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지금도 보고프고 좋아하는 친구인데 자식 문제만큼은 그냥 이해하고 넘어가야하는지...

.. 조회수 : 1,672
작성일 : 2011-12-25 00:58:23

거의 25년지기 친구고 지금 현재도 저는 그 친구를 상당히 좋아합니다.

친정이나  시댁이나 막내이면서도 거의 장녀, 맏며느리 역할을 한 친구죠.

너무 많은 것을 속속들이 알기에  그 친구의 마음이 어떤 괴로움과 아픔을 겪었다는 것을 알기에

조금치도  뼈아픈 소리는 못하고 그저 그 친구의 아픔만 이해하려 했고, 아니다 싶어도 그럴 수 밖에 없는

그 처지를 공감할 수 밖에 없는 그렇게 내가 좋아하고 아파한 친구입니다.

거의 15년을 가족과 함께 매년 서너번씩 여행도 가고 해서 부부간의 문제, 자식들간의 문제 서로 공유했었는데

그 친구의  큰 아들이 정말 대한민국이 공감하는 미친 중2를 겪고 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주위 우리 친구들은 큰 애를 그냥 평범하지만 조금은 영리(약간의 영악에 가까운)한 상태로

알고 있었지만  그 친구는 연산과 상황 파악에 뛰어난 그 애를 조금 과대 평가해서 거의 영재라 믿으며

키웠는데, 초등 5학년 부터 왕따 (당하는 쪽이 아닌 가해자 쪽) 문제로 학교 선생님한테 불려 갔습니다.

아들의 기질은 인정하면서도 그 애도 문제가 있단 쪽으로 문제를 풀어 갔지만,  너무 열심히 사는 그 부부들한테

차마 저희 친구들은 아들의 문제점을 이야기하기 보단 그저 공감만 하고 잘 풀어가기 바랬습니다.

초등까지는 그래도 그냥 저냥 넘어갔는데, 중학생이 되면서 성적은 어느 정도 되고, 친구들간에도 우스개 소리 잘하고

주먹도 좀 세고 하니까 여학생들한테 인기도 많아 남녀공학인 학교에서  반장도 되고 선생님은  조금 힘든 아이다 해도

부모가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니깐 어느 정도 인정을 해주면서 어느 정도 친구 아이를 관찰하는 입장이었죠.

그런데 한 반의 아이가 친구 아이가 주동이 되서 왕따를 당하고 있단 글을 학급 홈피에 올리면서 문제가 심각해져

학교에서도 대책위원회를 열었는데 내가 참 좋아한 친구의 입에서 나온 말이

"왕따는 당할만 하니깐 당하다.  그 애가 얼마나 이상한 애인줄 아냐?  내 아들이랑 5학년 때 같은 반이었는데

그때도 이상했다.  모든 아이들이 그 애를 싫어하고 그 부모들도 자기 아이가 약간의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지만 

내 아들만 뭐라고 한다."   친구 아이의 15년 태어남과 자라는 순간순간을 같이 경험한 친구 입장에서 낯모르는 아이의

편을 들기란...참 어렵데요.  그래도 술기운에 한마디 했습니다.

"ㅇㅇ는 선생님이 통제하기엔 참 어려운 아이일 것 같다.  왕따를 당한 아이 입장에서 학급 홈피에 그 글을 올렸을 심정이

조금은 이해되지 않느냐?   선생님이 학급에  미치는 영향보단 친구가 끼치는 영향이 당하는 그 애한테는 너무 크게

느껴지지 않았을까?"   여태까지 내 아들을 그렇게 까지 안봤냐며  저한테 울며불며 거의 큰소리를 치고 화를 내서

그날은 그냥 달래기만 했습니다. 

자기 자식의 상태가 어쩐지 알면서도 그래도 일말의 희망의 동아줄을 잡고 싶어 애써 외면하려 하는

그 친구를 차마 손가락질 못하겠습니다.

너무 열심히 살았고, 자식의 문제점을 어느 정도 받아들이면서 정신과 치료도 받고  부모 상담도 받았는데

가해자 입장에 선 자식을 그래도 끝까지 한자락의 믿음을 가지고 옹호하려는 모습을 보려니 안타깝기도 하고......

거의 십오년을 크리스마스를 같이 보냈습니다.

