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우리가 잊어온 '김근태 선생의 또다른 길'

▶◀ 깨어있는시민 조회수 : 1,392
작성일 : 2011-12-30 09:42:38
우리가 잊어온 '김근태 선생의 또다른 길'
<뷰스칼럼> "계급장 떼고 붙자", "하늘이 두쪽 나도 안된다"



김근태 "분양원가 공약 깬 盧, 계급장 떼고 논쟁하자"

2004년 6월9일의 일이다. 그해 3월12일 탄핵을 당했던 노무현 대통령이 그해 4.17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의 압승으로 화려하게 컴백했다. 당시 열린당은 총선 공약으로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를 내걸었다. 집권초 김진표를 경제부총리로 기용하면서 집값이 폭등, 민심이 대거 이반한 데 따른 자성의 공약이었다. 총선후 4월28일 개최된 열린당 워크숍에서도 의원의 87%가 분양원가 공개 공약을 지켜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그해 6월9일 믿기지 않는 발언이 나왔다. 노무현 대통령이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는 개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대통령의 소신"이라며 "장사하는 것인데 10배 남는 장사도 있고 10배 밑지는 장사도 있고, 결국 벌고 못벌고 하는 것이 균형을 맞추는 것이지, 시장을 인정한다면 원가공개는 인정할 수 없다"고 말한 것이다.

그러자 문희상, 유시민, 임종석 등 열린당 수뇌부와 이해찬 총리 등이 노 대통령 발언을 적극 지지하고 나섰다. 열린당 의원들은 모두 침묵했다. 하지만 단 한사람만은 달랐다. 김근태 의원이었다. 김 의원은 6월14일 개인 성명을 냈다.

김 의원은 "분양가 자율화 조치이후 아파트 분양원가가 두배이상 뛰었고, 도시개발공사와 주택공사의 일부 분양원가 공개 당시 공기업인 이들조차 30~40% 이상의 이익을 남겼다는 주장은 분양원가 공개요구에 대한 정당성을 확인하는 것"이라며 "공공주택 공급은 서민을 위한 공공재적 성격이 강한만큼 공공주택의 분양원가를 공개하는 것을 전향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선거 당시 내건 공약, 특히 서민들의 삶과 직결된 민생 문제는 함부로 바꿀 수 없다"며 "국민들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어떤 형태로든 그 약속을 파기한 것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재차 "이것이 무너지기 시작하면 '공약(公約)은 공약(空約)일 뿐이다'라는 비야냥과 상실감을 어떻게 대처할 수 있는 것이냐"고 반문한 뒤, "국민과의 약속은 키져야 한다"고 거듭 약속이행을 촉구했다.

그는 더 나아가 "대통령의 언급에 대해 일각에서는 개혁의 후퇴라며 우리당과 대통령을 강하게 성토하고 있고, 일부에서는 시장원리에 충실한 당연한 결정이라며 환영하고 있지만, 대다수 집없는 서민들의 경우 대단한 실망과 허탈감에 휩싸여 있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며 "공공주택 분양가 문제와 같은 중요한 문제들은 계급장 떼고 치열하게 논쟁하자"며 그 유명한 '계급장 발언'을 했다.

하지만 노 대통령의 묵살로 논쟁은 성사되지 않았고, 원가공개 공약은 결국 '없던 일'이 됐다. 노 대통령은 퇴임후 가장 후회스런 실책으로 부동산투기를 잡지 못한 점을 꼽았다.

"하늘이 두쪽 나도 국민연금 지키겠다"

그해 7월 김근태 의원은 보건복지부장관으로 발탁됐다. 하지만 얼마 되지 않아 또다시 충돌이 발생했다. 이헌재 당시 경제부총리가 '한국판 뉴딜'이란 이름아래 국민연금을 동원해 주가를 띄우고 사회간접자본(SOC) 부동산 등에 투자하는 경기부양책을 밀어붙이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국민연금 관리책임자인 김근태 장관은 11월19일 보건복지부 홈페이지에 '국민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올렸다.

그는 "경제부처는 보건복지부가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뒤에서 조언하는 그림자 역할로 돌아가야 할 것"이라며 "경제부처가 너무 앞서가는 것 같아 한마디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헌재 부총리를 질타하기 시작했다.

그는 "국민연금은 5000만 국민의 땀의 결정체"라면서 "알토란처럼 적금을 넣은 국민연금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좀 더 면밀한 검토와 토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금 운용에 있어 중요한 것은 안정성, 수익성, 공공성 등 3대 원칙이며 이 중에서도 특히 안정성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대형 SOC투자나 주식투자 확대 등에 연금을 동원하는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국민연금이 어떻게 잘못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는 정말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도록 해내겠다"며 "하늘이 두 쪽 나도 해내겠다"고 다짐했다.

