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금 만20개월 딸 키우는 전업맘이에요.
어느날 길을 건너는데 초등학교 때 미술선생님을 만났어요. (학교선생님은 아니고 가정집에서 미술가르치는 선생님)
근데 본인도 지금 손녀 돌보고 있다면서 놀러오라고 반가워하시더군요.
초대하셔서 놀러갔더니 간식도 주시고,우리애도 이뻐해주시고, 또 본인이 미술전공이라서
애하고 같이 채소로 물감찍어보기나 밀가루 덩어리로 반죽하기, 종이죽으로 탈만들기 등등을 아이랑 같이 하시더군요.
또래끼리 놀게 해줄겸, 자주 놀러오라고 하셔서 종종 갔어요. 갈 떄마다 빈손으로 간 적 없고
내 아이 간식은 물론, 그 아이 간식도 같이 싸갔구요.
그런데 같이 지낼수록 참..불편하더라구요.
예를 들면, 그 분은 제 부모님도 알고계시는데 제 부모님이 알부자인 거 아니깐
'너 유산챙겨라, 유산 꼭 챙겨, 요즘은 딸도 다 똑같이 받잖아' 이런말 서슴없이 하는데
내가 딸같아서 라기 보다는, 아들만 둘에 그 아들 다 힘들게 살고있으니 며느리한테 하고싶은말 나한테
대신 한다는 느낌이랄까...
전업인데 집에서 애한테 그런것도 안해준다는 둥(손수 빵을 구워서 케이크를 만들어 주랍니다.-_-; 것도 안해주냐고)
집에서 남편은 무조건 쉬게 해줘야한다는 둥, 주말에 남편 끌고 어디 놀러나온거 보면 남편들 불쌍하다는 둥
갑자기 시댁에 잘해야 한다는 둥, 시부모한테 잘 하라는 둥, 기억이 잘 안나는데
같이 붙어있는 시간이 괴로워지더라구요. 내가 왜 이런 소리를 듣고 살아야하나 싶고
관계가 되게 친밀하고 깊은것도 아니고 예전에 잠깐 알다가 지금 동네주민이라서 차 몇잔 마신 것 뿐인데ㅠ.ㅠ
제가 듣기 싫어하는 줄 알면서도 계속 하는데, 의도적으로 그렇게 한다는 확신이 듭니다.
본인 며느리한테 못하는거 나한테 한풀이 하는건지..(아들부부 내외가 맞벌이하고, 시어머니한테 월급주면서 아이 봐주는
식이에요)
그냥 내 또래면 무시하고 인연 끊겠는데 한떄 제도권은 아니었지만 선생님이라고 불렀던 사람이라 좀 불편하네요.
어색하지않게 관계를 좀 끊었으면 좋겠어요. 길에서 마주치면 인사는 하게요.
눈치도 없어서 전화 좀 안받거니 연락안하거나 하면 집으로 찾아와 인터폰이라도 하는 사람이라서요.
전화도 받을떄까지 계속 하구요. 맨날 맨날 놀러오라는데 이젠 같이 보내는 시간이 싫네요. 시어머니 만나러 가는듯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