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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되돌아온 사춘기 아들과 고급스런 대화 해보려다

아이고~ 조회수 : 4,283
작성일 : 2011-12-28 10:09:33

 저기 어느 댓글중에 대화의 가장 고급스러운 승화는 유머 라는 글에 공감해서

 사춘기 아들한테 적용해봤습니다.   아래도 적었지만  사춘기 소강상태 였다가 다시 폭풍 사춘기로 돌아 온 것 같아요.

 아침에 헤헤거리고 나갔다가  학교갔다 올때 표정은 도끼눈에 퉁퉁 부은 얼굴  

 책읽다가 왜 엄마가 먼저 판단 하느냐 쇼파에 책 던져버려.  (이런걸 어디까지 참아야 하는 지 원 ) 암튼 그래도

 대화의 고급스러운 승화를 위하여... 나름  위트있게 대화를 해보려고 했어요.

 도끼눈에 퉁퉁 부은 얼굴 사선으로 삐딱하게 돌아가는 머리통

 (속으론  꿀밤 한대 시원해 날려버리고 싶어요. 말꼬라지 하고는 지가 다 큰줄 알고 )

 그래서 좀 밝은 표정을 지어 보자는 의미로  생글생글 웃으며 말했지요.

 **야, 니 표정 너무 귀여워.  엄마가 좋아 하는 무협영화에 나오는 그 있자나

 부모를 원수손에 돌아가게 하시고 한이 맺혀서 산에서 3년동안 수련하고 원수를 갚으리라~~  하고 비장하게

 속세를 내려오는 아들 표정 같아  하하하... 하고 웃었어요.

 같이 웃을 줄 알았는데 이눔이 나의 고급스러운 승화 인지도 모르고 짜증짜증..

 엄마는 그게 웃기냐..   자기를 갖고 논다는 둥.. 더 짜증짜증

 춥다는 둥 감기 걸리겠다는 둥. 엄마는 우리집에서 젤 좋은 방에서 자서 자기 방이 얼마나 열악한지 모른다는 둥

 투덜투덜 대던놈이 이 추위에 창문을 활짝 열어 놓고 이불을 둘둘말고 책을 읽고 있네요.

 감기약 끊은지 얼마 안되서 속으로는( 그래놓고 춥다고 그러고 또 감기들려고 창문을 열어놨니! 이추위에!)하고 꽥 소리지르고 싶었으나.

 또 고급스러운 승화 이거 한번 더 시도하고자 했지요. 

 **야, 창문열어놓고 외계인이랑 접선하고 있었구나.  했더니.

 또 짜증짜증 자기를 유치하게 본다는 둥 그냥 문닫고 나가라는 둥. 하나도 안웃기다눈 둥

 뻘쭘해서 문닫고 나왔네요. 젠장.

 

 이젠  제가 뭐라면   칫.. 이래서 여자들이란.. 하며 또 고개 15도 각도로 삐딱하게 거들먹 거리네요.

 대화의 고급스러운 승화는 유머라는 거.. 상대방도 수준이 되야 되나봐요.

 아님 제 유머가 좀 모자랐나요?

 오늘도 학교가는 아들 인삿말이 짧네요.

 **  다녀오게*&*%^%  끝말은 뭐랬는지도 몰라요.

IP : 121.168.xxx.126
2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1.12.28 10:13 AM (14.55.xxx.168)

    이게요, 수능끝나고 널널해져야 다른 사람 유머에도 반응하는겁니다
    아직은 시기상조~ 만만한게 홍어 X 이란 말이 있지요? 이것들이 젤 만만한게 엄마라니까요

    이때는 최대한 심기 불편하게 하지 말고 너 필요하면 내가 도와줄게!!! 이런 저자세가 필요해요
    냅두고 건들지 않는것도 내공이 무지 필요해요

  • 2. 말은 곱지 않아도
    '11.12.28 10:18 AM (211.115.xxx.132)

    등교길에 엄마의 유모를 한 번 되새겨 보고 있을것 같아요 ㅋㅋㅋ
    저도 어른인 내가 참는다..하고 침 꿀꺽 한적 많아요
    같이 심각해지면 더 힘들어지니까요
    그런 놈이 밖에서는 생글 생글 거리더라고요
    엄마가 좀 참아준다 하고 넘기니 어느 새 안정을 찾고요~~~~
    고급스런 승화- 원글님은 참 잘하시고 계십니다 ㅋㅋㅋ

