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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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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랖과 배려심의 간극 - 떡볶이 글을 읽고서

희망사항일뿐 조회수 : 2,418
작성일 : 2011-12-17 09:03:51
내가 1을 주되 그건 상대가 원했을 때그게 1.1이 되어서 돌아오고또 그것이 1.2가 되어 상대에게 가고이런 식으로 약간만씩 더해져서 돌아간다면그야 말로 아름다운 세상이 되겠지만그게 실질적으로 어려워지고나는 좋아서 줬는데 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나중에 갚아야 할 것 같아서 부담스러워질 수 있지요.
그래서 내건 내가 책임진다 가 현실적으로 합리적인 방법인 것 같아요.
떡복이 건도 옆에서 안 먹는 아이가나 사실 떡복이를 먹고 싶은데 지금 돈이 없는데다음 번에 내가 같은 걸 살테니 오늘 반만 먹어도 될까 라고 했는데
그때 싫어 나 혼자 다 먹을거야
이런다면 인간미가 없는 것이지.상대가 원하는 지 원하지 않는 지 말로 하지 않았는데  추측만으로 대단한 배려심을 베푸는 양 줘야한다는 논리는 아닌 것 같아요.
반찬이 차고 넘치는 데 자꾸 시어머니가 반찬해다 준다던지 별로 친하게 지내고 싶지 않은 이웃인데 시골에서 가져온 것이라면서 음식을 갖다주면서 자꾸 다가온다던지 이런 상황은 주는 쪽에서는 배려지만받는 쪽에서는 오지랖이지요.
독신으로 살고 싶은데 왜 결혼안하냐면서 원하지도 않은데 멋진 남자를 소개해주는 것도 마찬가지예요. 
아이들에게는 어릴 때 부터 자기일을 스스로 책임지게  하고 아기들이나 아이들도 나만큼의 능력이 있는 사람으로 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내가 내것을 못 챙겼을 때는 불이익을 당한다고 배워야 할 것 같아요. 현실은 더 혹독하니까요.
자녀분께 준비물을 두개씩 챙겨주시는 어머님은 본인은 좋은 의도였지만자녀분은 자신의 준비물을 챙기는 것 그래서 주방과 식품을 책임지고 있는 어머님께 사과 하나를 부탁하는 것이 자신의 몫입니다.  친구꺼 까지 챙겨가라는 것은 자녀입장에서 오지랖입니다. 왜 안 가져왔을 친구를 생각해서 무겁게 두개씩 가지고 가냐고 생각하는 자녀분이 더 합리적인 사고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만약에 아이 친구가 전화를 해서 학교에 가고 있는데 사과를 잊어버렸다. 혹시 아직 출발 안했으면 하나 가져다 줄 수 있냐 라고 했을 때 하나 더 가져가고 나중에 되돌려 받으면 (실물로 받던  500원을 받던 연필 한자루로 받던) 그것이 배려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자녀분이 자기의 일을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부모로서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배려심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경험이 부족해서 생기는 판단 미숙과 부적절한 결정에는 부모로서 책임감있는 개입이 필요하겠지요.
그리고 안 가지고 온 아이를 위해 가져가는 사과는 자신이 준비가 소홀해서 받게 되는 불이익의 경험을 박탈하는  일이 되지요. 뭐 세상은 내가 실수해도 해결되는 구나. 이런 인식이 아주 조그마한 민들레 홀씨처럼 날아와 자기 속에 앉는 것 같지요.

도움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아이들에게나 이웃소녀가장에게 베풀어 주는 것이 배려심인 것 같습니다. 친한 친구가 열심히 살았는데 사업 실패를 하게 되어서 당장에 사는 집에서 쫒겨나서 갈 곳이 없어 도와달라고 원할 때 도와주는 것도 배려맞습니다. 그 친구는 그 도움에 대해서 어떤 식으로도 갚아야 하는 게 또 배려이구요. 

정작 도움이 필요해서 간절히 원할 때 선뜻 도움을 주면서 제가 살았었나, 득실을 따지지 않았나
오지랖을 펼치면서 나는 참 멋있고 따뜻한 사람이라고 스스로 도취되어 살지 않았나. 
지난 1년간 많은 깨달음이 있었습니다. 나이 들어가는 서글픈 즐거움이라고 할까요.
좀 더 일찍 알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많이 생기는 그런 나이의 여인이 되었네요. 

