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사이 좋으세요.
저희 엄마가 워낙 사람이 조용조용하고 바라는거 없고 남 배려 하는 편이고
아빠도 처자식 위한다면 위하는 사람이고 해서...
근데 얼마전에 저희 외삼촌이 돌아가셨어요.
편찮으시다가 돌아가신건데 엄마가 한참 계속 얼굴이 생각나고 눈물만 나고 그런데요.
그런 상황에서 아빠가 연말 약속들을 막 잡기 시작한 거에요.
그래서 엄마가 조용히, 있는 약속이면 나가겠지만 지금 약속을 해서 사람들을 만나고 싶지는 않다. 혼자 있고 싶다. 했더니
아빠가 빨리 일상으로 돌아오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그랬다고 했대요.
엄마는 나한테 물어봐야죠. 하고... 넘어갔는데
아빠가 외할아버지 제사 지내는날 (제사를 이번에 지내냐 마냐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었어요. 결국 안 지내기로 했고요) 약속을 잡더래요.
그래서 엄마가 너무 기가 막혀서 제사를 빠지고 약속에 갈수는 없다고 했더니
아빠가 한번쯤 빠지면 안되냐 친할아버지 제사는 안 가지 않냐 해서 엄마가 마구 소리를 지르고 펑펑 울었대요.
엄마는 소리를 안 질러요... 진짜 평생 처음 그렇게 이성을 잃고 화를 낸듯...
근데 아빠는 한번쯤 빠지면 안되냐는 소리는 나중에 한 적이 없다고 말을 바꿨는데
엄마 말로는 녹음을 했었어야 한다고.
제 생각에는 아빠가 그런 말 하고 나중에 그런 뜻은 아니었다고 말을 바꾼거 같아요.
암튼 엄마가 너무 화를 내니까 아빠가 움찔해서 아니다 난 그런 말 한 적 없다 다 오해다 이제 잘 지내자 하고 문자를 보내서 엄마가 나는 내 심정을 말로 표현할수도 없고 말을 서로 한다고 해서 서로 정확하게 전달이 되지도 않는거고
그냥 이 문제는 덮어라 말하고 싶지 않다 답문을 보냈대요.
그리고 나서 아빠가 무슨 보석을 사다주고 표면적으로는 잘 지내는데 엄마는 아직 마음이 안 풀리고
결국 인생은 너는 너고 나는 나지 한번 꼬인 문제는 말을 할수록 더 꼬일밖에 없다고 씁쓸해하고
아빠가 또 거기다 대고 나도 당신이 나한테 너무 화를 내서 서운했다고 말해서 또 기가 막혀하고 있어요.
저는 아빠가 좀 남의 마음을 이해해주는 사람이 됐음 좋겠어요.
평소에도 제가 회사일로 어쩌고저쩌고 하면 너네 직업처럼 편한게 어딨냐고 하고 암튼 남의 문제는 굉장히 작은 문제처럼 말하고 아마 엄마에 대해서도 그렇게 대한거 같아요.
이번에도 아빠가 자기 생각만 하고 자기 감정만 중요하고 남을 이해하지 못해서 생긴 문제 같거든요.
제가 아빠한테 엄마는 이런점이 섭섭해하는거다, 아빠가 이런 문제가 있다, 이런 말을 해도 될까요?
자기 식으로 잘해주고 마음이 풀리길 기다리는거가 아니라 정말 엄마의 마음이 어떤지 이해를 하려고 해야 한다,
아빠도 생각해봐라 외삼촌이 그렇게 가고, 엄마가 지금 사는게 사는게 아닐거다
일상으로 돌아왔으면 좋겠지만 좀 조용히 기다려주고 하면 엄마도 그런걸 알아줄텐데
아빠 식대로 다 하고 나서 왜 난 그런 뜻 아니었는데 그런 의도 아닌데!!!! 하면 어떻게 하냐
이런 식으로 말하면 가르치려고 드는걸까요?
답답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