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지금도 보고프고 좋아하는 친구인데 자식 문제만큼은 그냥 이해하고 넘어가야하는지...

.. 조회수 : 1,749
작성일 : 2011-12-25 00:58:23

거의 25년지기 친구고 지금 현재도 저는 그 친구를 상당히 좋아합니다.

친정이나  시댁이나 막내이면서도 거의 장녀, 맏며느리 역할을 한 친구죠.

너무 많은 것을 속속들이 알기에  그 친구의 마음이 어떤 괴로움과 아픔을 겪었다는 것을 알기에

조금치도  뼈아픈 소리는 못하고 그저 그 친구의 아픔만 이해하려 했고, 아니다 싶어도 그럴 수 밖에 없는

그 처지를 공감할 수 밖에 없는 그렇게 내가 좋아하고 아파한 친구입니다.

거의 15년을 가족과 함께 매년 서너번씩 여행도 가고 해서 부부간의 문제, 자식들간의 문제 서로 공유했었는데

그 친구의  큰 아들이 정말 대한민국이 공감하는 미친 중2를 겪고 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주위 우리 친구들은 큰 애를 그냥 평범하지만 조금은 영리(약간의 영악에 가까운)한 상태로

알고 있었지만  그 친구는 연산과 상황 파악에 뛰어난 그 애를 조금 과대 평가해서 거의 영재라 믿으며

키웠는데, 초등 5학년 부터 왕따 (당하는 쪽이 아닌 가해자 쪽) 문제로 학교 선생님한테 불려 갔습니다.

아들의 기질은 인정하면서도 그 애도 문제가 있단 쪽으로 문제를 풀어 갔지만,  너무 열심히 사는 그 부부들한테

차마 저희 친구들은 아들의 문제점을 이야기하기 보단 그저 공감만 하고 잘 풀어가기 바랬습니다.

초등까지는 그래도 그냥 저냥 넘어갔는데, 중학생이 되면서 성적은 어느 정도 되고, 친구들간에도 우스개 소리 잘하고

주먹도 좀 세고 하니까 여학생들한테 인기도 많아 남녀공학인 학교에서  반장도 되고 선생님은  조금 힘든 아이다 해도

부모가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니깐 어느 정도 인정을 해주면서 어느 정도 친구 아이를 관찰하는 입장이었죠.

그런데 한 반의 아이가 친구 아이가 주동이 되서 왕따를 당하고 있단 글을 학급 홈피에 올리면서 문제가 심각해져

학교에서도 대책위원회를 열었는데 내가 참 좋아한 친구의 입에서 나온 말이

"왕따는 당할만 하니깐 당하다.  그 애가 얼마나 이상한 애인줄 아냐?  내 아들이랑 5학년 때 같은 반이었는데

그때도 이상했다.  모든 아이들이 그 애를 싫어하고 그 부모들도 자기 아이가 약간의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지만 

내 아들만 뭐라고 한다."   친구 아이의 15년 태어남과 자라는 순간순간을 같이 경험한 친구 입장에서 낯모르는 아이의

편을 들기란...참 어렵데요.  그래도 술기운에 한마디 했습니다.

"ㅇㅇ는 선생님이 통제하기엔 참 어려운 아이일 것 같다.  왕따를 당한 아이 입장에서 학급 홈피에 그 글을 올렸을 심정이

조금은 이해되지 않느냐?   선생님이 학급에  미치는 영향보단 친구가 끼치는 영향이 당하는 그 애한테는 너무 크게

느껴지지 않았을까?"   여태까지 내 아들을 그렇게 까지 안봤냐며  저한테 울며불며 거의 큰소리를 치고 화를 내서

그날은 그냥 달래기만 했습니다. 

자기 자식의 상태가 어쩐지 알면서도 그래도 일말의 희망의 동아줄을 잡고 싶어 애써 외면하려 하는

그 친구를 차마 손가락질 못하겠습니다.

너무 열심히 살았고, 자식의 문제점을 어느 정도 받아들이면서 정신과 치료도 받고  부모 상담도 받았는데

가해자 입장에 선 자식을 그래도 끝까지 한자락의 믿음을 가지고 옹호하려는 모습을 보려니 안타깝기도 하고......

거의 십오년을 크리스마스를 같이 보냈습니다.

