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외국에서 살다가 출산준비하러 갓 한국 들어온 임산부입니다.
외국에서 초음파 검사 받을 때, 아기가 딸이라는 말을 들었어요.
저는 솔직히 임신 초기 자체가 너무 힘들고 계획임신도 아니었고 해서
딸이든 아들이든 머...심드렁했었는데
아기가 딸이라니까 오히려 애정 폭발하더라고요.
딸아기와 같이 지낼 날들이 기대되고...임신 중에 어떤 '기대감'이 생겨난 게
이때가 처음이었던 거 같아요.
그런데 남편은 그전부터 아들을 원했어요.
남편 자신이 남매 둘뿐인 집안에서 상대적으로 우대받고 자란 듯하더라고요.
집안에서도 장손이고...그리고 무엇보다 남편 자신이 아들을 원하는 것 같았어요.
뱃속아이가 딸인 걸 알고 나서는 하는 말이 '같이 목욕탕도 못 가잖아'
뭔가 아들키우는 아버지의 로망 같은 게 있었던 건지....
저도 아이가 딸인 걸 알고는 딸키울 엄마의 로망 폭발이었던지라 ㅎ
저기까지는 이해할 수 있었거든요.
그러다 제가 한국에 와서 병원 정하고 좀더 자세히 검진받고 하는데
남편이 병원 다녀온 일 물을 때마다 "초음파 검사할 때 딸인지 아닌지 안 가르쳐줘...?"를
계속 묻네요.
저는 처음에 딸이라는 소리를 들었으면 포기할 줄 알았는데;;;
미련이 큰건지 에휴
저 자신을 위해서는 딸이었으면 좋겠지만(그리고 이미 딸이겠지만 ㅎㅎ)
이미 뱃속아이에게 어느정도 애정이 생긴 지금, 오히려 저는 아이 성별에 크게 구애받지 않을 거 같은데
남편은 계속 미련을 못버리는 것 같으니...
남편은 왜 그리 아들을 바랄까요?
저희 부부는 이 아이 하나로 끝내려고 하거든요. 경제적 상황도 그렇고, 저 자신의 건강도
썩 좋은 편은 못되고, 여러가지로 하나만 낳고 싶은데...
그 생각을 남편도 하기에 더 저렇게 아들에 미련을 못 버리나 싶구요.
그래도 딸 낳아서 막상 눈앞에 있으면, 제 남편같은 아빠도 이뻐할까요?
2.입덧이 심하긴 했지만, 주로 메스껍고 음식 종류를 가리는 형태로 찾아왔어요.
구토는 거의 안 했어요. 손에 꼽지요. 한 5번이나 했나...
기름진 게 싫어서 음식에 참기름 들어가는 것도 싫어했고, 한식만 먹었어요.
하지만 외국에서 한식 찾아 만들어 먹기가 쉽지는 않죠.
그러다 초기에서 중기로 접어들 때쯤 식탐이 오기 시작했어요.
그때는 간간이 외식도 배터지게(...)하고 집에 오자마자 잠들고 그랬어요.
그래서 저는 제가 한국에 들어올 무렵, 살이 생각보다 너무 쪘으면 어쩌나 걱정했거든요.
(외국 집에는 체중계가 없어서, 한국 떠난 뒤로 한번도 체중을 재본 적이 없어요)
그런데
한국에 입국해서 친정 엄마가 저를 보시고는 제일 먼저 하시는 말씀이
왜 이렇게 말랐냐고, 얼굴이 너무 말랐다고...
저는 비행기 너무 오래 타서 그런 걸 거라고 그러고, 집에 가서 체중을 재봤는데
살이 쪄 있기는커녕
결혼 전보다 5kg가까이 빠져있더라고요;;;
입덧하면서 쏟아낸(?)것도 없고 하루 두 끼는 최소한 먹어서, 살이 빠졌을거라곤 생각 못했는데..
친정엄마가 속상하셨는지
이제라도 많이 먹으라고, 음식도 만들어주시고
먹고 싶은 음식 있으면 외식도 맘껏 하게 해주셨어요.
게다가 제가 아직도 시차적응이 덜 되어서
초저녁만 되면 졸려요;;;
그래서 저녁만 먹으면 쓰러져 자버려요.
그러고 나니
무려 3주만에 3kg가 쪄버렸네요;;;
이러고 나니 또다시 고민이네요.
임신중 살이 너무 빠져도 문제지만,
그리고 영양불량일까봐 한국와서 더 잘 챙겨먹기도 했지만
3주에 3kg는 임산부라도 심한 거..죠?
저 참고로 딱 5개월 찍었거든요.
체중조절(살을 빼는 건 물론 안되고, 좀 덜 먹는다든가)을 해야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