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10년만의 생일케잌

기쁜날 조회수 : 894
작성일 : 2011-12-21 10:45:37
오늘 거의 10년만에 케익을 샀습니다
아이들 키우면서 경제적으로 너무 쪼들려 작은 케잌도 살수가 없었습니다

쉬폰케잌과 생크림을 사다가 아이들과 케잌만들기도 해보고
나중에 생크림파는 매장이 문을 닫아
그 뒤부터는 그냥 쉬폰케잌과 빵이나 쵸코파이 과자로 대신했습니다

제일 작은거 사면 될거야니냐는 분이 계실지 모르겠지만
그거사서 입맛만 다시면 더 속상할것같았거든요

작년에는 친한언니가 크리스마스즈음에
라면박스로 한가득 과자를 사준 일이 있었어요
작년에 특히 더 어려워서 겨울을 어찌날지 까마득했습니다

그리고 막내 학교 담임선생님께서
선생님의 남편분 모임에서 불우이웃돕기를 한다며
그걸 저희에게 주신일이 있었어요

대형마트 상품권이었는데
저희집에서 왕복 택시를 타는거리였어요
주변에서 제 이야기를 들은 지인이 아예 그 상품권을 자기에게 달라며
현금을 바꾸어주어 아주 요긴하게 쓰면서 겨울을 났습니다

생일을 맞는 아이에게 아무것도 해줄수가 없었는데
과자를 보내준 언니와 상품권을 주신 선생님덕에 따뜻한 생일을 보낼수 있었어요

작년까지는 직장을 다니고 싶어도 다닐수 없는 환경에 있었지만
올해는 주변의 도움으로 작은 월급이나마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할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제 아이와 이야기하면서 케잌을 산다고 하자
케잌없어도 된다고 하는거예요
그냥 피자만 시켜먹으면 된다고 말을 하지만
이번 생일만큼은 생일숫자의 초를 끄면서 힘차게 노래불러주고 싶습니다

직장다니니까 이것저것 감사한게 참 많습니다

김장할때 좋아하는 굴을 사서 굴김치도 담고
아이 생일에 부담없이 케잌도 장만할수 있으니까요

케잌사들고 출근을 하는데
그동안 아이들에게 생일때마저 제대로 해주지 못한게 생각이 나서
큿등이 찡하니 눈물이 고이더라구요

지금 직장생활을 하면서 여러가지 어려움이 많아
치열한 삶을 살고 있지만
그래도 내 힘으로 자식들에게 더 당당하게 해줄수 있어서 좋습니다

오늘 생일인 아이는 이제 몇달후면 집을 떠나게 됩니다

힘들게 살아온 세월이었기에 기억하고 싶지않은 기억도 많을거예요
새벽에 내렸던 싸락눈이 조금씩 녹고 있네요
우리 아이 머릿속에 쌓인 힘들었던 기억도 조금씩 조금씩 녹아내리길 빌어봅니다
IP : 118.44.xxx.71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1.12.21 11:48 AM (14.43.xxx.193)

    그동안 고생많으셨어요. 아이를 위해서 힘내서 살아온 엄마의 모습이 읽혀져 눈시울이 붉어지네요.
    앞으로 더 더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89250 능력과 체력은 안되는데, 열정만 큰 삶의 애로사항들.. 2 겨울속의봄 2012/03/28 1,244
89249 이제훈이 나온 영화'파수꾼' 3 감탄녀 2012/03/28 1,777
89248 서울대 학생인데. 3 ㅎㅎ 2012/03/28 2,403
89247 82에서 배울 게 얼마나 많은데요. 3 달라요 2012/03/28 1,126
89246 항상 지갑에 현금 없는 사람.. 55 어디서든 2012/03/28 14,853
89245 백일 안된 아기 유모차 필요할까요(제품 추천 부탁) 2 요리잘하고파.. 2012/03/28 1,323
89244 옥탑방보고 따라해봤어요.... 8 드라마주인공.. 2012/03/28 2,510
89243 요즘 애들 영어유치원이 일반적인가요? 19 영유 2012/03/28 2,182
89242 회비모은돈을 친정언니가 빌려달라는데요... 7 로즈 2012/03/28 3,392
89241 은행금리 밝으신 분 좀 가르쳐 주세요 2 sksmss.. 2012/03/28 1,472
89240 밑에 반모임 나와서 말인데요.. 반모임이 뭔가요??? 4 그럼 2012/03/28 1,767
89239 sky졸업한 딸...죽 쒀서 개준 기분... 147 ㅠㅠㅠ 2012/03/28 25,215
89238 아이학원 영어 도움좀 주세요.. 2 무식엄마.... 2012/03/28 692
89237 피부관리를 받았어요. 3 어제 2012/03/28 1,827
89236 유아인은 여자에게 박애주의자라 인생이 험난해진거 아닌가요 1 패션왕에서 2012/03/28 1,371
89235 실험결과 100% 완치… 극적인 암치료법 발견. 5 단풍별 2012/03/28 2,376
89234 어린아이 포경수술 문의 3 병원문의 2012/03/28 1,435
89233 30대 중반 남자옷 어디가 이쁜가요?? 카프치노 2012/03/28 1,149
89232 급질))남편이 아픈데 서울 괜찮은 회전초밥집 추천해주세요 6 아파요 2012/03/28 1,409
89231 우울증 치료해보신분 계신가요 4 우울증 2012/03/28 1,434
89230 집 수리 맡길 때 계약서 쓰는 건가요? 3 .. 2012/03/28 2,127
89229 ‘4대강’ 공사 기간 중 낙동강 수질 물고기 급감할 정도로 크게.. 2 세우실 2012/03/28 755
89228 ebs 프로 중에 우리 말의 오용사례나 중요성, 아니면 넓게 우.. 문의 2012/03/28 766
89227 창문 새로 바꾸는 거 비쌀까요? 3 엘라 2012/03/28 1,429
89226 82에 와서 창 닫을때마다 광고창.. ㅠㅠ 저만 그런가요? 4 풍경 2012/03/28 1,2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