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저는 초등학교때 왕따 피해자 입니다.

tomogirl 조회수 : 2,407
작성일 : 2011-12-23 20:27:58

 

   요즘 대전 여고생 자살 사건 때문에,, 어릴적 기억이 다시 살아나네요.

   나이는 30대 초반인데,

   저는 초등학교 5,6학년 약 2년간 친구로부터 괴롭힘을 당했어요.

   왕따 피해자에 대한 편견 중에 제일 억울한 것중에,

  뭔가 이유가 있으니깐, 왕따 당하는 거다,,, 라는 거....

  저요. 어릴적 성격이,,,  본래 조용하고 말이없고, 혼자 노는걸 좋아했어요.

  그래서 친구도 한두명 정도였고.

  공부는 잘했어요. 전교에서 놀았으니깐요.

  본래 4학년때까지 한 한교를 다니다가, 처음 5학년때 전학을 갔었어요.

  사실 그전까진 친구를 굳이 사귀고 싶다 라는 열망? 같은게 별로 없이, 혼자 잘 지내왔었는데.

  전학간 학교는 아무래도 오래동안 살던 동네를 떠나온지라,

  외롭더라구요.  그래서 제게 접근했던 친구가 있었습니다.

  적당히 활발하고,,,  본래 반에서 그 친구를 중심으로 3명이서 친했는데, 저까지 해서 4명의 친구가 되었죠.

  태어나서 처음으로, 여자애들끼리 무리? 뭐 이런거에 들게 되어서, 뭐랄까,,, 처음 이어서 그런지

  그 친구들이 참 좋았어요.

  근데 어느날 갑자기, 우리 무리중에 대장격?; 인 애가,

  절 괴롭히더군요. 뭐, 어찌보면 최악의 괴롭힘은 아니었죠.

  그 애 혼자 저를 괴롭혔고, 나머지 2명 친구들은 그냥 방관.  나머지 반친구들은 그런 상황을 전혀 모르는.

  어떤식이었냐면,

  제게 물건을 억지로 빌려가서 돌려주지 않고, 지나갈때마다,, 위아래로 째려보면서 훑어보고,,,

  제가 빤히 보고 있는데,  보란듯이 다른 친구한테 귀속말로 제 욕을 하고,

  방과후 학원을 가야는데 학원 못가게 하고. 자기들이랑 운동장에서 놀아야 한다고.

  제 슬리퍼 가방에 물을 한가득 담아 놓고.

  빨리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데, 늦은 시간까지 못가게 막고.

  그러면서 저랑 놀아주는게 아니라, 말로, 표정으로 괴롭히고. 째려보고....

  자세히 기억나진 않지만, 이런 식이었죠.

  그때 학교가 너무너무 가고 싶지가 않아서,,,  부모님이나 선생님께 차마 누구누구가 날 괴롭힌다는 말도 못하고..

  그냥 가기 싫다고. 일부러 지각하고. 전학 보내달라고 하고.

  그 누구하나,,, 제게 너 무슨일 있니? 이런말을 묻지 않더군요.

  그게 가장 상처였어요. 

  아무도 내 편이 없다는거. ...

  본래 성격이 순한편인데, 처음으로 사람을 죽이고 싶다. 자살하고 싶다. 는 생각들로 초등 2년을 보냈어요.

  생각해보니, 그 애가 절 괴롭힌게,,

  제가 초등학교때 공부를 잘했고, 남자애들한테 인기가 많았어요. 고백하는 애들도 많았고.

  굉장히 샘을 냈었어요. 자기는  인기가 많은것도, 공부를 잘하는 것도 아니었으니깐......

  지금 생각하면, 그런 애들 무시하면 되고도 남은건데..

  그때 당시에는, 그애가 절 괴롭히는 세상에서 벗어날 방법을 모르겠더라구요.

   어디가서 내 흉 보면 어쩌지? 등등 이런 생각들로......

   고등학교때 우연히, 그 애가 저랑 같은 학교에 들어왔었어요.

  그때까지도,,, 전 그애가 무서웠나봐요.

   진짜 아무것도 아닌애였는데.  결국 그애는 고등학교때 퇴학? 당한걸로 기억해요. 남자문제 때문에..

  

   제가 하고 싶은 얘기는,,, 이제 과거니깐,, 이렇게 아무렇지 않게 얘기할수 있어요.

   그렇지만,,, 당시 성장기 어린이로써,,, 받은 정신적 충격, 고통은 이루 말할수가 없어요.

   정말 정말,, 왕따는 범죄행위에요.

   한 사람의 인격을 짓밟는 범죄행위...

   그래도 제가 강한 면이 있었나봐요.

    중학교에 올라가서,, 다시는 그런 애들을 만나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제 성격을 싹 뜯어고쳤어요. 정말 180도로.

   일부러 외향적인 성격....  으로 만들고.

   누구에게나 노력하면서 친절한 모습으로.

   아무도 날 건드리지 못하게 하려면, 누구에게나 착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렸어요.

   그래서 초등때까진 없던 친구들이,,,  중학교때부터 친구가 굉장히 많이 생겼죠. 

   저는 살고 싶었거든요. 정말 살고 싶었다는 절박감....  그걸 너무 어린 나이에 깨달았어요.

   지금은요??

   적당히 공부 잘해서 대기업 다니고, 적당히 살고 있어요.

   근데,,, 어릴때 트라우마 때문인지,,,

   남들이 제게 피해를 줘도, 아무말 못하는 사람이 되어버렸어요.

