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자게에는 저보다 인생 선배이신 분들이 많은것 같고...
또 싫은 소리도 서슴없이 해주시니 저의 지금의 복잡한 심정을 객관적으로 정리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것 같아서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저는 33이고 두딸의 엄마입니다. 둘째는 막 돌을 지났습니다.
큰애는 이제 5살이되고 어린이집에 다닙니다.
어제 임신사실을 알았어요.
남편과 관계가 많은것도 아닌데 (그리고 protection은 거의 하였습니다.) 딱한번 체외 사정을 한것 같은데... 그것이 임신으로 이어졌네요... 생각도 못한일이라 많이 당황스럽습니다.
전 아이둘로 이미 너무 벅찹니다. 아직 손이 많이 갈 나이이고... 혹시 셋째를 가지더라도 한참후가 될거라고 생각했지... 지금 시점은 정말 아닌것 같아요.
전 아이를 지운다는 생각은 하기싫었습니다. 수정된거 자체도 생명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예전에는 이런일을 겪을거라 생각도 못했기 때문에 그냥 막연히 그런 생각을 하고 살았던거 같아요.)
아이둘을 임신하고 출산하고 임신우울증, 출산후 우울증으로 너무 힘들었어요. 정말 하루에도 몇번은 뛰어내려야겠다는 생각이요...
제 생각에 저는 약한 사람인것 같습니다. 몸이 힘들기보다는 마음이 너무 힘들었어요. 그냥 아이만 보면 이 척박한 세상에 내가 낳아 어떻게 살아갈까 걱정도되고... 또 내가 이렇게 사랑하고 그만큼 집착하는 상대를 둘이나 가졌다는 이유도 저에게는 힘들었습니다. (집착할수록 저는 저를 힘들게 하거든요.)
그냥 인생이 뭔지 죽으면 아무것도 아닌데 내가 사랑했던 아이들에 대한 기억도 다 잊겠지... 뭐 이런 쓸데없는 생각으로 출산후 거의 8개월까지 힘들었던것 같아요.
저 그런과정 또 겪을생각하니 너무 힘이드네요.
주변 상황도 좋은건 아닙니다. 남편은 매일 12시 이후에 퇴근이고, 경제상황도 많이 좋지는 않습니다. 친정부모님은 지금도 힘들어하면서 어떻게 애를 또 가졌냐고 펄펄 뛰시고... 엄마는 (옛날분이니 이해해주세요.) 지우라고까지 하시네요.
저의 문제는 아이둘도 마음에 담아두고있기 버거워서 애닳아하면서 과연 제가 아이셋을 품을 수 있느냐... 정말 걱정입니다. 남편은 운명이니 받아들이고 낳아서 잘기르자는데.. (솔직히 남편은 좋기만하겠죠... 힘든부분은 다 제 몫이니...)
저는 4개월전에 출산후 우울증이라는 지옥에서 겨우 기어나온 상태입니다.
남편도 그걸알고... 저에게 선택은 제 몫이라고하네요. (전 이렇게 남일보듯하는 남편도 솔직히 밉습니다.)
지금 관계한지 2주이고 주수로따지면 전 생리일부터 1개월되었으니 임신 4주인거죠?
2주밖에 안되었어도 생명인거죠? 저 지울생각하면 안되는거죠?
제가 아이를 잘키우고 이런 수렁에서 벗어나려면 어떤 마음을 가져야하고 어떤 노력을 해야할까요?
머릿속이 복잡하고... 정말 너무 힘들어요.
익명게시판을 빌러 이런 속이야기 해봅니다. 조언좀 부탁드려요. 저는 어찌해야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