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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진세 이야기

학수고대 조회수 : 1,329
작성일 : 2011-12-23 18:05:03

누진세는 정의롭지 않다(소득세 최고세율 인상 움직임에 대해)

좌파 정치인,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소득세의 최고세율을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이 흘러나오고 있다. 내용은 현재 최고세율인 8800만원 초과 수입에 대해 35%를 부과하는 구조에서 그보다 상위 소득구간을 설정하여 더 높은 세율을 부과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작년 말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은 1억 2000만원 초과부분을 소득세율 최고구간으로 신설하여 40%의 세금을 부과하는 법안을 발의하기도 하였다.

우리나라의 소득세는 크게 개인소득세와 법인소득세로 나뉜다. 우선 법인소득세의 과세표준 구간은 두 단계로 나뉘는데 2억원 이하의 경우 10%, 2억원 초과의 경우는 22%이다. 누진 구조이긴 하나 단일세율에 가깝다. 반면 논란이 되는 개인소득세의 경우는 네 단계로 나뉜다.


최고구간을 신설해야한다는 주장의 근거는 몇 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한 국회의원의 말처럼 8800만원을 버는 대기업 부장과 수백~수천억을 벌어들이는 재벌총수의 소득세율이 동일하다는 것이 정의롭지 못하다는 것이다. 또 그간 부자에게 낮은 세율의 혜택을 준 것은 그들이 소비와 투자를 늘려서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함이었는데 부자들이 이런 의도와 다르게 행동함으로써 본래의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의견도 있다.

그들은 최고구간을 신설함으로써 이런 정의롭지 못한 상황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소득재분배를 통해 소득양극화를 완화시키고 세수증대를 통해 복지예산을 늘릴 수 있다는 보랏빛 청사진도 덧붙인다.

위와 같이 누진세가 정당하다는 주장에는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이 더 많은 세금을 내는 것이 당연하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물론 소득이 많은 사람은 그만큼 사회에서 제공하는 각종 공공재들의 혜택을 더 많이 본다고 볼 수도 있다. 따라서 위의 인식이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대가로 단일세율의 세금을 지불하는 것과 누진세율을 적용받는 것은 명백히 다르다.

누진세가 정당하다고 주장하는 자들은 결정적 논거는 소득재분배다. 이러한 주장은 근본적으로 소득에 대한 그릇된 인식에 기반 한다.

흔히들 소득은 분배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토마스 소웰의 지적처럼 '소득 분배라는 용어가 아무리 인기가 높아도 대부분의 소득은 분배되는 것이 아니다.’ 폴 헤인의 말처럼 '소득은 상호작용하는 여러 가지 의사결정의 산물이며, 이러한 의사결정은 각 개인이 내리는 것’이다. 즉 노력, 재능, 운과 같은 복합적 요소들이 작용하여 그가 생산한 재화와 서비스가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음으로써 주어지는 것이다.

애초에 소득은 분배되는 것이 아니므로 재분배라는 말 자체도 성립하지 않는다. 하지만 소득이 부자들에게 많이 분배되었기 때문에 국가가 나서서 재분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자들은 마치 누군가가 인위적으로 부를 분배하는 것으로 인식한다. 이들은 시장에서 어떤 식으로 부가 형성되는 지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부자가 많은 돈을 벌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시장에서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들을 제공했기 때문이며, 궁극적으로 자신이 생산한 가치로 다른 사람들의 복지를 향상시켰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들은 누구보다도 사회에 많은 기여를 한 것이며 따라서 누진세는 그러한 성취에 대한 징벌이나 다름이 없다.

끝으로 세율을 높이면 세금이 더 걷힐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것은 순진하다 못해 어리석기까지 하다. 세금은 기본적으로 근로의욕을 저하시킨다. 세율이 높을수록 그러한 경향은 더욱 심하다. 정규재 위원의 지적처럼 '빵을 만든 사람에게 우선권이 없다면 빵은 더 이상 만들어지지 않는다.’ 이뿐만이 아니다. 막대한 부가 해외로 유출되고 조세회피가 늘어날 것이 뻔하다. 이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얼마나 늘어날지는 예측조차 되지 않는다.

소득이 많은 사람이 단순히 더 많은 세금을 내는 것을 넘어 더 높은 세율을 적용받아야 한다는 인식은 그동안 의문의 여지가 없이 받아들여졌다. 이것 자체에 문제제기를 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곰곰이 따져보면 이러한 인식에는 어떠한 합리적 근거도 없다. 소득이 높은 사람이 사회로부터 받은 혜택은 단일세율을 적용받아 내는 세금으로 이미 충분하다.

자기보다 많은 부를 가진 자에 대한 시기심과 질투는 인간의 본성이지만 그것이 마치 바람직한 것으로 독려되고 국가가 나서서 그것을 해소해주려고 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누진세는 단적으로 소득이 높은 사람들을 희생하여 가난한 자들에게 혜택을 주는 구조이다. 다른 사람의 증오심을 부추겨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추구하는 자들은 교사죄로 처벌받아 마땅하다.

어떤 인간도 혼자서는 살 수 없지만 그것 때문에 특정인이 그가 사회로부터 받는 것보다 더 많은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 마찬가지로 어떤 사람이 다른 누군가보다 많은 권리를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다. 다른 사람이 피땀 흘려 이룩한 재산에 대해 마치 자신이 어떤 권리가 있는 것처럼 행동하는 자들은 이제라도 스스로가 얼마나 염치없는지를 깨달아야 한다. 다른 사람이 사회에 진 빚을 갚으라고 주장하기 전에 스스로가 다른 사람에게 얼마나 많은 빚을 지고 있는지 돌이켜보아야 할 것이다.

IP : 211.196.xxx.189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jk
    '11.12.23 6:31 PM (115.138.xxx.67)

    우씨!!!!!


    난 또 전기요금 얘기인줄 알고 클릭했잖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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