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촌 조카녀석과 어쩌다가 페북으로 엮어있어요.
말이 사촌이지, 언니(고녀석 엄마죠)가 저희 집에서 살다가 시집갔고,
여튼 저한테는 친조카 같은 녀석이고 녀석도 그건 알아요..
올해 대학에 들어가서, 아주 신나게 놀고 있다고 하네요.
그러려니 했어요, 한참 그럴 때고, 재수해서 들어간 대학이라 더 좋겠다 싶어서.
그냥 놔두라고도 많이 했고..
근데 이녀석 페북에 보니까, 아마도 지 엄마랑 동아리 문제 때문에 다툰 모양이에요.
욱하는 맘에 써놓은 것 같긴 한데, 좀 충격입니다.
... (엄마가 한 동아리에 대한 잔소리...)
... 색안경을 박살내버리고 싶다.
... 진저리 난다.
... 언제 독립하지?
평소에 요즘 애들 같지 않게 참.. 촌티 날만큼 착한 녀석이었고, 그래서 그런지
어찌보면 별말 아닌 저말이 왜 이리 쿵하고 내려앉는 걸까요?
울 언니, 그 말많은(?) 대치동에서, 초등교사 형부 외벌이로, 전셋집 옮겨 가면서
두 아들 대학보낸 사람이거든요... 시댁, 친정 원조요..? 그런 게 있을리가요.
친정에서는 쌀과 부식 날라다 먹는 걸로도 많이 도움이 되시지만..
여튼 언니가 사는 걸 보면서 참 맘이 아플 때가 있었거든요.
어쩌다가 좋은 식당에 데려가면 낯설어하고, 옷 사 입은게 언제인지 몰라요... 아마 십 년은 됐을거에요.
화장품은 당연히 샘플이고, 제가 출장 갈때마다 한 두개 사다주는게 언니가 쓰는 가장 비싼 걸거에요.
오죽하면 미용실도 간지 몇 년이라고 머리 집에서 혼자, 아니면 형부가 잘라주고 그러는데..
쓰다보니 눈물 날라고 하네요..
여튼 그리 키운 두 아들 놈이, 하나같이 재수를 해서 그나마도 언니 등골을 빼더니,
큰놈은 법대 댕기는데 사시 힘들겠다고, 로스쿨을 간다고하고,
작은 놈은 학교에서 저리 놀고만 댕기는 것도 모자라서, 저 철딱써니를 어쩌면 좋을까요?
그래도 이 녀석이 제 말은 듣는 편이긴 해요.
제가 대학 때부터 용돈 쥐어주고, 지 엄마랑 의견 안 맞을 때마다 편 들어주고,
대학 진학 할때도, 언니랑 형부가 설득 하다하다 안되서 저한테 보냈었거든요.
이녀석 보다도, 아래 댓글이라고 달아놓은 친구란 놈들 꼬라지보니까,
.. 울 부모님도 그런다 ㅆㅂ 언제 독립하냐
.. 그냥 네네네네네네 하고 니 맘대로 해,,
이러고 있네요..
지금 페북에 댓글로,
지금부터라도 독립적으로 살라고, 니 밥 니가 해먹고, 니 용돈 니가 벌어쓰고,
니 빨래, 니 청소 다 니가 하라고.. 버럭 하려다가 일단은 참았어요.
항상 녀석 생각이 '엄마는 나를 이해 못하는 답답한 사람' 인 것 같아서
틈 날때마다,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될거다.. 하기도 하고 도닥도닥했었는데..
항상 녀석 생각이 '엄마는 나를 이해 못하는 답답한 사람' 인 것 같아서
틈 날때마다,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될거다.. 하기도 하고 도닥도닥했었는데..
지금은, 옆에 있었으면 등짝을 후려쳐주고 싶네요..
그냥, 저 정도는 자연스러운건데 제가 오바하는 건가... 생각을 하려다가도, 뭔가 되게 머리가 멍합니다..
히유, 한다리가 아니라 두세다리 건너 저도 이런데,
간간히 82 에서 아들이 욕을 했다는 등.. 그런 어머니들 얼마나 충격이셨을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