김 장관의 국민연금 사수 선언에 정부는 발끈했다. 하지만 선배 보건복지부장관이었던 김종인 당시 민주당 의원은 며칠 뒤인 11월29일 국회 보건복지위 전체회의에서 "김 장관이 스스로 소신을 밝혔을 때 굉장히 다행이라는 느낌을 받았다"며 "경제부처의 묘한 논리가 많은 상황에서 장관이 연금을 많이 방어하고 지켜줘야 나중에라도 '김근태 장관이 연금을 구출했다'는 역사적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김 장관을 극찬했다.

그는 "지금 연금 기금이 2037년도까지 1천7000조원이 쌓이니 대한민국에서 공룡처럼 커지고 모든 관심, 특히 경제부처의 관심을 받게 돼 예전 연금을 만들때 발생한 논법이 그대로 반복되고 있다"며 이헌재 경제팀을 질타한 뒤, "앞으로는 이처럼 확고한 신념을 가진 이가 복지부장관을 할 수 있을 지 의문"이라며 거듭 김 장관을 칭찬했다. 칭찬에 인색하기로 유명한 김종인 의원의 최고 극찬이었다.

실제로 김근태 장관 이후의 보건복지부장관들은 앞다퉈 주식투자 한도를 늘리는 방식으로 국민연금을 증시 부양수단으로 사용했고, 지금에 와선 '외국인 전용 현금지급기'라는 비판을 받기에 이르렀다. 김 의원이 예견했듯, 김근태만한 보건복지부장관이 나오지 않았던 것이다.

뉴타운 광풍과 그의 낙선

이렇듯 김근태는 군사독재정권 시절에 온몸으로 민주화투쟁을 이끌어왔고, 진보진영의 집권기에도 오직 '서민'과 '국민'이란 잣대로만 외로운 길을 걸어왔다. 그러다보니 그는 권력세계에서는 언제나 '미운 오리새끼'였다.

그러던 그가 지난 총선때 서민들이 많은 도봉갑에서 어이없게도 뉴라이트 출신의 신지호 한나라당 후보에게 패했다. 신 후보가 내건 '뉴타운 개발공약' 때문이었다. 뉴타운이 개발되면 떼돈을 벌 것이란 지역민들의 광적인 착각이 그를 낙마시킨 것이다.

명진스님은 MB정권을 질타하면서 반드시 하는 말이 있다. MB정권을 탄생시킨 우리 시대의 '탐욕'도 반성해야 한다는 쓴소리다. 어쩌면 지금 '김근태 선생'의 위중함은 이같은 자성을 더욱 채찍질하는 마지막 '국민 봉사'인지도 모른다.

http://www.viewsnnews.com/article/view.jsp?seq=82036

IP : 183.105.xxx.53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깨어있는시민
    '11.12.30 9:45 AM (183.105.xxx.53)

    노 정권이 김근태님의 말을 듣는 시늉이라도 했다면 그렇게 망하지는 않았을겁니다.

    그런데.
    친노들이 김근태님을 묵사발이 나도록 다구리를 쳤죠.

  • 2. 183.105.xxx.53
    '11.12.30 9:46 AM (14.42.xxx.220)

    어디서 많이본 알밥아이피인듯
    정권바뀌면 얘부터 잡아가길...

  • 3. ▶◀ 깨어있는시민
    '11.12.30 9:47 AM (183.105.xxx.53)

    김근태 님이 가신 오늘.

    노정권과 친노세력들에 다시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도대체 친노들은 뭔가?
    그들이 단 한번이라도 지지했던 국민들을 위한 정책을 편적이 있던가?

    친노들이 노무현 정신을 들먹이던데 노무현 정신이란 뭐지?

  • 4. 183.105.xxx.53
    '11.12.30 9:49 AM (14.42.xxx.220)

    남의 정신 들먹거리기전에 지정신부터 챙기길 ...

  • 5. 윗분 친노들이 노무현 정신 들먹이니까 한말이거든요.
    '11.12.30 9:52 AM (183.105.xxx.53)

    윗분 친노들이 노무현 정신 들먹이니까 한말이거든요.

    노무현 정신은 옳은말 하는 인물들 다구리치는 것인가부죠. ??

  • 6. ..
    '11.12.30 10:01 AM (112.184.xxx.54)

    미친...
    참여정부 까려고 고인을 파냐?
    그래..고인 팔아서 고인을 욕보이는 구나 알바야.

  • 7. No Thank you
    '11.12.30 10:08 AM (124.54.xxx.17)

    김근태님이 원글한테 No Thank you라고 할 듯.

    돌아가신 김근태님은
    이 땅에서 진보는 밟히고 탄압받아도
    또 다시 좀 더 나은 쪽을 보호해야만 했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실천한 분이셨거든요.

