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10년만의 생일케잌

기쁜날 조회수 : 726
작성일 : 2011-12-21 10:45:37
오늘 거의 10년만에 케익을 샀습니다
아이들 키우면서 경제적으로 너무 쪼들려 작은 케잌도 살수가 없었습니다

쉬폰케잌과 생크림을 사다가 아이들과 케잌만들기도 해보고
나중에 생크림파는 매장이 문을 닫아
그 뒤부터는 그냥 쉬폰케잌과 빵이나 쵸코파이 과자로 대신했습니다

제일 작은거 사면 될거야니냐는 분이 계실지 모르겠지만
그거사서 입맛만 다시면 더 속상할것같았거든요

작년에는 친한언니가 크리스마스즈음에
라면박스로 한가득 과자를 사준 일이 있었어요
작년에 특히 더 어려워서 겨울을 어찌날지 까마득했습니다

그리고 막내 학교 담임선생님께서
선생님의 남편분 모임에서 불우이웃돕기를 한다며
그걸 저희에게 주신일이 있었어요

대형마트 상품권이었는데
저희집에서 왕복 택시를 타는거리였어요
주변에서 제 이야기를 들은 지인이 아예 그 상품권을 자기에게 달라며
현금을 바꾸어주어 아주 요긴하게 쓰면서 겨울을 났습니다

생일을 맞는 아이에게 아무것도 해줄수가 없었는데
과자를 보내준 언니와 상품권을 주신 선생님덕에 따뜻한 생일을 보낼수 있었어요

작년까지는 직장을 다니고 싶어도 다닐수 없는 환경에 있었지만
올해는 주변의 도움으로 작은 월급이나마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할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제 아이와 이야기하면서 케잌을 산다고 하자
케잌없어도 된다고 하는거예요
그냥 피자만 시켜먹으면 된다고 말을 하지만
이번 생일만큼은 생일숫자의 초를 끄면서 힘차게 노래불러주고 싶습니다

직장다니니까 이것저것 감사한게 참 많습니다

김장할때 좋아하는 굴을 사서 굴김치도 담고
아이 생일에 부담없이 케잌도 장만할수 있으니까요

케잌사들고 출근을 하는데
그동안 아이들에게 생일때마저 제대로 해주지 못한게 생각이 나서
큿등이 찡하니 눈물이 고이더라구요

지금 직장생활을 하면서 여러가지 어려움이 많아
치열한 삶을 살고 있지만
그래도 내 힘으로 자식들에게 더 당당하게 해줄수 있어서 좋습니다

오늘 생일인 아이는 이제 몇달후면 집을 떠나게 됩니다

힘들게 살아온 세월이었기에 기억하고 싶지않은 기억도 많을거예요
새벽에 내렸던 싸락눈이 조금씩 녹고 있네요
우리 아이 머릿속에 쌓인 힘들었던 기억도 조금씩 조금씩 녹아내리길 빌어봅니다
IP : 118.44.xxx.71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1.12.21 11:48 AM (14.43.xxx.193)

    그동안 고생많으셨어요. 아이를 위해서 힘내서 살아온 엄마의 모습이 읽혀져 눈시울이 붉어지네요.
    앞으로 더 더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2533 예전에 올라온적 있는 야매요리가 4 그냥 2011/12/26 2,108
52532 노란콩 쪄서, 말려서, 갈은거, 사용처 궁금해요 1 콩콩이 2011/12/26 682
52531 미치겠네요..동생부부한테 장난으로 상품권 줬는데 십만원짜리가 들.. 36 으악.. 2011/12/26 16,736
52530 한미FTA반대 현수막과 폰펫판매합니다. 2 자수정 2011/12/26 964
52529 정봉주에 대한 친박쪽 움직임 좋은 신호일까요? 12 송이 2011/12/26 2,560
52528 긴급 - 성폭행..말을못하겠어요.. 6 참맛 2011/12/26 9,164
52527 여성노숙인들, “엄동설한에 잠 잘 곳이 없어요” 2 참맛 2011/12/26 1,595
52526 적극적인 왕따도 문제지만 존재감 제로도 문제, 예전의 저 1 ........ 2011/12/26 1,468
52525 아주어린유아때도 힘의논리가 지배하더라구요. 4 gg 2011/12/26 1,566
52524 요즘 운동 뭐 하세요? 3 ... 2011/12/26 1,822
52523 야간쇼핑하다가 초유사버렸어요... 1 수정의혼 2011/12/26 1,768
52522 최근에 생산된 드럼 세탁기 써보신 분 어떠신가요..? 11 ... 2011/12/26 2,363
52521 공영주차장에 발레비를? 십년후 2011/12/26 1,506
52520 국민대 정치외교학과와 사회학과 둘중 어느 곳을 넣을까요? 11 마하트마 2011/12/26 3,525
52519 운동잘하면 일단 왕따되기가 힘든가요? 26 ?? 2011/12/26 6,454
52518 왕따 당했을때 아이에게 어떻게 대처하라 가르쳐야하나요? 7 ........ 2011/12/26 2,595
52517 학교폭력을 위해 상담전문가 대거푼다는 무식한 정부 11 ----- 2011/12/25 1,782
52516 며칠전 위내시경검사를 했는데 4 심각 2011/12/25 2,586
52515 통풍환자가 아마씨를 먹어도 되나요? 5 걱정맘 2011/12/25 3,967
52514 (급질!!)아이스박스 스티로폼 재활용 맞죠? 내놓으면 가져갈까요.. 2 급해용 2011/12/25 4,080
52513 파리바게트 정말 짜증났어요. 6 .. 2011/12/25 5,831
52512 희한한게 나왔는데요, "대통령 측근비리 종합 현황도&q.. 참맛 2011/12/25 1,967
52511 보건소or 소아과? 3 예방 접종 2011/12/25 869
52510 자주 못보고 전화자주 안하고 사는 형님한테 명절날 뭐라고 인사해.. 2 ㅇㅇ 2011/12/25 1,298
52509 화요일에 태백 눈꽃 열차 예매해 놨는데요 8 난감 2011/12/25 2,1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