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지금도 보고프고 좋아하는 친구인데 자식 문제만큼은 그냥 이해하고 넘어가야하는지...

.. 조회수 : 1,886
작성일 : 2011-12-25 00:58:23

거의 25년지기 친구고 지금 현재도 저는 그 친구를 상당히 좋아합니다.

친정이나  시댁이나 막내이면서도 거의 장녀, 맏며느리 역할을 한 친구죠.

너무 많은 것을 속속들이 알기에  그 친구의 마음이 어떤 괴로움과 아픔을 겪었다는 것을 알기에

조금치도  뼈아픈 소리는 못하고 그저 그 친구의 아픔만 이해하려 했고, 아니다 싶어도 그럴 수 밖에 없는

그 처지를 공감할 수 밖에 없는 그렇게 내가 좋아하고 아파한 친구입니다.

거의 15년을 가족과 함께 매년 서너번씩 여행도 가고 해서 부부간의 문제, 자식들간의 문제 서로 공유했었는데

그 친구의  큰 아들이 정말 대한민국이 공감하는 미친 중2를 겪고 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주위 우리 친구들은 큰 애를 그냥 평범하지만 조금은 영리(약간의 영악에 가까운)한 상태로

알고 있었지만  그 친구는 연산과 상황 파악에 뛰어난 그 애를 조금 과대 평가해서 거의 영재라 믿으며

키웠는데, 초등 5학년 부터 왕따 (당하는 쪽이 아닌 가해자 쪽) 문제로 학교 선생님한테 불려 갔습니다.

아들의 기질은 인정하면서도 그 애도 문제가 있단 쪽으로 문제를 풀어 갔지만,  너무 열심히 사는 그 부부들한테

차마 저희 친구들은 아들의 문제점을 이야기하기 보단 그저 공감만 하고 잘 풀어가기 바랬습니다.

초등까지는 그래도 그냥 저냥 넘어갔는데, 중학생이 되면서 성적은 어느 정도 되고, 친구들간에도 우스개 소리 잘하고

주먹도 좀 세고 하니까 여학생들한테 인기도 많아 남녀공학인 학교에서  반장도 되고 선생님은  조금 힘든 아이다 해도

부모가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니깐 어느 정도 인정을 해주면서 어느 정도 친구 아이를 관찰하는 입장이었죠.

그런데 한 반의 아이가 친구 아이가 주동이 되서 왕따를 당하고 있단 글을 학급 홈피에 올리면서 문제가 심각해져

학교에서도 대책위원회를 열었는데 내가 참 좋아한 친구의 입에서 나온 말이

"왕따는 당할만 하니깐 당하다.  그 애가 얼마나 이상한 애인줄 아냐?  내 아들이랑 5학년 때 같은 반이었는데

그때도 이상했다.  모든 아이들이 그 애를 싫어하고 그 부모들도 자기 아이가 약간의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지만 

내 아들만 뭐라고 한다."   친구 아이의 15년 태어남과 자라는 순간순간을 같이 경험한 친구 입장에서 낯모르는 아이의

편을 들기란...참 어렵데요.  그래도 술기운에 한마디 했습니다.

"ㅇㅇ는 선생님이 통제하기엔 참 어려운 아이일 것 같다.  왕따를 당한 아이 입장에서 학급 홈피에 그 글을 올렸을 심정이

조금은 이해되지 않느냐?   선생님이 학급에  미치는 영향보단 친구가 끼치는 영향이 당하는 그 애한테는 너무 크게

느껴지지 않았을까?"   여태까지 내 아들을 그렇게 까지 안봤냐며  저한테 울며불며 거의 큰소리를 치고 화를 내서

그날은 그냥 달래기만 했습니다. 

자기 자식의 상태가 어쩐지 알면서도 그래도 일말의 희망의 동아줄을 잡고 싶어 애써 외면하려 하는

그 친구를 차마 손가락질 못하겠습니다.

너무 열심히 살았고, 자식의 문제점을 어느 정도 받아들이면서 정신과 치료도 받고  부모 상담도 받았는데

가해자 입장에 선 자식을 그래도 끝까지 한자락의 믿음을 가지고 옹호하려는 모습을 보려니 안타깝기도 하고......

거의 십오년을 크리스마스를 같이 보냈습니다.