  • 8. No Thank you
    '11.12.30 10:12 AM (124.54.xxx.17)

    김근태는 물론 노무현도 빨갱이라고 떠들어대던 것들이
    지금 정권을 잡고 나라를 말아먹고 있고,
    불평등한 분배를 악화시키고 있죠.

    역사랑 현실을 보려면
    보고싶은 부분만 보지 말고 넓게 봐야죠.

  • 9. 설라
    '11.12.30 10:41 AM (119.67.xxx.171)

    김근태를 뭐 민주당 떨거지 쯤으로 여겼던 극렬 친노들 반성해야합니다.
    그 분은 노무현 대통령을 좋아했지만 정책상에서
    대립했을 뿐입니다.
    국민의정부도 참여정부도 실책들이 있어습니다.
    김근태님은 FTA반대 단식농성, 분양원가공개등 초지일관
    서민의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으셨지요.
    확고한 철학,진정성, 다시는 볼수없는 김대중,노무현대통령과더불어
    야당 정치계의 3대거목으로 우뚝 설거에요.
    내 맘속 대통령후보 1순위
    야권 통합을 이끌어내실분인데..
    원통하고 속상하고 미안할 뿐입니다.

  • 10. 아 그때 민청학련!
    '11.12.30 11:20 AM (175.196.xxx.85)

    지금 2,30대가 어찌 그들의 치열함을 알리요.
    역사상 가장 공포시대의 80년대 초반 청년학생운동의 첨병~~
    그 민청학련의 의장 감근태!!!!!!!
    사무국당 이해

  • 11. 호박덩쿨
    '11.12.30 11:54 AM (61.102.xxx.106)

    삼가 명복을 빕니다.

  • 12. 수정
    '11.12.30 12:20 PM (175.196.xxx.85)

    김근태 !!!!
    이해찬!

  • 13. 공감
    '11.12.30 12:24 PM (119.69.xxx.140)

    삼가 명복을 빕니다. 좋은 곳에서 아무 걱정마시고 편히 쉬세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3066 ‘민주화 운동의 얼굴’ 김근태는 누구인가 12 세우실 2011/12/30 1,377
53065 도장파는 곳 좀 추천해주세요 4 ... 2011/12/30 1,884
53064 초등생학부모께 질문이요..요즘은 빠른 생일, 빠른 입학 없어졌나.. 8 궁금 2011/12/30 1,681
53063 김근태의 유훈,,, "진정 승리하고 싶은가".. 4 베리떼 2011/12/30 1,009
53062 제주도에 일출 보러 밤에 갔다 아침에 오는 거, 바보 짓이겠죠?.. 5 아.. 2011/12/30 1,182
53061 12월은 학생들 공부안시키는 대한민국 25 나도한마디 2011/12/30 3,005
53060 이상돈 교수... 6 ... 2011/12/30 1,473
53059 출산관련 책 (예비 초등아이가 넘 궁금해해서요) 2 컴맹 2011/12/30 413
53058 김전이 김전이 아니되었사와요~ . 2011/12/30 1,211
53057 등산바지 평소에 입고 다니면 좀 이상할까요 8 등산 2011/12/30 2,419
53056 토론은 계속된다.. .. 2011/12/30 352
53055 검정고시 문의입니다. 2 기러기집 2011/12/30 757
53054 두상이 저처럼 예쁜 분은 아마 없을거에요. 10 궁금 2011/12/30 4,312
53053 [펌] 김문수가 자꾸 관등성명을 묻는 이유 2 궁금이 2011/12/30 1,620
53052 북한에는 12월 17일 생이 없다!! safi 2011/12/30 1,079
53051 만만하게 살다보니 도우미 할머니 한테도 이젠 별 말을 다 듣네요.. 5 ... 2011/12/30 8,513
53050 강용석이 이준석과 싸움(?)을 시작했군요 둘다 관심없.. 2011/12/30 986
53049 12월 30일 목사아들돼지 김용민 PD의 조간 브리핑 2 세우실 2011/12/30 971
53048 컴퓨터지존께 부탁드립니다. 1 부탁드려요 2011/12/30 476
53047 삶과 죽음이 무상하네요 김대중대통령 빈소에 들어서는 김의원사진... 2 .. 2011/12/30 2,005
53046 '속옷女와 몸싸움' 대법원의 판결고민 2 m 2011/12/30 788
53045 부산 녹산공단 인근방사선누출, 공포는 이제부터 시작...갑상선암.. 4 sooge 2011/12/30 2,317
53044 하이얏트호텔과 쉐라톤워커힐호텔 중 아이스링크는 어디가 더 괜찮나.. 3 ... 2011/12/30 1,788
53043 12월 30일 [손석희의 시선집중] "말과 말".. 2 세우실 2011/12/30 913
53042 꼼수를 극복하는 유일한 길. 투표준비 이심전심 2011/12/30 3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