   착한 여자 컴플렉스....

   물론, 동성 친구들하고는 문제 없이 지내요. 그냥저냥.

   남자를 사귀거나 하면,,, 아무리 제게 나쁘게 굴어도 전 무조건 받아줘버려요.

   내껄 못 챙겨요. 

   그리고,,, 자신감이 없고.

    자기애가 너무 없어요.

   겉으로는 그럴듯한 모습으로 사는데,

   내면은 안그래요.  좀 안좋은 상황이 벌어지면, 다 나때문이야.. 하는 비관적인 생각.. 혹은,

   남들에게 심한 피해의식......   그런걸로 마음이 병들었어요.

  겉으로는 절대 안그래 보이겠죠. 하지만, 내면의 제 모습은 초라하기 이를데 없습니다.

  날 사랑하는 법을 모르겠거든요.

  그게 너무 무서워요.

  열심히 해서 상위권 대학 나오고, 연봉도 높은 대기업도 다니고, 외모도 나쁘지 않은편인데.

  날 사랑하지가 않아요.

  30세 초반인데도,,,  유치하게 무슨생각을 하냐면,

  내가 날 사랑하려면, 내 스펙을 더 높여야해. 공부를 더 잘해야해. 그래야 날 사랑할수 있어..

  이런 생각들이 들어요.

  그래서,, 왕따는 범죄행위에요.

  그 애에게 너무너무 복수를 하고 싶었었지만, 고등학교때 그 애가 퇴학 당한 뒤론,

  걔도 벌 받은거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 한편으로는 속이 후련했지만.

  한번 인격이 망가졌다는 생각에 너무 괴로웠었어요.

  전 아직 미혼이지만,

  슬하에 자녀분을 두고 계신분들이라면,

   왕따... 이거 가볍게 넘길 문제가 아닙니다.

  지금은 아니지만, 제 부모님을 많이도 원망했어요.  왜 내 고통을 몰라주셨던걸까....

   물론, 부모님은, 니가 그런 얘기를 왜 안했냐고 하시죠.

  근데,, 그 나이때에는 친구와의 관계가 굉장히 중요해요. 그게 전부인거 같거든요.

  그래서 스스로 차마 그걸 깨지 못해요.

  그걸 이해해주고, 아이의 행동 등에 유심히 관심 기울려주세요.

  그리고 혹시 내 아이가 왕따의 가해자 이진 않은지도 꼭요.....

  전 나중에 결혼하면, 제 자식을 저처럼 키우기 싫어요.

  저랑 닮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요..

  긴글 읽어주시느라 수고하셨어요...

IP : 203.244.xxx.2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08842 운동하니까 뭐가 좋든가요? 7 동기가 필요.. 2012/05/12 2,374
    108841 82에서 추천하는 도로르 브라..이거 맞는지 좀 봐주세요~ 2 ... 2012/05/12 1,943
    108840 심상정....이거 미친거 맞죠? 31 새우잡이 2012/05/12 10,218
    108839 소소한것에 정이 뚝뚝 떨어져요 17 아효 2012/05/12 7,196
    108838 올것이 왔네요((속보))) 2 .... 2012/05/12 2,722
    108837 조산기로 극도로 조심중인데,, 주2회 도우미 아줌마 과한가요? 18 임신 31주.. 2012/05/12 3,206
    108836 이정희,잊지 않으마. 5 로뎀나무 2012/05/12 2,065
    108835 만화가게가 폐업을.. 24 qqqq 2012/05/12 4,048
    108834 스승의날 꽃은 정말 처치곤란일까요? 2 .. 2012/05/12 2,301
    108833 생리 증후군땜에 힘들어요...ㅠㅠ 6 TT 2012/05/12 1,895
    108832 교통사고 합의를 서두르려고합니다..ㅠ 7 맘편히치료도.. 2012/05/12 1,728
    108831 이정희 관악을 경선부정때 유시민이 다 뒤처리해주었는데... 3 에휴 2012/05/12 2,067
    108830 많은 사람들이 김혜경 선생님이라 하시니 67 ... 2012/05/12 14,507
    108829 갑자기 구성원이 장애인이 된 가족들이 상담 받을수 있는곳은 없나.. 5 ... 2012/05/12 1,637
    108828 유시민 맞으면서 느끼겠지.. 15 ... 2012/05/12 2,875
    108827 유시민+진중권이 새로 당 만들었음 좋겠네요 6 ..... 2012/05/12 1,723
    108826 유시민씨는 왜 저기랑 손잡은걸까요 21 류담 2012/05/12 3,041
    108825 딸기잼 만들고 있는데..열탕소독이요.. 6 ... 2012/05/12 2,818
    108824 진보당 공동대표단, 당권파에 의해 구타(2보) 6 참맛 2012/05/12 1,891
    108823 부산 코슷코 진상 여자 1 아 뒷골땡겨.. 2012/05/12 2,459
    108822 뚱뚱한 여자 좋아하는 남자들 많던데요 7 j 2012/05/12 21,835
    108821 살이 가장 찌는 음식이 중국요리 같아요 8 ... 2012/05/12 2,551
    108820 유시민의원님이 다쳤다는 말이 있던데 무사했으면 싶네요 15 뭐라고카능교.. 2012/05/12 3,272
    108819 일산에 40평대 아파트 좀 알려주세요 3 이사 가야 .. 2012/05/12 2,561
    108818 토끼네 집으로 오세요 같은 여자아이가 좋아할 만화좀 골라주세요 3 7살 2012/05/12 1,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