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안타까워서 올린 글에, 여기 분들께 지금 20대 대학생들 중에 이런 생각 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글에 졸지에 알바와 지능안티로 몰려 버리네요.
제가 그 글을 올린 이유는, 아직 우리가 갈 길이 멀다는 걸 알리기 위함이었습니다. 우리가 분노한다고 해서 모두가 분노하는 건 아니라는 걸 보셨으면 해서였습니다. 그래서 더 열심히 끝까지 분노하자고 말씀드리고 싶었을 따름입니다.
20대의 보수화에 대한 기사나 칼럼 같은 것 한번도 보신 적 없으신가요. 서울시장 선거에서 나후보 20대 득표율이 30대, 40대보다 높았던 것 기억나지 않으시나요. 또 다른 예를 보여드렸을 뿐입니다. '왜 그럴까' 라고 의아해 하셨던 것에 대해 조금이라도 키를 드리고 싶었습니다.
저도 안타깝습니다. 저도 제가 차라리 알바였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제가 무슨 말을 해도 절 알바로 보시는 분들은 계시겠지요.
개념 20대 많습니다. 20대의 끝자락에 접어드는 저도 나름대로 부끄러움을 알고 행동하고 살고 있습니다. 주위에 퍼뜨리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좋은 스펙과 취직을 통해, 기득권 발목에라도 매달리고 싶은 20대들은 그런 여유조차 없고, 진보를 빈티난다고 생각하는 경향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저를 지능알바로 몰아 붙이셔도 하는 수 없습니다. 이게 사실이니까요.
이해합니다. 믿기 싫으실 거라는 것.
그런데 참 속상합니다. 학생사회의 반운동권 정서와 20대의 정치적 무관심을 전해드리려는, 그래서 아직 우리가 할일이 많다는 의도로 올려진 제 글이 알바 취급 당해서요.
여러분들이 오늘 속상하신 것 만큼 저도 속상하고 참담합니다. 여기서 알바로 몰려서 속상하고 또 속상합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 만큼 모두가 깨인 게 아니고, 그러니까 더 노력해야 합니다.
지금 외국에 사는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나꼼수 상품들과 책 사는 일, 그리고 재외국인 후보자 등록해서 선거하는 일 정도입니다. 아 물론 주위에 나꼼수 퍼뜨립니다. 아이폰 가진 친구들에게 들으라고 부추깁니다. 어리석다 소리 들으면서도 그래도 진보가 집권해야 한다고, 입에 은수저 물고 태어난 어떤 보수 선배랑 술자리에서 싸움 직전까지 갑니다. 극렬보수인 아버지를 만날 때마다 끝장토론모드로 돌입합니다. 그렇게 삽니다.
알바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몇 분이나 저를 이해하실 지 모르겠습니다.
저도 슬프고 외롭고 서운해서 넋두리하듯 글 올렸습니다.
보기 불편하셨다면 죄송합니다.
좋은 날 올 때까지 포기하지 말고 노력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