제가 먼저 손을 내밀어 보내려 했지만  대전 여학생의 동영상을, 대구 남학생을 유서를 보고 읽은 저로서는

차마 전화 연락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99가지 사리가 분명하고 열심히 산 친구이지만 자기 자식한테만큼은 보통 사람의 기준에서 보는 상식을 넘어선

행태를 보이는 그 친구한테 전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IP : 175.192.xxx.68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동일시
    '11.12.25 1:08 AM (114.207.xxx.163)

    정서적으로 포용하는 것과 옳고 그름을 판별하는 것 사이는 구분해야 겠지요.
    씨리얼킬러가 되더라도 내 아이는 부모가 품어야 하지만, 남에게 큰 해를 가한 건 별개의 문제죠.
    가해학생 부모를 보면 이해가 안 되는게, 피해자를 흠집내면 자식의 가해 행동이 정당화된다고 보나봐요.
    본인이 공격받는 것보다 수 백 배는 괴로우니, 방어적으로 될 수도 있구요,
    조심스럽게 살짝만 이야기하신 점도 좋은 거 같아요, 거칠게 얘기하면 더 못받아 들여요.
    그나마 원글님이 유하게 지적 하신 거로 보이네요. 좀 시간을 주세요.

  • 2. sooge
    '11.12.25 6:04 AM (222.109.xxx.182)

    그게 사랑이라고 부모님들은 착각을 하죠..

  • 3. 우리애가 가해자라고
    '11.12.26 2:29 PM (124.61.xxx.39)

    바로 사과할 부모라면... 아이가 그런 짓도 안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2728 르크루제 왜 인기많아요? 7 ㅎㅎ 2011/12/26 3,000
52727 mbn 절묘한 타이밍의 현장연결 8 tncogh.. 2011/12/26 2,209
52726 갈비찜 누린내나요 ㅠㅠ 5 새벽하늘 2011/12/26 3,522
52725 수학만 잘하는데 타 과목 흥미유발시켜주려면 어떻게해야하나요? 1 중2아이 2011/12/26 734
52724 풀무원 녹즙 믿을만한가요?저희 애 키즈아이 먹이고 있는데요.. 2 ... 2011/12/26 1,517
52723 전여옥의 정봉주 하얏트호텔식사 악플의 황당한 전말 12 참맛 2011/12/26 2,645
52722 이희호·현정은 오늘 조문방북…김정은 만날까? 外 세우실 2011/12/26 664
52721 겨울철이면 유난히 신경쓰이는 발각질에효과 발크림 무료체험 산신령 2011/12/26 834
52720 미국에서 불고기감을 사려고 하는데... 8 미란이 2011/12/26 19,118
52719 남매싸움 2 질문 2011/12/26 1,307
52718 샐린매트 샀는데요..롯데닷컴이 그나마 싼데..더싼데가 있나요??.. 2 .. 2011/12/26 1,639
52717 갑자기 허리가 뻐근하고 아픕니다. .. 2011/12/26 929
52716 문자 메시지 보관 오래 하세요? 3 바~보 2011/12/26 1,717
52715 진짜 답없는 조선일보, 정봉주 송별회 7 전여옥 2011/12/26 2,526
52714 엄마 생신날 용돈을 못 드렸어요. 3 .. 2011/12/26 1,199
52713 남성연대, 해피빈 그놈? 그 반대도 만들어라 항의중 세마 2011/12/26 983
52712 예쁜 벽시계, 예쁜 쓰레기통은 어디서 살 수 있을까요? 4 2011/12/26 2,333
52711 건조한 머릿결에 트리트먼트나 비법좀 전수해 주세요 2 준준 2011/12/26 2,449
52710 오후에 해도 괜찮겠죠? 1 예방 접종 2011/12/26 599
52709 결혼한 조카들도 새뱃돈 주시나요? 10 chemin.. 2011/12/26 2,003
52708 인피니티G25 정도 외제차는 고급휘발유 꼭 써야하나요??? 2 궁금이 2011/12/26 4,582
52707 남자 털신 따뜻한거 어디서들 사시나요? 3 2011/12/26 1,798
52706 기사에 선거날의 디도스공격이 왜 선거방해인가요? 9 서울대시국선.. 2011/12/26 1,407
52705 감기에 너무 잘걸리는아이. 5 걱정 2011/12/26 1,089
52704 중고차구입후 등록시. 6 ,, 2011/12/26 1,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