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우리 이제는 왕따라는 용어를 쓰지 맙시다.

싱고니움 조회수 : 740
작성일 : 2011-12-22 02:47:59

원래 왕따는 왕 따돌림의 준말로, 양아치애들이 교실에서 쟤 왕따야 쟤 왕따시키자 그런 식으로 쓰던것이라 합니다.

90년대 신문에서 설명하던 글을 본 제 기억 속에 당시 왕따의 유래가 남아있지요. 

언론에서 자극적인 제목을 뽑다 보니 그 아이들의 왕따라는 말을 가져와서 쓰게 된게 오늘에 이르게 된 듯합니다.

그런데 이게 제 생각에는 문제가 많아 보이네요.

한 두번 그렇게 왕따라는 집단 따돌림의 개념이 있다더라- 그렇게 인용되기 시작한게

이제는 어딜가도 왕따 예방, 왕따 아이 치유,우리 아이가 왕따에요...그런식으로 이 저급한 용어가 남용되다보니

이젠 따돌림 당하는 아이에대한 지칭으로 상담자에게나, 피해자에게나 가해자에게나 주변인이게나

아무 문제의식없이 정착화 된 것 같습니다.

원래 개념용어가 생겨버리면 그때부터는 그 용어에 맞는 상황이 생기게 마련인 듯합니다.

아 물론, 그 용어때문에 따돌림당하는 아이가 생긴게 아니다. 따돌림은 오래 전부터 있어 온 사실인데

왜 이 용어탓으로 상황을 희석시키고 어물쩡 넘어가냐 이런 문제제기가 있을 줄로 압니다.

하지만 용어는 인간 심리를 근본적으로 움직입니다.

옛날에는 성범죄에 대해서 강간이라는 말을 많이 썼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 성폭행이라는 개념을 도입해 용어를 바꾸었죠.

처음엔 어색했던 기억이 있습니다.뭘 때려? 맞는건가? 제가 어린시절 바뀐 용어를 뉴스에서 들을때마다 어색했죠.

그러나 이제 성폭행이라는 단어를 많이 쓰다 보니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성범죄의 희생자를

순결을 잃은 이-라기보다 이제 범죄의 피해자로 객관화시켜 보게 되는 순효과가 있다는 걸 느끼지는 않으시는지요?

 

이처럼 왕따라는 용어를 계속해서 쓰게 되면 무의식적으로 우리는

왕따라는 현상에만 주목하고, 이것이 범죄라는 사실에서 한 발짝 물러나게 되는 듯 합니다.

그리고 왕따. 왕따. 왕따. 라는 손쉬운 개념어를 많이 쓰게 됨으로써 아이들은 무의식적으로

쟤 왕따 시킬까? 쟤 왕따같애, 쟤 왕따야 식으로 

자기가 나쁜 짓을 하고 있다는 생각 없이 무작정 마음에 들지 않는 모든 상황의 아이들을 다 뭉뚱그려

한 카테고리에 넣고 왕따놀이를 즐기게 된다는 점이 큰 문제이지요.

만일 용어를 바꾸어서- 왕따라는 개념이 익숙하지 않을 당시-로 돌아갔다고 가정하고 말해봅시다.

쟤를 오늘부터 따돌리자, 쟤는 이제 우리의 집단 따돌림 희생양이야. 쟤랑 놀지 말자.

좀 어색하지 않나요? 뭔가 말하는 내가 그다지 유쾌하지 않은 짓, 별로 당당하지 않은 짓을 하고 있다는 느낌정도는 들죠?

조금은 가벼워보이는, 죄의식이 발견되지 않는 용어 뒤에 숨고, 용어로 모든 현상을 가리고

잔인한 범죄를 놀이같은 은어 뒤에 숨겨 한 아이를 잔인하게 생태계 먹이사슬의 희생양으로 삼는 아이들.

그리고 그 아이들에게 일이 터지기 전에 아무것도 제제하고, 보호하지 못하는 어른들...

 

지금이라도 교실 내 이슈, 도덕심과 우정에 호소해서 넘기기보다

집단 따돌림은 범죄라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시켜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지금이라도 왕따라는 용어를 쓰지 맙시다.

교실 내 집단 따돌림 범죄 , 교실내 집단 정서학대 - 등으로 - 분명히 이 사안의 범죄성을 인식합시다.

(저는 이 분야의 전문가는 아니기에 용어선택이 부적절할수는 있습니다.)

너무 길어서 언론사가 다루기 부적절할 수도 있습니다만, 다른 방안이 분명 있을것입니다.

