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를 접하는 순간 가슴이 털컥 내려앉았습니다.
저의 딸아이는 그 아이보다 더 심한 전교 왕따였습니다.
점심밥을 먹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체육시간에도 어느 친구도 짝을 해주지 않으려해서
선생님이랑 해서 연습이 부족해서 체육점수는 항상 최하위를 받아왔습니다.
고2 수학 여행을 제가 억지로 보냈습니다.
제주도에 도착하자 마자 아이가 울면서 전화가 왔습니다.
버스에서 혼자 앉아 있어야 했고 방안에서도 저의 아이랑 같이 놀려고
하는 아이도 없었데요. 심지어 저의 아이와 같은 방이 배정된 친구들은
저의 아이 혼자만 두고 다른 방에 가서 놀았데요.
또 차에 내려서 거리를 걷게 될 때도 아이는 혼자 다녀야 했고
사진도 선생님이 찍어주신 독사진만 찍어왔더군요.
아이는 발버둥을 치면서 집에 오겠다고 울고 불고 난리가 났었어요.
조금만 참아보자라고 아이를 다독거렸습니다.
아이가 하는 말이어쩌면 자기가 제주도 바다에서 빠져 죽을 수도 있다고 그러더군요.
그래서 저는 급히 제주도로 가려고 인천 공항으로 급히 갔었습니다.
공항에 도착하니 아이가 전화가 왔더군요.
'엄마, 걱정마, 내가 좀 더 참아볼께.' 하더군요.
이후 아이는 더욱더 친구들의 냉대와 따돌림으로 밤마다 울부짖었고 저는 매일
지옥같은 나날을 보냈습니다. 학교에선 저의 아이가 더 문제다 그러면서 저의
아이에게 심리치료를 시킬 것을 권하더군요.
저는 아이를 데리고 심리치료를 열심히 시켰어요. 하지만 친구들은 절대로 저의 아이를 받아주지
않고 심지어 학부모들조차도 저의 아이를 매도하기 시작하더군요.
이후 제가 알게 된 건 아이가 따돌림을 당하게 되면 일단 학교 선생님들 조차도 아이편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무리 심리치료 정신과 치료를 받더라도 그곳을 벗어나지 않는 이상
더 깊은 수렁에 빠지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의 아이는 얌전하고 착하고 여리며 공부를 열심히 하는 소위 말하는 범생이 과입니다.
주변에서 보는 저의 아이는 착하고 예의 바르며 똑똑하고 공부 잘하는 모범생이라는 것입니다.
왕따를 당하는 사람은 당할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너무 많더군요.
절대 왕따 당할 이유가 있어서 그런 거 아닙니다.
왕따를 시키는 아이들의 특성을 보면
1. 학교에서 잘나가는 아이에게 미움을 받은 아이는 그 아이로 인해 따돌림을 당하게 됩니다.
2. 학교 반장 부반장등 학교에서 알아주는 아이들에게도 잘못보이게 되면 그 장들이
욕설을 퍼뜨립니다.
저의 아이는 1번 유형 아이에게 욕을 얻어먹어서 그 아이가 퍼뜨려 그렇게 된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담임 선생님에게 생활 지도 선생님에게 심지어 교장 선생님에게 뛰어다니면서 우리 아이를 살려달라 했지만
결국 저는 두손 두발을 다 들게 되었습니다.
학교에선 귀찮은 존재쯤으로 생각하고 퇴학하길 은근히 권유하더군요.
제가 본 학교는 이랬습니다.
그래서 국가에서 운영하는 청소년 상담 기관에다 저의 아이를 의뢰했지만 이또한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전국 방방에 제가 전화 안해본곳이 없었고 아이를 살리기 위해 제가 가보지 않은 곳이 없었습니다.
단 한군데도 실질적인 도움이 되질 않았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마음을 단단히 먹고 아이와 한몸이 되었습니다. 아이의 친구가 되길 작정하고
아이가 하는 모든 말을 들어주고 무조건 내신 공부 열심히 하고 수능을 잘보자라고 다독거렸고
아이 친구엄마들과의 모든 연락도 끊고 아이를 위해 해 줄 수 있는 말을 하기 위해
저는 도서관에 가서 살았습니다.
다행히도 아이는 저에게 많은 의지를 했고 저는 아이에게 따뜻한 보호자로서 저희는
견뎌냈습니다. 작년에 대입에선 실패했지만 올해 저의 아이는 그토록 바라던 최고의 학교로
수시에 합격했습니다.
저는 아이가 대입에 실패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했고 아이는 재수학원서
재미있게 생활을 하며 상처를 어느 정도 아물게 된 거 같았어요.
이제 대학을 들어가면 그때의 상처도 떠오르기도 하겠지만 자신이 잘못해서 그런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다시는 지옥의 삶을 살지는 않겠지요.
만약 자살한 여고생을 제가 한번만이라도 만났다면
그 아이도 제 딸과 같이 견뎌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의외로 너무 많은 학생이 왕따로 지냅니다.
너무나 치졸한 집단에서 아이들이 매일 숨죽이며 살아가고 있어
안타깝고 슬픕니다.
아이가 따돌림을 당하면 엄마가 나서야 합니다.
절대로 아이를 다그치면 안됩니다.
아이의 친구가 되어주어야 됩니다. 그 아이의 모든 분노를 다 들어주고
맞장구쳐주고 욕도 같이 해주고 아이의 모든 감성을 다 받아줘야 합니다.
우선 아이부터 살려야 하니까요.
심리치료는 나중이고 부모가 먼저 아이를 껴안아줘야 합니다.
저의 아이를 욕하던 애들은 대학도 못가고 삼수 준비를 해야 된다고들 하는 말을
들었습니다. 수렁에서 건져내줄 사람은 정말 부모밖에 없습니다.
사랑스런 내 아이를 위해 뭔들 못하겠습니까?
배아파 낳은 내식을 위해 기꺼이 몸을 던졌던 저나 왕따라는 지옥을 견뎌낸
딸아이와 함께 저는 제 딸과 같이 신음하는 아이들을 위해 봉사를 하려고 마음을 먹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