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가 지목한 굵직굵직한 '악'들이 이제 거의 다 사라져간다.
양극화, 냉전시대가 끝이 났고,
파시즘도 끝이 났고
공산주의의 너덜너덜하고 초라한 막도 내렸다.
모두가 함께 악이라고 규정하는 어떤 대상이 존재할 때
나머지는 그것을 비난하고 비판하는 동시에 정의의 편에 설 수 있다.
이제 그런 악의 실체, 큰 놈(?)들이 신의 손으로, 그 심판의 손으로 넘어갔다.
그렇다면 이제는 무슨 악을 위해 싸워야 하는가?
적은 외부에 있는 놈보다 내부의 것이 더 무섭다.
무정함과 무자비함!
우리의 내부에는 이런 무서운 놈이 남아있다.
분단의 세월동안 우리는 북한에 억류되어 있는 이들을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인정하고 싶지 않은 마음으로 살아왔다.
그래서 뉴스에서도 너무 당연하다는 듯이
개성공단을 비롯한 북한에 파견된 대한민국의 국민이 900여명이 넘는다는 보도를 한다.
어찌 그 900여명만이 대한민국 국민인가?
60년이 넘는 세월동안 폭력과 억압과 강포에 붙들려 살아온 가련한 영혼들은
대한민국의 국민들이 아니란 말인가??
김정일 역시 신의 심판앞에 무기력한 한 호흡, 한 줌 흙일 뿐인 인간이었다!
그 악의 화신은 '죽음'을 맞이하였지만
우리 내부에 엄연히 살아서 꿈틀거리는 무정함과 무자비함이라는 '악'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
이것이 남한에 남은 숙제일 것이다.
북한을 어떻게 품을 것인가??? 하는 더 큰, 더 의미 있는, 더 중요한 문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