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이제 삼십대초반이예요.
왕따 은따는 제 학창시절때도 있었어요. 지금처럼 공론화되지 않았을이죠.
초등학교 시절에 우리 반에 예쁜 아이가 있었는데
축농증이 있어 그걸 빌미로 반 전체 여자아이들이 걔를 따돌리기 시작했어요.
그 예뻤던 아이는 자신의 용돈으로 지우개 펜 등을 돌리며 아이들 환심을 사려고 했고
반 전체 아이 중 대장격이었던 그 애는 그 예쁜 아이를 대놓고 때리고 구박했고
전 그 예쁜 아이를 한 번 대변해주다가 화살을 맞기 시작했어요.
더 황당했던 건 그 예쁜 아이가 그 대장격이었던 아이보다 더 절 괴롭히기 시작했어요.
제가 전학오기 전까지 괴롭힘은 저를 괴롭혔지만
타고나길 좀 강한 성격인 저는 무시하며 견뎠지만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그 속 (가장 친한 친구였던 엄마한테도),
힘들었어요.
중학교는 도시로 나오면서 더 악랄한 아이들이 넘치더군요.
전 표 안나게 학교를 다니며 어느정도 공부하고 어느정도로 유머가 있는 편이어서
그룹은 아니어도 주변에는 항상 친구 몇 명이 있었어요.
지금도 생각나는 건,
반 아이들이 선생님을 졸라서 자기가 원하는 짝지와 앉는 한 달이 있었어요.
그때 반에서 왕따였던 아이, (이유는 머리에 비듬이 있어서 였다더군요)
저에게 짝지가 되어달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러자.. 했더니 그것이 또 다시 화살이 되어 저에게 돌아오더군요.
그리고 그 왕따였던 아이는 그 순간 왕따에서 벗어난 거죠.
그 때 느꼈죠.
누군가를 돕는다는 것 약한 자의 편에 선다는 건 많은 것을 희생하게 하는구나.
그 후로 중학교 3년 동안 느낀 건
저에게 선뜻 다가오지 않는 아이들.
그런 무리 속에서 쓸쓸하지만 외로움을 이기는 법을 배우게 된거죠.
(예를 들어 수학여행 가는 버스안에서 혼자 앉아간다던가,
소풍가서도 혼자 짝지 없이 걷는 다던가..
무용시간에 짝지랑 조 맞춰서 해야 한다는 것들... 너무 싫었던 시간이었어요)
고등학교 대학교시절은 무난하게 보냈다고 생각하면서도
어린 시절의 저 아픈 경험들은
저를 사람을 쉽게 못믿는 성격, 사람에게 나를 다 보여주지 못하는 성격으로 만들었어요
상처 받지 않으려고 어느 선 이상의 것을 나누지 못하게 만들었어요.
혼자 밥 먹는 것이 혼자 영화보는 것이 아무렇지도 않아보이는 사람.
그게 저예요.
하지만 저는 그걸 어릴때 부터 연습했었어요.
그런데 이제는 그게 참 슬퍼요.
가족이외에 누군가와 밥을 먹는 다는 것... 이젠 그게 어색해요.
그래서 연애를 할때도 그 이상의 것이 되지 않으니 더 이상의 관계 진전이 없고,
직장생활도 무난하게 하지만 정작 친구가 없어요.
아마 이런 것들은 평생을 가겠죠.
사람을 만나 관계를 맺어가지만 항상 물에 섞인 기름처럼 동동 떠다니는 느낌.
왕따. 은따.. 그거 정말 잔인한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