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아이를 직접 때려준 교수님 이야기 보고 있자니
제가 겪었던 일이 불현듯 생각나네요.
저희 아이는 외국에서 킨더를 다닐때 같은 한국아이에게 학교폭력을 겪었어요.
학년이 다 끝나갈 무렵 선생님께 걸려온 전화 한통으로 시작된 그 일로
저는 뜻하지않게 다이어트를 하는 행운(?)을 얻기도 했죠.
그 아이는 이미 1학기때 다른 한국아이와 꾸준히 트러블이(일방적인....) 있었던 아인데
그때 저는 사실 관계를 잘 모르기도 했고
저희 아이 일이 아니니...아주 쉬크하게 넘어갔었죠.
그런데 그 다른 한국아이가 아주 운좋게(?) 방학때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갔고
그 이후로 제 아이가 표적이 되었던거죠. 저는 몰랐지만............
아이는 학기 내내 학교가기를 너무 싫어하고
학교만 다녀오면 정말 엄청난 분노를 저에게 쏟아냈어요.
아무 이유없이 울고 소리치고 던지고.................
저는 그게 아이가 영어를 못해서 스트레스가 심하다고만 생각해서
죽어라 공부를 시킬려고만 했죠.
그런데...아이에게 아무것도 가르칠 수가 없었어요.
하교 후 엄청난 분노를 쏟아낸 후에는 무기력에 빠져서 아무것도 하고 싶어하지 않았거든요.
애를 쓰다쓰다.....시간이 어서 지나 아이가 영어에 익숙해지기만 하면
학교생활을 즐거워하리라....생각하며 마음을 다지고 있던 중...........알게 되었죠.
제 아이가 그 아이로부터
꾸준히 (안보이는 곳에서) 손찌검을 당하며 수업시간에는 우리말을 못알아듣는 외국 선생님 앞에서
공개적으로 언어폭력까지 당해왔다는 사실을 말이죠.
게다가 거기에는 성추행까지 포함되어있었어요.
6,7살 여자아이들 사이에서요...................
교실에 놀이공간으로 만들어놓은 자그마한 2층이 있었는데
그 아이가 항상 낮잠시간이면 우리아이를 데리고 그곳으로 올라가 둘이서만 시간을 보내려했대요.
그런데 제 아이가 항상 그걸 너무 싫어하더라...어쩐지.............하는 말을
진상조사를 하다 담임선생님한테 듣는 순간
저 정말 꼭지 도는줄 알았잖아요.
그러나 아이에게 그 위에서 이미 들킨것 이상의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아무리 물어도
아이는 입을 닫고 절대 말을 하지 않더군요.
이미 선생님한테 발각된 사건 하나로 일이 너무 커진것을 깨달은 아이가
자기보호에 들어가버린거죠.
정말 몇날몇일을 밤에 잠을 못자고 울며지냈는지 몰라요.
그 어린 6살짜리가
말도 안통하는 학교에 다니며
그나마 말이 통하는 친구란 인물한테 온갖 모욕을 당하고 돌아와 분노를 쏟아내면
저는 그게 뭔지도 몰라 다 받아주지 못하고
때론 아이에게 무지막지하게 화를 내기도 했었어요.
그런데 아이는 그 상황에서 그것도 친구라고...
그나마 말이 통하는 친구아이 하나를 잃을까 두려워 입을 닫아버리고......
저는 어쨋든 그 아이를 떼어놓아야하는 상황............
솔직히 할 수만 있다면
그 아이 불러내 내 아이가 맞았던 만큼 흠씬 패주고
내 아이가 당한만큼 욕설 퍼부어주고
...어머,미안, 나는 그저 네가 좋아서 친하고 싶어서 그런거야............라고
그 아이처럼 말해주고 싶었어요.
그런데 이런저런 사실을 알게된 후
그 아이 부모를 만나서 사과를 받자 어쩌자..얘기가 오가는데
그 부모를 잘 아는 어떤 분이 제게 이런 말을 해주더군요.
.......아이는 부모의 거울일 뿐이다.............-_-;
그래서 저는 그냥 그 부모와 만나는 것을 포기했어요.
대신 학교에 최선의 조치를 다해달라고 부탁을 했고
학교에서는 약간의 조치를 취해주었죠.
그런데 그 부모들 끝까지
자기 아이가 뭘 잘못한 줄도 모르더군요.
1학기 때 다른 아이와 말썽이 있었을 때도 항상 하던 말이
'우리 아이가 **을 좋아해서 좀 표현이 과격할 뿐이다........였다더니
제 아이와의 말썽도 끝내 뭐가 뭔지 모르는듯 했어요.
나중에 전해들은 말이
'별거 아닌걸로 난리쳐서 자기 아이 기록에 오점을 남겨서 서운하다나 뭐래나........'
나 원 참,
제 아이는 그 아이 덕에
지금도 기억도 하기 싫은 킨더 시절을 보냈고
그 일이 있은 후로 저와의 관계를 회복하는데도 정말 많은 시간이 걸렸었어요.
그런데 지금 생각해도 웃기는거 한가지가 뭐줄 아세요?
그 아이 부모가 둘다 유아교육을 공부하는 학생들이었단거죠.
그 아이 영어도 잘하고 우리말도 잘하고 똑똑한 아이기는 했어요.
아무리 요즘 유아교육의 트렌드가 우리 아이 기살리고 공부잘하는 아이 만들기라지만
아이를 그리 키워놓고도 부끄러운줄도 모르더군요.
저는 그 아이를 겪고나서
과연 인간이 선하게 태어나는게 맞나? 하는 사실에 아니다!로 방점을 더했지요.
7살짜리가 영악하다는 수준에서 할 수 있는 정도가 너무 상상이상으로 악랄했어요.
저는 그때이후로
그런 아이는 그렇게 태어나고 또 부모에 의해서 그점이 알게모르게 강화되어 키워진다고 믿어요.
저 아래 글에 보니
솔직히 그 상대 남자아이 찾아가서 때려주신 그 교수님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어요.
그 엄마 글을 보고나니 더더욱이요.
자기 아이가 당해보기 전에는 아무도 그걸 상상하지 못해요.
저도 첫학기에 다른 아이가 당할 때는
그저 그런 일이 있나보다..하며 신경도 안썻어요.
나랑 상관있는 일이 아니니까요.
그러나 내 아이가 당하고 보니....정말 뭐라 말할 수 없는 지옥을 겪게 되더군요.
제 경험에 의하면
학교폭력은
그것이 자라나는 아이에게 일어나는 일이기에 더욱 나쁜 저질의 폭력이예요.
어느 누구도 학교에 맞으러가거나
바보 소리 들으러 가는거 아니죠. 배우러 가요.
그런데 거기서 한번도 아니고 꾸준히.....또래에게 맞거나 언어폭력을 경험하는 아이는
감정이 움추러들뿐 아니라 배움에 대한 의지도 꺽이고 말아요.
학교라는 공간이 그 아이에겐 공포가 지배하는 공간이니깐요.
공포 속에서는 이성적인 생각을 할 수 없음을 다들 잘 아실거예요.
저는 그 때 정말 할 수만 있다면
그 부모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어요.
그러나 그런 일을 함부로 할 수 없었던 것은
법적으로 불가능해서가 아니라
제 아이가 그 일을 자꾸 기억해내는걸 저도 ,제 아이도 끔찍히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몸에는 상처가 남지않은 일이었지만
아이의 뇌와 가슴에는 어마어마한 스크래치가 남는 일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