제가 먼저 손을 내밀어 보내려 했지만  대전 여학생의 동영상을, 대구 남학생을 유서를 보고 읽은 저로서는

차마 전화 연락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99가지 사리가 분명하고 열심히 산 친구이지만 자기 자식한테만큼은 보통 사람의 기준에서 보는 상식을 넘어선

행태를 보이는 그 친구한테 전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IP : 175.192.xxx.68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동일시
    '11.12.25 1:08 AM (114.207.xxx.163)

    정서적으로 포용하는 것과 옳고 그름을 판별하는 것 사이는 구분해야 겠지요.
    씨리얼킬러가 되더라도 내 아이는 부모가 품어야 하지만, 남에게 큰 해를 가한 건 별개의 문제죠.
    가해학생 부모를 보면 이해가 안 되는게, 피해자를 흠집내면 자식의 가해 행동이 정당화된다고 보나봐요.
    본인이 공격받는 것보다 수 백 배는 괴로우니, 방어적으로 될 수도 있구요,
    조심스럽게 살짝만 이야기하신 점도 좋은 거 같아요, 거칠게 얘기하면 더 못받아 들여요.
    그나마 원글님이 유하게 지적 하신 거로 보이네요. 좀 시간을 주세요.

  • 2. sooge
    '11.12.25 6:04 AM (222.109.xxx.182)

    그게 사랑이라고 부모님들은 착각을 하죠..

  • 3. 우리애가 가해자라고
    '11.12.26 2:29 PM (124.61.xxx.39)

    바로 사과할 부모라면... 아이가 그런 짓도 안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88585 소심한 18개월 남아 짐보리 다니는거 어떨까요? 3 초보엄마 2012/03/27 1,564
88584 문대성 논문 표절 아주 쉽게 이해하기 7 야망있는 남.. 2012/03/27 1,911
88583 임신10주 차인데 온탕에 5 온천 매니아.. 2012/03/27 3,035
88582 스피루리나 어떤거 드시나요? 건강식품 2012/03/27 1,463
88581 커피,,일리머신 쓰시는분들 만족하시나요? 4 bobby 2012/03/27 1,993
88580 한화갑, 박지원, 문재인, 문성근 skyter.. 2012/03/27 1,185
88579 tif파일 여는법 아시는분 계신가요? 2 파일 2012/03/27 6,060
88578 오바마가 한국오면서 한방 때리면서 왔네요. 참맛 2012/03/27 1,745
88577 낙동강 삼강보 ‘환경훼손’으로 전격 취소 1 세우실 2012/03/27 1,098
88576 웬만하면 / 왠만하면 ?? 10 아까요 2012/03/27 3,540
88575 살돋 보다가 강력 지름신이..ㅠㅠ 9 .. 2012/03/27 3,719
88574 아기 역아여서 고민이던 임산부.. 자리잡았대요^^ 2 고민해결 2012/03/27 1,603
88573 소맥은 무슨맛으로 먹나요 8 2012/03/27 2,326
88572 광고아님...임플란트 치과 추천좀 해주세요... 2 2012/03/27 1,287
88571 자동차보험 드시는 분들~ 3 궁금 2012/03/27 1,067
88570 유행성독감걸린 아이, 몇일만에 등교시키셨나요? 2 수필가 2012/03/27 1,583
88569 알카리 이온수가 좋은지 ... 3 궁금이..... 2012/03/27 1,361
88568 남편이 가방을 사달래요^^ 이건 어떤가요? 2 이클립스74.. 2012/03/27 1,004
88567 급..ㅠ 7세 아이 유치원 옮기는거 어떨까요?? 6 유치원 2012/03/27 2,567
88566 저의 노후준비.. 33 삼각김밥 2012/03/27 12,143
88565 이놈의 성질때문에... 방금 중앙선관위 조사1과 주무관과 통화했.. 9 선거 2012/03/27 1,859
88564 일을 그만둔다고 하니 계약서를 빌미로 그만두지 못하게 하고 있는.. 4 ........ 2012/03/27 1,382
88563 복희누나 아짐에게 자석(?)이.. 14 복희누나 2012/03/27 2,732
88562 서래마을에서 식사하고 바람 쐴만한 곳 있을까요? 2 dd 2012/03/27 1,421
88561 학교안에서 다친거긴 하지만... 3 ... 2012/03/27 1,1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