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를 타고 가는데
중년 아낙 한 사람이 통화를 한다
저절로 들리는 통화내용이...
"..야 ~!! 어제 마트에서 시금치 한단에 3 천원 했잖아!
오늘 시장에 가니 2 천원 하드라
그래서 두 단 사왔는데
(시그널은 시금치)
엉? 영자랑 순자랑 소주 마셨다고? 아직도 뻗어 있닦꼬? 캭캭캭 ~
그래 노래방 가서 머 불렀냐? 사랑의 명찰을 달아 주세요 그거 불렀닦꼬?
그 노래 저음 고음 굴곡이 많아서 쫌 어렵드라 나는 !
(시금치에서 노래방으로 주제가 바뀜)
느거 시누 아들내미 수능 잘 쳤다 카드나?
우리 둘째 시숙이 지방간인데 좀 심해서 병원에 입원 했는데
오늘 시엄마 온다해서 나는 못간다
김장? 느거는 언제 할껀데? 우리는 지금 배추 소금 절여 놨는데..
(시누 아들 수능에서 시숙의 지방간..김장으로 급 회전)
지금? 버스 안이다!
아 ~ 등산복 한개 사려고 시장에 갔는데
바라바라 ! 글쎄 속옷 할인하는데 팬티가 3 장에 만원 하드라
그래서 당장 팬티 3 장 안 사왔냐!
3 장에 만원 이라니 공짜다! 공짜!
(그녀의 팬티는 3 장에 만원 짜리라고 버스 승객 여러분들께 목청높여 광고 함)
팬티에서 다시,
소금이 중국산이니 국산이니
오징어 불고기는 석쇠로 구워야 하느니 불판에 익혀야 하느니..
좌우당간,
내가 내릴때 까지 장장 한 시간을 동서양 문화, 음식, 풍속,패션 등등을 넘나들며
그 아낙은 기운차게 통화를 했습니다
내가 먼저 내리는 바람에
통화의 파이널은 못들은게 유감인데요
이런 사람들..
아주 못 참을 경우만 아니라면
저는, 차라리 생판 모르는 사람이 자신의 사생활을 스스로 폭로(?)하는 상황을
즐기는 쪽으로 생각 합니다 ㅎ
안그러면..
버스나 기차를 자주 이용하는 저로선
팔자에 없는 싸움닭이 되버릴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