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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네살짜리 아이 때문에 정말 제정신이 아닌 것처럼 화가 나요

도망가고플뿐 조회수 : 2,569
작성일 : 2011-12-27 19:54:17

곧 만 삼세 되는 남자아이인데, 정말 같은 집에 함께 있고 싶지 않을 정도로

저를 힘들게 하네요. 나이 많은 엄마고 갑상선 때문에 쉽게 피곤해하는

엄마인데, 같이 도움 주시는 출퇴근 할머니랑 셋이서 있어도

할머니는 무조건 안 되고, 뭐든지 지 수발을 엄마보고만 들으라고 하고

노는 것도 엄마, 목욕도 엄마, 낮잠도 안 자면서 그냥 죙일 저한테

["애기 개미가 이거 눈이네?" 해봐] 이런식으로 대사를 저한테 알려주면서

몇시간이고 저한테 역할극을 시킬려고 합니다. 

 

물론 제가 기운이 있고 커피 마신 직후 라던가 하면 성심 성의껏 놀아주는데요

정말 목도 말도 못하게 아프고 (쉽게 쉬어요) 순하게 놀지 않는 남자 아이다 보니

그냥 머리가 너무너무 아프고 오로지 커피샵이든 어디든 도망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얼마전까지만 해도 할머니랑 둘이만 놔두고 제가 외출도 가능했는데

요샌 제가 나가면 하도 자지러지게 울고 엄마를 찾는 전화를 해대는지

제가 중간에 허둥지둥 돌아온 적이 몇번 있었어요.

 

블럭 이런것도 시끄럽게 마루바닥에 한꺼번에 쏟아버리고 연신 밟고 지나가기, 바가지로 물놀이 몰래 하다가

마루에다 퍼붇기, 서랍장 서랍 죄다 빼고 분해하기, 커피콩 쌀 섞어서 생난리 피우기 (이런 건

못하게 하면 하도 울고불고 난리라 할머니 혼자 보시는 날엔 필히 하고 마나봐요) 그리고 뭐라고

물어봐도 만화보거나 뭐 하고 있을 때 들은척 대꾸도 안 하고, 하여간 옷입기, 치카하기, 끙아하기

등 어느 거 하나 그냥 수월하게 넘어가질 않고 진을 빼놔요.

 

야단을 치거나 정말 잘못해서 손등을 맴매해도 엄마한테 호호해달라고 품에 또 앵기고

울고불고 하고, 정말 제가 신경질 부리고 화내는 정도가 심해지고 지난번엔 할머니가

옷입히면 안 된다고 하도 널부러져서 울고불고 하는데 제가 발로 애 다리 두번 쳤을 정도예요.

 

이렇게 고생고생 지도 고생 나도 고생해서 키운들, 매서운 사춘기 거쳐서 결국 독립하고 결혼할 텐데

이렇게 내 전부를 이 아이한테 바쳐야 하나 싶기도 하고...그냥 사랑하지만 자주 미워요.

제가 이성을 잃어가며 화를 내고 있다는 것도 느껴지고... 

IP : 58.141.xxx.184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어린이집
    '11.12.27 8:05 PM (114.201.xxx.190)

    보내세요...그나마 답이고요..애들 다 그래요..엄마가 힘들 뿐이죠..애들 다 그렇다 생각하세요.
    지나고 나면 미안한 맘 뿐이고요.님 힘들고...그땐 누구나 다 싫어요.
    어린이집 가정으로 된곳..보내세요.

  • 2. ㅇㅇ
    '11.12.27 8:09 PM (211.237.xxx.51)

    원글님 힘드시죠.. 갑상선까지 있다니 얼마나 피곤하세요..
    아마 늦은 나이에 아이를 낳으신 모양인데 힘드시겠어요..
    저도 나이 마흔이 갓 넘었지만 온몸에 뭔가 안좋은 신호가 오고 있는데 (저도 갑상선항진증에 혈압에
    디스크에 뭐 종합병원수준) 원글님도 힘드실것 같아요

    근데.. 자식 키워보니 (저는 아이가 다 컸어요..)
    그 아이마다 기질이라는게 다 다르더군요.. 그거 인정 안하면 정말 엄마가 힘들어집니다..
    우리아이가달라졌어요 같은 티비프로 보면 좋은 참고가 많이 될거에요.

  • 3. 윌스맘
    '11.12.27 8:47 PM (115.126.xxx.140)

    우리애도 좀 그런 편이예요.
    정말 짜증나게해요. 어휴.. 아빠는 안찾으니
    아빠가 굳이 놀아주려고 안하고..
    솔직히 얼굴만 봐도 이제는 좀 피곤스럽다니까요. ㅜㅜ

  • 4. ..
    '11.12.27 8:56 PM (175.213.xxx.10)

    전 둘이에요...
    도망가고 싶어요.

  • 5. ........
    '11.12.27 9:08 PM (121.160.xxx.81)

    저는 어린이집 보낸지 3주차.. 이제 좀 쉬는 거 같은데... 그 시간조차도 왜그리 짧게 느껴질까요.

  • 6. jipol
    '11.12.27 9:39 PM (216.40.xxx.109)

    아파트 단지안에 놀이방 보내보세요.
    단 몇시간만이라도..
    애기 봐주는 할머니는 아기땐 괜찮은데 이제 애가 점점 클수록 할머니랑은 안놀려고 그래요. 더 젊은 사람이랑 놀려고 그래요.
    놀이방서 잘놀면 더 큰 어린이집, 그리고 유치원...점점 활동량 많아지만 집에서 엄마 덜 괴롭혀요.

  • 7. 연년생
    '11.12.27 9:52 PM (14.52.xxx.59)

    아들 키우는 친구집에 가니,,반갑다고 짜장면 시켜주는데 집 전체가 짜장면 그릇에 들어갔다 나온것처럼 초토화 되더라구요
    다 치우고나서 친구가 어디로 도망가고 싶다고 얘기하던 얼굴이 생각나요
    지금요??
    둘이 같이 학교 다녀서 수련회도 같은날 가고,캠프도 같은날 가서 아주 날개달고 해외로만 놀러다닙디다 ㅎㅎ
    다 한때에요

  • 8. ㅠㅠ
    '11.12.27 11:53 PM (14.47.xxx.242)

    저도 세살되는 남아...저도 갑상선있구요 게다가 지금 쌍둥이임신 22주차..도와주실분 전혀없구요..어린이집 하루 세시간보내요...아가가 낮잠도 안자구 밤 12시 기본..주변사림 모두 이런 엄마껌딱지 첨 봤다하구 잔병치레랑 편식은 기본이라 맘고생구 ㅠㅠ 흑..저도 슬프네요...전 그냥 더 크면 내도움이 필요없을테니까 그냥 최선을 다하자로 맘 비우고 양육해요...물론 집안은 초토화지만 하루종일 냅두고 밤에 재우고 치워요...그래도 갈수록 좋아지는거 같아 다행이랄까..언젠가는 좋아지겠죠 ㅠㅠ 힘내시고 그때까지 잘 버텨봐요 ^^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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