제가 먼저 손을 내밀어 보내려 했지만  대전 여학생의 동영상을, 대구 남학생을 유서를 보고 읽은 저로서는

차마 전화 연락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99가지 사리가 분명하고 열심히 산 친구이지만 자기 자식한테만큼은 보통 사람의 기준에서 보는 상식을 넘어선

행태를 보이는 그 친구한테 전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IP : 175.192.xxx.68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동일시
    '11.12.25 1:08 AM (114.207.xxx.163)

    정서적으로 포용하는 것과 옳고 그름을 판별하는 것 사이는 구분해야 겠지요.
    씨리얼킬러가 되더라도 내 아이는 부모가 품어야 하지만, 남에게 큰 해를 가한 건 별개의 문제죠.
    가해학생 부모를 보면 이해가 안 되는게, 피해자를 흠집내면 자식의 가해 행동이 정당화된다고 보나봐요.
    본인이 공격받는 것보다 수 백 배는 괴로우니, 방어적으로 될 수도 있구요,
    조심스럽게 살짝만 이야기하신 점도 좋은 거 같아요, 거칠게 얘기하면 더 못받아 들여요.
    그나마 원글님이 유하게 지적 하신 거로 보이네요. 좀 시간을 주세요.

  • 2. sooge
    '11.12.25 6:04 AM (222.109.xxx.182)

    그게 사랑이라고 부모님들은 착각을 하죠..

  • 3. 우리애가 가해자라고
    '11.12.26 2:29 PM (124.61.xxx.39)

    바로 사과할 부모라면... 아이가 그런 짓도 안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7752 독일 가정식 감자요리중에서...아시는분 1 레몬티 2012/01/09 1,513
57751 홈쇼핑,이런 경우가 처음이라서요. 7 홈쇼핑첫항의.. 2012/01/09 1,750
57750 2G폰 투표하는 법 (통신사마다 다르나 SK텔레콤 nate접속의.. 8 웃음조각*^.. 2012/01/09 774
57749 무료다운로트 쿠폰. 웬만하면 쓰지 마세요. srt 2012/01/09 1,171
57748 근데 통일되면 북한남자들 한국여자와 결혼 가능할까요? 14 스콜스 2012/01/09 3,325
57747 국민경선 핸폰으로 투표하는 방법 좀 알켜주세요 문자가 왔는데 실.. 9 .. 2012/01/09 801
57746 민통당 투표 했어요 4 .. 2012/01/09 773
57745 별로 먹지도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6 살이 안빠져.. 2012/01/09 1,633
57744 사과·호박값 일주일새 20~30% 껑충…설물가 비상 뭉치맘맘 2012/01/09 822
57743 초대도 하지 않았는데 결혼식날 오는 사람은 무슨 심리인가요? 5 ㅍㅍ 2012/01/09 2,355
57742 운동기구 사용하신분들 운동기구 추첨좀 부탁드립니다 3 다이어트 2012/01/09 949
57741 심스어학원 어떤 학원인가요? 영어학원이 .. 2012/01/09 810
57740 왜 한국엔 연기 잘하는 여자 영화배우가 없을까요? 27 스콜스 2012/01/09 3,459
57739 저같이 친구 만나는거 별로 안좋아하는 분들 계세요? 7 ㄹㄹ 2012/01/09 3,132
57738 친구한테 돈 빌려줘서 갚으라고했더니 "너 참 계산적이다.. 17 스콜스 2012/01/09 9,458
57737 김재철의 보복이 시작됐군요. 3 저녁숲 2012/01/09 1,845
57736 민주 통합당 모바일 투표 넘 어려워요 ㅠㅠ 도와주세요 2 .... 2012/01/09 588
57735 연애를 못해서 점점 이상해지는 친구가 있습니다. 7 히스테리 친.. 2012/01/09 3,533
57734 완전 100% 넋두리예요....맘이 많이 많이 심난해요 ㅠㅠ 7 그냥 징징... 2012/01/09 2,309
57733 저의 깨알같은 절약법 5 헤헤 2012/01/09 3,905
57732 초등 과학잡지, 구독 괜찮을까요? 4 초등엄마 2012/01/09 3,527
57731 풍년 하이클래드 압력솥 2인용2L, 3-4인용2.5L 어떤걸.. 11 잘모르겠어요.. 2012/01/09 6,915
57730 헬스장에 온 뚱녀들 볼때마다 웃음이 나와요 63 ........ 2012/01/09 17,037
57729 남자들이 말하는 진국 몇 번 소개 받았는데 14 ㅇㅇㅇ 2012/01/09 7,811
57728 동경여행 (관광객들한테 잘 알려지지 않은 거리나 장소 추천부탁드.. 6 ... 2012/01/09 1,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