  • 3.
    '11.12.28 10:26 AM (203.244.xxx.254)

    엄마가 저렇게 노력하는데 아드님이 그 노고도 모르고 괘씸하네요.
    근데..별로 유머스럽지 않아요. 그냥 썰렁/유치의 느낌이 강합니다.
    아이들하고 눈높이가 맞지 않는 유머를 자꾸 구사하시면 애들이 우리 엄마 유치하다고만 느낄 것 같아요.

  • 4. 원글
    '11.12.28 10:31 AM (121.168.xxx.126)

    그쵸? 제가 좀 센스가 없는 거지요?
    그래도 마트 장 봐갖고 오는데 친구들이랑 마주치면 얼른와서 장바구니 들어다 집에다 주고 다시 내려가
    고 택배 찾아가라고 연락오면 무겁다면서요~ 하면서 썡하니 시키지도 않아도 내려가서 찾아오고 분리수
    거 정리 하고 있음 학원 가면서 한박스 들고 가면서 저건 놔두세요. 이따 와서 운동 가면서 하면되요. 이러긴 합니다. 요게요게 요런 현상이.. 에효.. 여자들이랑 힘도 없고.. 뭐 이런 ㅜ인식을 하면서 부터 자발적으로 도와주는 것 같아요. 음 좋은 점음 있네요

  • 5. ㅎㅎ
    '11.12.28 10:34 AM (218.145.xxx.51)

    저도 원글님과 동병상련... 유머를 짜증으로 대꾸하는 아들넘 때문에 가슴에 상처가 가득....
    가능하면 말 안시키고, 녀석이 하는 말에 최대한 친절(?)하게 대꾸하려고 노력해요..

    정말 짜증나는 사춘기 외계생명체들...ㅠㅠ

  • 6. ..
    '11.12.28 10:41 AM (175.113.xxx.117)

    원글님 참 유머있고 귀여운분 같습니다.^^
    아들도 멋진 아들인데요..?
    아들도 압니다. ㅋ
    우리엄마 무지 유머감각 있다는 걸....

  • 7. ㅋㅋ
    '11.12.28 10:45 AM (180.68.xxx.214)

    저도 원글님과 비슷한데요..ㅋㅋ 전 아예 아들놈에게 대놓고 그럽니다.
    느네 엄마 썰렁유머 종결자인거 모르냐? 등등, 제앞에서는 엄마강의 듣는 학생들이 불쌍하다어쩌구저쩌구 비웃지만 저는 꾸준히 밀고 나갑니다.
    화내는 것보다는 저랑나랑 이런 관계가 낫지 싶어서요.
    첨엔 웃으면서 댓글달기 시작했는데, 갑자기 급...슬퍼지는 건 뭐죠 ㅠㅠ

  • 8. 울아들도...
    '11.12.28 10:50 AM (203.241.xxx.40) - 삭제된댓글

    엄마랑 유머놀이는 싫어라 해요.

    그래도 엄마의 유머놀이 노력 덕분에 엄마 무쟈게 귀여워 합니다.
    어제는 엄마볼에 뽀뽀한번 해 달라고 구걸했더니 뽀뽀도 해주고 머리도 한번 휘적휘적 쓰다듬어주고 가더이다.

    울 남편 옆에서
    "좋아 죽것냐?"

  • 9. ㅎㅎㅎㅎ
    '11.12.28 10:57 AM (118.46.xxx.133) - 삭제된댓글

    나름 웃긴데요 ㅎㅎ
    사리생기게 하는 인욕의 유머인가요? ㅎㅎㅎㅎㅎㅎ
    몇년후 내모습같기도 하고 ㅠ.ㅠ

  • 10. ...
    '11.12.28 10:58 AM (14.47.xxx.160)

    원글님께는 죄송하지만 너무 웃겨요^^
    얘네들이 좀 크고 나니 고농축유머를 원하는듯..