저보다 더 현명한 분들이 이 문제는 생각해 주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같이 생각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분명 과거에도 따돌림은 있었습니다. 자살하는 학생도 있었고 잔인한 친구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어린 나이 아이들에게, 이렇게 잔인한 현상이 장난처럼 유행하는건 문제가 있습니다.

저는 그것이 왕따라는 개념의 무차별적 범람 탓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이라도 왕따라는 개념 뒤에 숨은 비열한 사람들을 끄집어내, 그들이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양심을 깨웠으면 합니다.

왕따는 가해자들에게서 나온 범죄인의 은어이지 정상인들이 쓸 용어가 아닙니다.

 

 

IP : 118.45.xxx.100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사그루
    '11.12.22 8:20 AM (121.136.xxx.28)

    저는 여태껏 그런 생각을 하지 못하였는데,
    글 읽어보니 저부터 당장 그 용어를 쓰지 말아야겠다는생각이 듭니다.
    옳은 말씀이세요.
    정말 왕따도 강간과 마찬가지로 범죄행위임에도 피해자에게 책임을 가하는 어조의 단어네요.
    살인이나 진배 없는 범죄고 가혹행위인데도요.

  • 2. 격하게공감
    '11.12.22 8:50 AM (114.201.xxx.169)

    82를 사랑하는 이유입니다.
    원글님같은 분들이 있다는거요.

    용어 자체에 범죄의 의미를 강하게 풍기도록 해야해요.
    윗분이 말씀하신 집단괴롭힘도 좋은것같고. 또 뭐가 있을까요?

    82의 집단지성으로, 자식 기르는 엄마들이 새로운 용어한번 만들어봐요.
    그리고 분위기를 꼭 바꿔냅시다.

    혹시 이글이 기사화되면서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킬수도 있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 3. 그렇군요.
    '11.12.22 9:14 AM (14.32.xxx.96)

    왕따가 아니라 집단 따돌림이니...집따/집따범죄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2743 피아노를 계속 쳐야 할까요....? 14 고민녀 2012/01/27 2,369
62742 우리애들 교육...너무 시대에 뒤떨어지는지.. 7 5세6세맘 2012/01/27 1,445
62741 서재에 만화책도 있나요? 7 하니 2012/01/27 873
62740 난폭한로맨스 너무 웃겨요.. 11 ㅎㅎ 2012/01/27 1,993
62739 50년간의 대북정책 진보.보수 비교 참맛 2012/01/27 427
62738 중학교 교복이요~ 8 학부모 2012/01/27 1,109
62737 교복사이즈.. 4 ㅎ ㅎ 2012/01/27 841
62736 제 꿈은 왜이럴까요? 2012/01/27 352
62735 초등학교 바로 옆동 아파트 많이 시끄러울까요? 13 제이미 2012/01/27 3,193
62734 화장품중에 "콜마"라는 회사 피라미드에요? 16 갸웃 2012/01/27 3,227
62733 아파트 당첨이 되었는데 망설여 지네요 좀 봐 주실래요? 7 ........ 2012/01/27 1,717
62732 아기 고양이가 빠진거 같아요 20 놀란토끼 2012/01/27 1,872
62731 중학교배정 바꿀수 없을까요? 2 걱정 2012/01/27 1,400
62730 설날에 받은 세뱃돈 어디에 맡겨야 좋을까요 3 세뱃돈관리 2012/01/27 782
62729 부모님께 드리는 돈을 줄이지 못한다고요? 1 세월갈수록 2012/01/27 981
62728 mp3 150곡 무료다운 가능한 리슨미 무료이용권 공유합니다 ^.. 33 짬뽕짬뽕 2012/01/27 1,743
62727 노처녀가 쓰는 글 3 그랬구나 2012/01/27 1,768
62726 돈달라는 말 하는게 힘들어요 7 indian.. 2012/01/27 2,069
62725 허당·꽈당·비서가했당…누리꾼의 한나라 새 당명 세우실 2012/01/27 715
62724 부산 해운대구 혼자살기 괜찮은 오피스텔 없나요 3 ... 2012/01/27 1,114
62723 갤럭시S3 어떻게 생각해요?ㅋㅋ 순박한소년 2012/01/27 498
62722 헬렌스타인 거위털 이불 좋나요?? 2 신세계 2012/01/27 1,710
62721 시댁 참 어려워요. 1 어려워요 2012/01/27 882
62720 고난의 원룸생활...계약기간 드뎌 만료됩니다. 1 러닝머슴 2012/01/27 1,331
62719 집들이를 하는데..프랑스인이 좋아할 만한 한식 메뉴는 뭐가 있을.. 10 집들이 2012/01/27 1,4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