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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남편녀석, 확 궁디를 차버릴까

이노무시키 조회수 : 2,347
작성일 : 2011-12-29 15:20:13

몇달 전 이야기입니다.

며칠전부터 코와 귀가 이상합니다. 

20개월 공주님 수발드느라 밥도 대충먹고, 끼니도 자주 거르고, 잠도 늘 깊이 못자고 늘 한두번은 깨고

그래서 전반적으로 면역이 약해져있는데, 코와 귀에서 진물이 나고 피가 흐르네요. 컨디션이 최악이라는

얘깁니다. 근처에 사는 친정어머니도 허리디스크로 통원치료하느라 늘 병원 아니면 침대에 누워계셔서

남편에게 반차 하루만 내라고 몇일을 졸랐습니다. 병원가게요. 그랬더니 그떄마다 하는 말

'요즘 사무실 분위기가 어떤 줄 알아? 무슨 반차야 반차는. 어림도 없어. 내가 뭐 일부러 이러는 줄 알아?'

얌마, 나도 일 했던 사람이거던. 너보다 더 빡쎈 직장에서. 그래 알았다. 결국 포기하고 애 데리고 이비인후과 갔더니

역시나 예상대로 엄마한테 손댄다고 의사 막 손으로 떄리고 발로 차고 간호사보고 안고있으랬더니 버둥거리다가

떨어질려고 하고 암튼 허겁지겁 드레싱만 간신히 하고 약만 처방받아서 나왔어요. 의사 왈 '많이 아팠겠네. 이걸 어떻게 참았어요 그래' 그럽디다.

항생제 빡쎄게 넣은 약 먹으니 좀 좋아졌어요. 주사도 맞고가라고 했는데 애 떄문에 포기하고 왔습니다만

뭐 암튼 약이 좋네요. 꼭 다시오라고 했지만 갈 수 있겠습니까. 약이라도 탄게 어디에요.

그런데 이 놈의 자식이 그 주 금요일에 반차 내겠답니다. 자기 학교떄 전공교수님이

애들데리고 MT를 가는데 애들이 많이 안간다고, 졸업하고 취직한지 한참 된 지라도 가서 모셔야한다나?

요즘 애들이 다 뺸질거려서 개인사정대고 다 빠졌다나...그리고 반차 신청하고 왔답니다.

그날 애 일찍재우고 뒤집어엎었습니다. 저한테 몇 대 맞기도 했지요. 넌 맞아도 싸.

그런데 그날 반차 내고 쪼르르 그 교수님한테 가서 그 옆에서 전화합디다.

'나 여기 교수님실인데 거기 가면 안될까. 내가 놀고싶은건 아니고 진짜 사람이 없어서 너무 적적하셔 솰라솰라'

바로 옆에 계시니 니가 마지못해 허락해주겠지 그런 계산인게 훤히 보여서 저도 똑같이 응답해줬습니다.

호랑이포효소리로 옆 사람한테도 다 들리게 이혼장 쓰고 가라고. 잘 다녀 오라고. 다녀오면 니 짐은 싸서 경비실에 맡겨놓을테니깐 알아서 찾아가라고. 다음주 월요일날 법원 앞에서 만나서 마무리까지만 하고 다시 얼굴보고 살지 말자고.

어제 또 그날 이야기를 꺼내더군요. 넌 남편을 뭘로 아냐고. 내가 가정 하나 제대로 운영도 못하고

큰 소리로 막 말하는거 다른사람한테 다 들려서 정말 쪽팔렸다고. 정말 나 같이 성질 더러운 여자랑 살기 힘들다나.

나도 니가 내 남편인게 쪽팔린데

저 어찌해야 할까요. 나랑 내 남편이랑 대체 누가 더 잘못한건가요?(근데 이거 따지는게 의미는 있나)

이거 계속 데리고 살아야하나도 의문이지만, 데리고 살려면 어떻게해야 좀 개조할 수 있나요?

아, 지금도 생각하면 고마 궁디를 확 그냥!!

