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결혼 10년찬데 매년 시어머님께서 김장해서 보내주시거나 아니면 저희가 가져다 먹고 있어요.
그동안 제가 도와드린적도 없어요.
표면적으로 시어머니는 너무 좋으신 분이고 저는 나쁜 며느리예요.
실은 이래요.
김장철이 되면 늦가을 부터 초겨울 까지 5-6번에 걸쳐 약 10-20포기 정도씩 김장을 하세요.
제가 도와드리러 간다고 연락드리면 언제할지 모르니 오지 말라고 하세요.
그래도 너무 죄송해 그냥 내려가면 이미 다 했다고 하세요.
저 힘들다고 그러세요.
너무 감사하죠.
하지만 문제는 지금부터예요.
택배로 김치를 엄청나게 보내주세요.
배추도 함께요.
냉장고, 빌트인된 김치냉장고가 가득차요.
채소칸은 배추로 가득...
냉장고 문을 열면 틈이 없어요.
꽉찬 냉장고 저한텐 정말 스트레스예요.
냉장고 열때마다 짜증이 솓구쳐요.
매일 배추만 먹고 있지만
식사량이 작은 세식구라 좀처럼 줄어들지 않아요.
시댁에 전화 드릴때마다 물어보세요.
김치맛이 어떠냐 짜냐 얼마나 먹었냐.
매번 그 이야기만 하세요.
제가 많이 못먹었다고 하면 맛없으면 버리라고 하세요.
(사실 전 새우젓만 넣은 시원한 김치를 좋아하고 시댁김치는 여러가지 젓갈을 많이 넣은 진한맛김치랍니다.
하지만 저 음식버리고 이런거 잘 못해요. 그래서 어떻게 해서든지 다 먹습니다. 1년동안이요.
이제 다 먹었다싶은면 또 다음해 김장철이예요)
어제 전화중에 다음주에 저희집에 오실때 또 김치 가져다 주신데요.
제가 아직 많다고 했고 신랑도 강하게 말씀드렸어요. 넣어둘데도 없다고.
하지만 전 알아요. 또 가져오실꺼에요.
어제부터 김치생각에 마음이 무겁네요.
어머님께서 좋은 재료에 정성껏 만들어 보내주신다는걸 알기에 더욱그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