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왕따는 아이의 본질일수도..

경쟁 조회수 : 1,338
작성일 : 2011-12-22 20:21:43

유아기때부터 또래아이들끼리 꾸준히 만나서 놀게했었어요. 그러면서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유심히 봐왔는데

유독..그 나이에도 다른 아이들을 살피며 뭐든 하나라도 자기가 나아야만 직성이 풀리는 아이가 있더군요.

 

친구 아이가 무서워서 벌벌떨고 미끄럼틀에서 못내려가면, 여봐라하며..밀치고 슝 내려가면서 승리감을 느끼고..

그런게 표정에서 다 보였어요.

 

그리고 조금 나이를 먹으니, 뜻대로 안되면 눈알 부라리고 이를 앙다물고..겁을 주면서 원하는 걸 얻어내기 시작하더군요.

무슨 놀이를 하든, 자기가 주도해야 직성이 풀리고요. 그럼 나머지 애들은..그냥 그 아이를 따라서 하더라고요. 근데 못따라하고 못끼는 아이가 있으면, 그 전체 아이들이 못하는 아이를 제껴놓으면서.. 묘한 쾌감을 느끼는걸 봤어요.

 

또래끼리 뭔가 일을 꾸미고 공모하고..그러면서 놀고 발달하고 그러는거죠. 그런데 그게 대체로..같이 놀고 함께 하고 나눠먹고 이런것 보다는.. 누군가 약자를 한명 제껴놓고 놀려주고..그러면서 더 큰 쾌감을 느끼더군요.

 

재미있는건..유아들이 많이 가는 공연이나 뮤지컬..이런거에도 그런게 꼭 나와요. 그러니까 등장인물 중에 꼭..야무지고 똘똘한 캐릭터가 있고, 덜 떨어진 캐릭터가 있는데.. 그 덜 떨어진 캐릭터를 놀려주고 그러면서 웃음을 유도하더군요.

 

그냥 우리나라가 이 모양인거 같아요.

 

못한 이를 제껴놓고 놀리면서..'최소한 나는 쟤보다는 낫다'라는 묘한 안도감을 느끼는것 같고요,  자기 스스로 주도적이고 잘났다고 생각하는 아이는 왕따를 주도할 테고, 그 외의 나머지 애들은.. 주동자를 따라가면서, 최소한 당하지는 않는다는 안도감을 느낄테고요. 당하는 아이의 괴로움이 크면 클수록, 쾌감과 안도감은 더 크겠죠.

 

이게 어쩌면..잔인한 인간성의 한 부분일 것도 같아요.. 어느 책에 보니.. 놀이터 정치..란 단어가 있더군요. 놀이터에서 더 쎈놈이 약한 아이 괴롭히는 거죠. 그냥 어린애들도 그런가봐요. 크면 클수록.. 괴롭힘이 정교하고 교활해지겠고 더 잔인해지겠죠.

 

누군가 그러던데, 가장 사악한 존재가 어린이라고 하더군요. 그걸 학교에서 순화시키고 사회화시키는거라고.

 

근데..우리나라 학교는.. 그 기능을 완전히 잃어버린것 같아요. 순화시키고 사회화 시키는게 아니라, 오히려 더 악독하게 경쟁하게 못하는 애들 완전히 깔아뭉개고.. 경쟁에서 치고 나가도록..

 

부모도 권위가 없고, 선생도 권위가 없으니.. 그 길길이 날뛰는 악마같은 왕따 주동자들을 무슨 수로 말릴 수 있을지..

 

전..요즘 왕따 뉴스 나올때마다.. 애들이 애들이 아니라 악귀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사자, 호랑이, 티라노 사우르스랑 뭐가 다르나요?

 

그냥 정글 속에 사는 동물하고 똑같지..

 

예전에 왕따글 보니까 어느분이 댓글 다셨던데.. 전부 눈감고 왕따 주동자를 이름쓰게 해서.. 그 아이를 전학가게 했다고..글을 올리셨더군요.

 

담임샘의 말을 듣지 않으면.... 이런 방법이라도 써서, 괴로워하는 아이가 단 한명이라도 있으면 그 아이를 위해 작은 조치라도 취해야 하는건 아닌지..

 

예전만 해도, 반에서 사고치고 가출하고 그런애 있으면..담임이 퇴근도 안하고 애들 잡으러 다니고 찾으러 다니고..그랬던거 같은데.. 그리 오래전 얘기도 아니고만..

 

에휴...

 

소심하고 모지라고 덜 떨어지고 그런 애를 키우는 입장에서..우리나라가 너무 무섭네요.

 

IP : 180.224.xxx.61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1.12.22 10:39 PM (14.45.xxx.55)

    그럼 성악설이 맞는 건가요? ㅠㅠ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75406 경주가서황남빵사려면 12 날수만있다면.. 2012/02/28 1,751
75405 2월 28일 [손석희의 시선집중] "말과 말".. 1 세우실 2012/02/28 563
75404 리코타치즈 구입하려는데 냉동이 가능한가요? 2 리코타치즈 2012/02/28 1,778
75403 코인 세탁건조기 사용하면 빨래가 줄어들까요? 줄어드나요 2012/02/28 1,122
75402 번데기를 좀 사고 싶은데... 질문이요 2012/02/28 1,213
75401 새코트도 드라이맡기시나요? 1 dry 2012/02/28 826
75400 아이들 열이..6일째 안떨어지는데..요즘 이런 증상이 유행인가요.. 8 걱정 2012/02/28 1,967
75399 드디어 적금 다 넣었어요~!! 5 흐흐흐 2012/02/28 2,245
75398 뭣 묻은 개들 이야기 1 사랑이여 2012/02/28 523
75397 비싼미용실 컷트와 저렴미용실 컷트 11 비교 2012/02/28 6,472
75396 손석희, 작심한듯 '민주당 융단폭격' 인터뷰 8 샬랄라 2012/02/28 2,345
75395 분당에 초등아이들 가서 책보기 좋은 도서관 조언 부탁드립니다 7 초등3,4학.. 2012/02/28 844
75394 빵맛이 궁금해요. 2 팔루아니 2012/02/28 773
75393 스마트 폰으로 82쿡 들어 오시는 분들께 6 보라 2012/02/28 1,165
75392 군데군데 뭉친 이불솜통 어떻게 해야 하나요?? 1 별표솜 2012/02/28 2,788
75391 2월 28일 미디어오늘 [아침신문 솎아보기] 세우실 2012/02/28 298
75390 영화 영매 보고 왔어요 영화보고나서.. 2012/02/28 795
75389 수도 샤워기 녹제거 필터 써보신분 계신가요 7 도와주세요 2012/02/28 3,299
75388 직장다니는 30대 중반 어머니들 요새 뭐 입고 다니세요? 13 김씨 2012/02/28 3,197
75387 아이폰 스팸 차단하는 프로그램 없나요? 1 ... 2012/02/28 746
75386 요즘 선거인단 모집하는거.. 랄랄라 2012/02/28 350
75385 기간제 교사는 개인과외를 할 수 있는지요? 13 수학때문에 .. 2012/02/28 8,642
75384 저 폐렴이라네요 4 아품 2012/02/28 2,240
75383 스마트티비.. 인터넷망 못쓰게 하던거요.. 랄랄라 2012/02/28 613
75382 전문의따고 군의관간 매부가 행시출신 공무원 17 ... 2012/02/28 5,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