IP : 120.142.xxx.55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1.12.29 3:23 PM (203.244.xxx.254)

    따지는 게 의미가 없을 정도로 남편분이 잘못한겁니다.
    궁디를 정말로 함 쭈 차뻐리시지..

  • 2. asd
    '11.12.29 3:38 PM (59.1.xxx.34)

    남편분 백번 잘못하셨지만;;;
    전화기에 대고 소리지르신 건 좀;;; ㅠ.ㅠ
    남편분 딥따 무안하셨을 거 같아요.

  • 3. 원글
    '11.12.29 3:42 PM (120.142.xxx.55)

    딱 분위기가 내가 지금 교수님 바로 옆에서 이렇게까지 말하면서 통화하는데 니가 안보내주고 배겨?
    이런식이어서 더 강하게 나갔어요. 내 지도교수도 아니고 지금까지 얼굴한번 안봤고, 앞으로도 볼 일 없을것같은 사람인데 내가 벌벌 기면서 내 할말도 못하고 살아야하나. 그 얕은 계산속이 싫어서요. 마지못해 허락해줄거라고 생각했다가 냅다 고함소리 들었으니 이제 얕은 꼼수 안통하는 상대라는 거 알았겠죠.
    졸업하고 취업한지 8년이 지났습니다. 그런데 대체 대학떄 지도교수가 뭐라고. 취업자리도 하나도 소개안시켜주는거 본인이 알아서 공채로 들어갔구만.

  • 4. 라맨
    '11.12.29 4:10 PM (125.140.xxx.49)

    남편 사무실에서 종일 같이 일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남자들의 세계를 여자들은 저얼대 이해 하기 어렵고
    여자들의 세계를 남자들이 저얼대 이해 하기 어렵지만
    이런 경우엔 남편의 입장도 좀 생각 해 주셨더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분명 님이 힘들었던 상황이지만 대부분의 전업주부들이 겪고 있는 상황이고
    남편분의 입장에서 교수님과의 관계가 (님은 내식구니까 이해 해 줄 가능성이 크니)
    생각 외로 중요 할 수 있거든요.하여튼 설명하기 어려운 남자들의 세계가 있어요.

  • 5. ..
    '11.12.29 4:24 PM (112.185.xxx.182)

    애들 데리고 엠티를 가는데...

    진짜 어린애 내 자식들은 내가 돌봐주고 챙겨줘야 하니 반나절도 힘들어서 죽어도 못 하겠고
    큰애들은 나랑 같이 술마시고 놀거니까 1박2일 신나는거니 가야겠고

    마누라는 코피 뚝뚝 흘리며 아파도 애 둘 데리고 병원도 못 가봐야 하고
    지도 교수님은 애들 몇명 줄어서 쓸쓸하게 놀러가도 안되고?

    자는데 밟아버려야 할 남편이네요

  • 6.
    '11.12.29 4:34 PM (220.65.xxx.34)

    진짜 궁딩이를 확 주차뿌리세요..

  • 7. 제목이
    '11.12.29 7:20 PM (61.79.xxx.61)

    좀 그렇네요.
    암만 그래도 남편에게 너무 심하다..
    아내에게이런다면 ..

  • 8. ...
    '11.12.29 9:56 PM (202.68.xxx.250)

    윗님, 뭐가 심한가요?? 하나도 안심해요. 더한 욕 먹어도 싸지요. 정말 이런 한국남자들 결혼은 왜 한답니까? 대체 이해가 안되는 지리멸렬 못난이들이네요 에효.

    원글님은 남편이시니 제가 대신 욕해드립니다...정말 지독히도 미성숙하고 이기적인 인간이네요.

  • 9. ...
    '11.12.29 9:57 PM (202.68.xxx.250)

    아 그리고, 박사학위 논문지도교수도 아니고 대학교 지도교수가 뭐 목줄을 쥐고 있는 것도 아니구요...교수 눈치봐야 하는 박사과정생이라면 또 몰라요..직장인이 무신 엠티까지 챙긴답니까. 첨 듣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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