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상당히 사교적이예요 사람들도 참 좋아했어요
사람들 모두 넌 영업직이나 강사 같은 걸 하면 참 잘할거라고 그랬어요
저나 타인들이나 말입니다 그리고 우스개 소리도 잘해서
어떠한 자리나 모임에서 3분마다 꼭 웃겨서 사람들이 저를 재미있는 사람으로 기억했어요
저를 보자마자 웃을 준비를 늘 하곤 하는게 느껴지구요
그런데 저는 나이가 점점 들면서 그런 나를 그러니까 그 캐릭터를
의무적으로 유지 한다는 기분이 들어요
30대 중반이고 전업 주부라 거기에 제 연고지에서 지방 멀리
결혼을 해서 딱히 모임이나 사람 많이 만나는 것도 아니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정 의리 생각해서 제가 오래 차 타고 가서 친구들 만나는 것을
친구들이 인정해 주고 좋아했어요 애인이 있던 없던 결혼을 했던 안했던
변화없는 제 모습을 좋아하고 인정들 해줬구요
그런 제가 좋았는데 요즘들어 저는...
참 피로해요 뭐랄까 친구들이 싫어진건 아닌데 너무 소비적인 만남 같아요
그냥 밥먹고 했던 이야기 (이미 우리 오랫동안 친해져서 무슨말을 할지
서로 깊이 알아서 딱히 할말도 없는데요)
그런 시간들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좀 변한걸 친구들이 알고 바쁘니? 라고 물으면
운동 간다 아이 공부 시킨다 이런저런 말을 하는데 친구들도 뭔가 달라진 저를
느낌으로 아는 거 같아요 저는 이젠 친구들 안만나고 혼자 책을 보거나
아이 교육 정보 공부 하거나 운동 등으로 너무 하루하루 바쁘거든요
그리고 친구들 만나서 보드게임을 하거나 책을 보고 토론을 하거나 하는 것도 아니고
(뭐 이런게 이상적인 건 아니지만)
그냥 수다만 하다 헤어지는 그 시간들이 날아가는 거 같아 싫어요
제가 은근히 그런식으로 하는거 어떠냐 유도 했지만 다들 저를 신기하듯 보고
귀찮아 하고 수다 즐기기를 원하는 거 같아요 그냥 편안히...
그렇다고 외로운 것도 아닌데 친구들에게 미안하네요
그렇다고 너희들과 있는 시간이 무의미해 지쳐 라고 말할 수도 없고요
남편에게는 말을 했어요 만나서 쓰는 돈도 아깝고
나도 변하는 거 같다고...
이러다 서서히 친구들이 멀어지겠죠?
그렇다고 제 마음을 억지로 누르고 시간 허비 하는 기분도 싫은데..
연말이라 그런가 이런저런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