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115&articleId=177...
안녕하세요? 정청래입니다.
이제 깔깔대며 “정봉주를 키워낸 정봉주의 정치적 스승,
더 위대한 정치인 정청래입니다.”라는 개그풍 아류 깔대기는 사용하지 않을 랍니다.
그가 같은 공간에서 같이 호흡하며 웃고 떠들 때는 나름 의미있는 시너지였지만
이젠 아닌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몇 시간 후면 우리의 봉도사는 감옥 담벼락을 사이에 두고 세상 안과 세상 밖으로 구분되어 삽니다. 감옥 안에 있는 재소자들은 감옥 밖에서의 생활을 “사회에 있을 때...”라고 말합니다. 감옥은 사회가 아니라는 반증입니다. 자유가 박탈 된 영어(囹圄)의 몸일 뿐입니다.
제가 서울구치소를 두 번이나 가봐서 압니다.
아마 1.04평 독방에 갇혀 30분 운동시간이나 접견의 시간을 빼면 하루 23시간을 고독한 방안에서 지내야 합니다. 주로 사색과 독서로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생각은 무지하게 많이 하지만 행동할
수 있는 것은 극히 제한적입니다.
뛰어봤자 벼룩이듯이 감옥 안에서 뛰어봤자 감옥 안입니다. 네 발짝 걸으면 더 이상 걸을 공간이
없습니다.
정봉주의원, 1960년 생. 우리 나이로 쉰 세 살에 감옥에 갑니다.
저처럼 스물 넷, 다섯에 들어가서 2년간을 살다 나오니 스물일곱인데 이때는 어쩌면 제 한몸뚱이
건사 잘하면 되었습니다. 그러나 봉도사는 사랑하는 아내와 딸이 있고 부양해야 할 가족이 있습니다. 무척 괴로울 것입니다. 서울지검에서 어쩌면 크나 큰 환송을 받으며 감옥에 가지만 감옥에
가는 즉시 고달픈 감옥살이가 시작됩니다.
구치소에 도착하는 즉시 입고 간 옷을 벗고 수의로 갈아입어야 합니다.
지금도 그런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기결수들은 머리도 깎아야 합니다. 목욕은 일주일에 한번,
8시 취침에 6시 기상. 처음에야 교도소장실이나 보안과장실에 불러서 커피 한잔쯤 대접하겠지만
1년 365일 고독한 시간과의 전쟁이 시작됩니다. 세상의 환호를 뒤로하고 덩그란히
홀로 남게 됩니다.
감옥 안에 있으면 제일보고 싶은 것이 사람이고 편지입니다.
사람이 그리도 소중하고 고마운 존재인지, 편지 한통이 그렇게도 사람을 들뜨게 만드는지 모릅니다. 여러분! 봉도사 외롭지 않게 편지 많이 보내주세요. 굳이 장문의 편지를 쓰지 않아도 엽서나
카드만 받아도 즐겁고 고맙습니다. 감옥 안에 있는 봉도사를 위해 사식도 좋지만
저는 편지를 많이 보내주셨으면 합니다.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