    그래서 전 차라리 걔네들 외계인유머보다는 유치찬란유머로 합니다.
    " 에그.. 우리 아들 공부하느라 힘들어쪄!!! "ㅡ> 물론 대패가 필요할때 있읍니다.
    " 누굴 닮아 이렇게 잘생기고 착할까?" -> 좋은 유전자 물려준 니 부모한테 감사해라???
    " 그까짓 공부 힘들면 안해도 돼.. 인생에 공부가 전부냐? " -> 속뜻 이해 잘해라!

    사춘기 아들 둘 키우면서 인생을 알아 갑니다.
    저희 남편이 저보고 아들들한테 뭐 책잡힌거 있냐고 그래요-> 자식한테 뭔 책을 잡혔겠어요?
    그저 얘네들이 제 속에서 나왔다는 그거 하나로 참아주고, 제 정신으로 돌아올때까지 참아주는거죠.

  • 11. ...
    '11.12.28 10:59 AM (115.41.xxx.10)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원글님 홧팅!!!!!!

  • 12. 존경
    '11.12.28 11:12 AM (121.148.xxx.172)

    원글님 노고가 존경스러워요

    저같음 쿠 ~아악
    했을거에요.

  • 13. ㅇㅇ
    '11.12.28 11:36 AM (211.237.xxx.51)

    ㅠㅠ 남의 아들 얘기에 왜 내가 이렇게 성질이 나지
    제 조카쯤만 됐어도 한대 확;; 에효..

  • 14. ㅎㅎ
    '11.12.28 11:41 AM (203.152.xxx.57)

    원글님 애쓰셨어요.
    근데 유머로 승화시킨 대화가 참 힘들더라고요.
    저도 가끔씩 시도해보는데
    애들이 "엄마땜에 추워죽어" 라며 몸서리칩니다 ㅠㅠ
    (너무 썰렁하다는 뜻이지요 ㅠㅠ)

  • 15. ㅎㅎ
    '11.12.28 12:01 PM (121.139.xxx.161)

    멋진 엄마세요^^

  • 16. 쓸개코
    '11.12.28 12:21 PM (122.36.xxx.111)

    첫 농담 너무 재밌는 저 이상한 건가요?ㅎㅎㅎㅎㅎㅎㅎ
    윗님 말씀대로 멋진엄마세요!

  • 17. 다들 너무 멋지심
    '11.12.28 12:49 PM (14.52.xxx.59)

    저는 오늘도 x 40분 누는 놈한테 야 이 xx야 로 시작하는 욕하면서 화장실 문을 발로 찼어요
    이놈은 하루가 48시간은 되는지 뭐 하나 시키면 한시간이 기본이고 ㅠ
    정말 한집에서 못살겠어서 제가 기숙학원이라도 가보려고 합니다

  • 18. ....
    '11.12.28 1:11 PM (110.14.xxx.164)

    뭘 해줘도 퉁퉁거려요
    요즘은 부모노릇 참 힘듭니다
    왜 부모만 참고 기다려줘야 하는지 원
    며칠전 전신과 샘이랑 대화중에 너무 애들 위주의 사회라고 하시대요
    자유만 주고 책임이 없다고요 저도 사춘기 아이 엄마로서 격하게 공감했어요
    우리 어릴땐 부모 무서워서 감히 사춘기 표도 못냈죠 ㅎㅎ
    우리도 방에 사춘기 녀석 하나 있어요

  • 19. ^^
    '11.12.28 2:50 PM (218.145.xxx.51)

    ... 님댓글님 보고 바로 아들에게 전화해쪄여.


    저: 에그.. 우리 아들 공부하느라 힘들어쪄!!! "ㅡ>아들(초5) : 음, 지금 영어학원 숙제하고 있어
    누굴 닮아 이렇게 잘생기고 착할까?" -> 엄마 안 닮아서..
    그까짓 공부 힘들면 안해도 돼.. 인생에 공부가 전부냐? " -> 그러면서 계속 공부하라고 할꺼면서.

    ㅋㅋ

  • 20. 그래도
    '11.12.28 4:39 PM (122.36.xxx.40)

    모르는척 하고 있다 그 유머를 친구들 한테 써먹고
    나중에 기분 좋아지면 엄마가 한 얘기 친구들 한테하니
    다 웃었다, 뭐 이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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