이 반값 등록금을 주장하고, 청년임대주택을 이야기하고, 돈이 없어서 수입산 찐쌀로 만든 1500원짜리 김밥을 먹는 청년들을 대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청년 노동의 열악한 현실을 바꿀 마음이 있기를 희망합니다.

아름다운 스물여섯을 살아가고 있는 당신께 30분 배달제가 폐지된 피자집과, 알바생에게 주휴수당을 챙겨주는 커피전문점을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그 배달원과 그 알바생이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당신의 또 다른 모습이라는 이야기를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추신 : 아름다운 한 분이 또 소천하셨습니다. 그 분이 오랜 고통을 이겨가며 대변하고자 했던 것이 바로 날선 외침과 신음을 내뱉고 있는 약자들을 위한 민주주의였음을 준석씨와 제가 함께 고민해보았으면 합니다


http://theacro.com/zbxe/free/492136
IP : 183.105.xxx.53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알바글
    '11.12.31 11:00 AM (59.86.xxx.217)

    양파청문회글입니다 댓글금지하세요

  • 2. 아니
    '11.12.31 11:17 AM (221.163.xxx.57)

    괜찮은 글인데 왜 댓글금지해야하나요?

  • 3. ..
    '11.12.31 11:21 AM (14.55.xxx.168)

    좋은 글이네요. 같이 공감하고 아파해 주는 것, 기득권층이 해줘야지요

  • 4. 지금
    '11.12.31 11:59 AM (14.52.xxx.59)

    이준석 신상털리고 있던데.수상쩍은 면이 많더라구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5063 머릿속을 계속 맴도는 음식 5 dma 2012/01/02 1,743
55062 아침잠 많은 남편 6 ... 2012/01/02 1,964
55061 정말 유치한 언론...(너무 심할 정도로 정권의 하수인이네요) 5 ... 2012/01/02 1,215
55060 꿈 해몽좀;;;; 토네이도 2012/01/02 917
55059 구호 라마코트 어떻가여?? 6 2012/01/02 3,735
55058 인터넷창의 스크롤바가 안보이면? 2 ,,, 2012/01/02 2,347
55057 임신초기에 많이 힘드셨던분 계세요?? 9 흑흑 2012/01/02 3,066
55056 정기검진에서 십이지장궤양이 있다고.. 4 삼각김밥 2012/01/02 1,575
55055 1월 2일 미디어오늘 [아침신문 솎아보기] 세우실 2012/01/02 710
55054 영어해석 좀 봐주세요. 이해력 부족.. 2012/01/02 746
55053 조국 찬가 하이랜더 2012/01/02 770
55052 택시 벌점제..아직도 승차거부 카드거부 택시 많은데.. 꼬꼬댁꼬꼬 2012/01/02 786
55051 예비중2 수학교재 문의드려요~ 1 중딩맘 2012/01/02 1,170
55050 지혜를 구하고 싶은데.. 6 괴로워 2012/01/02 1,269
55049 반식/레몬디톡스 어떤게 나을까요? 2 살뺴야함 2012/01/02 1,602
55048 알루미늄 파우치 파는 곳 아시는 분? 1 홍삼 2012/01/02 1,596
55047 다이렉트 차보험 괜찮나요? 5 여자시대 2012/01/02 1,081
55046 새해 벽두부터 지역 문화센터강좌 이런거 보니 화 나요.. 28 -_- 2012/01/02 3,553
55045 싱가폴뱅기 가장 싼거 얼마나 하나요? 2 땡처리루요 2012/01/02 1,683
55044 남편....xxx! 5 화가나요.... 2012/01/02 2,594
55043 남친이 이상한 말을 했는데 신경쓰이네요..ㅜㅜ 16 ?? 2012/01/02 11,834
55042 1월 2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서울신문 만평 4 세우실 2012/01/02 791
55041 외박한 아들이야기를 보다가 생각난 이야기입니다 2 선배이야기 2012/01/02 1,860
55040 포항 초등폭력 내용 좀 알고 싶어요 아빠 폭력전.. 2012/01/02 991
55039 학원선택 어렵네요~~ 3 선택 2012/01/02 9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