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수업, 문화센터 수업 등에서
큰 무리 없었고, 선생님들과의 상담에서도
별다른 지적 상항 없어 그냥저냥 잘 크고 있다고 여기고 있었는데요.
이제 8살 되는 남자아이입니다.
동네에서 동갑내기 여자애 둘이랑 소모임으로 영어하고 있는데,
오늘 끝나고 나서 얼굴 보니 뚱...(막 울기 직전)
갑자기 배가 아프다고 난리.ㅠㅠ
선생님 말로는 우리 애가 게임에서 3등을 했다네요.
뭐 그럴 수도....다들 별일 아니네...저도 그럴 때도 있지 하고 위로해주는데
아이가 심상치 않더라구요.
일단 집으로 데리고 와서
수업 시간 어땠는데..하고 물으니
한 아이가 게임하는데 자기가 하려고 하면 자기 옷을 당아당기고 밀치고
그러면서 본인이 제대로 못했다고 엉엉 우네요ㅠㅠㅠ
순간.........띠용.
드디어 올 것이 왔다는 느낌이....!!!
저도 막...욱해지려는 거 꾹 참고.
열심히 하려고 그랬는데 친구가 방해했으면 마음 아팠겠다.
그래도 친구가 그렇게 하면 우선 내가 싫다고 얘기를 해야지..했더니
애기했는데...계속 했다고..
몇 번 그래도 계속 하면 선생님께 말씀 드려야지.
선생님은 우리말 못하시잖아...
그러면 다음엔 더 세게 말해. 더 강력하게 싫다고. 하지 말라고.
(급 소심해지더니) 고개를 절래절래 못 하겠다네요.
몇 번 실갱이하다가
마침내.........................이 말 하고야 말았어요.
그래도 안되면 싸워야지.
너도 밀쳐!
(놀란 토끼눈으로 쳐다보는데)...제가 지금 뭘 하고 있는 건지..^^;;;;
치고 받고 싸우라는 게 아니라
네가 싫다는 걸 분명히 말하고, 그래도 계속 방해하면 그걸 못하게 막으란 말이야.
아침엔 친구한테 양보하라며? (제가 오늘 아침 유치원 보내면서 한 말입니다)
그런 하나씩 하나씩 나눌 때 하는 거지
네가 결국 이렇게 손해보고 울면서 무슨 양보니? 너가 싫다면 분명히 큰 소리로 얘기 해야지!
배 아팠던 건 스트레스때문이었던지
몇 번 쓰쓱쓰쓱 문질러줬더니 괜찮다고..졸리다네요.
그리고는 이내 잠들어..지금 잠 들었어요.
에효..
어쩌면 단체생활에서 수없이 일어날 수도, 혹은 이미 일어난 일인데
바로 당장 내 눈 얖에 띄여서 이제서야 알게 된 건지.
아니면 오늘 우연히 어쩌다 생긴 일인지.
이제 앞으로 멀고 험한 세상으로 들어가는 걸 시작하는 건지....
같이 수업하는 다른 한 엄마에게서
방금,....그런 모습 처음이라고 무슨 일 있었냐고 전화까지 받고 보니
기분이 착찹해집니다. 에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