평생을 나는 참 많은 배려심을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살았는데 왜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이리도 상처받을까 나는 왜 잘 지내지 못할까 왜 행복하지 않을까...  어떤 계기를 통해서 알게 되었어요.
나는 남들을 신경쓰고 간섭하고 남들의 인정을 갈구하면서 내 속의 허함을 채우려 한 자존감이 낮은 사람이라는 것을요.그 이유는 제 잘못도 아니고 애매한 인간미를 말씀하시던 역시나 이런 교육을 받지 못한 부모님이 저를 교육하신 결과인 것을요.
다른 사람도 나만큼의 능력이 있는 사람입니다.도움이 필요하다면 도와주는 손길은 배려지만어떻게든 해결해보고자 하고 그 경험을 통해 배울 기회를 마련할 수도 있는 상대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은 오지랖인 것 같아요. 
제가 다니는 모임에서 차를 태워주거나 하면 서로 몇천원씩 줍니다.간식도 바꿔먹습니다.계란을 하나 받고 귤을  주지요.
오래 만나도 늘 존칭과 거리감을 두긴 하지만그래서 처음에는 우리가 말하는 그러한 인간미에 길들여졌던 지라 참 허한 듯 했는데지금은 너무 좋습니다. 어느 누구에도 빚지지 않고 저는 제 역할에 집중하니까요.
딱 자른 듯 살 수 없지요.
물론 공돈이 생겨서 친구들에게 맛있는 걸 사주고 싶은 내 마음으로 그러고 싶을 때 그럴 수도커피 한잔 기분좋게 사고 그런 일들이 있죠.
그렇지만 기본적인 원칙이라는 것을 가지고 사는 것이 제게는 맞다고 생각합니다.
두서없이 긴 글을 쓰게 되었는데제 개인적인 경험과 교육에서 얻은 얘기니 저 사람은 저렇게 생각하구나 정도로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IP : 110.14.xxx.215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공감됩니다.
    '11.12.17 9:56 AM (115.91.xxx.188)

    짝짝짝... 정말 제가 생각하던걸 잘 정리해주신것같아요. 우리나라는 오지랍의 민족같다는..

  • 2. 56세 아짐
    '11.12.17 10:12 AM (211.217.xxx.183)

    그래도 저는 충격 이었어요.

    친구를 옆에 세워 놓고서 혼자 먹다니요.

    너무 인정머리 없다는 생각이 드는 내가 너무 늙었는지.

  • 3. ..
    '11.12.17 10:31 AM (112.153.xxx.144)

    상당부분 공감됩니다..

    그래도 시어머니가 내 자식 주려고 하는 것과 동료랑은 관계가 다르지 않나요?

    실 생활에서는 형편을 짐작하고 배려할 수 있는 부분이 더 많다고 생각해요.

    물론 형편이나 능력이 다 동등한 사이에서는 상처가 될 수 없겠지요.

    얼마전 게시판에서 추천해 준 고등어를 금하라는 책을 보게되었는데

    독일의 학부모 모임에서 돈 있는 사람은 비싼 저녁시켜먹고 없는 사람은

    물한잔인가 뭐.. 그렇게 놓고 모임하는 이야기가 나와요.

    피차 부담없다는 좋은 면은 있겠지만, 우리 정서로는 받아들이기 어렵더라구요.

    그게 아주 생활화 되어서 당연한 지경까지 이르면 그러려니 하겠지만요

    -우리사회도 점차 그런 방향으로 가리라고 예측해요.

    그런데도 너무 인정머리 없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차라리 먹지를 말던가요.

  • 4. 40대 아짐
    '11.12.17 10:33 AM (211.215.xxx.64) - 삭제된댓글

    저도 떡복이 건은 씁쓸했어요.
    상대가 원하지 않는지 어떤지 물어볼수도 있고,한번 권해볼수도 있는데...
    돈은 없고,먹고는 싶은 아이가,, 나 먹어도 되냐고 물어보는 것보다는 보기좋은 풍경 아닐까요?
    싫다는걸 억지로 권하는건 심각한 문제지만요.
    저도 늙어가나 봐요.젊은 세대 문화에 따라가기 버거워요.

  • 5. 저두요
    '11.12.17 10:48 AM (115.136.xxx.27)

    여기 나오는 애들이 겨우 초등학생 애들이잖아요. 아직 그렇게 천지분간 못 하는 애들이고.
    옆에서 먹음 어른들도 먹고 싶을텐데.. 아직 어린 아이들이니 먹고 싶을 수 있죠..

    어른들한테 이 공식을 적용하면 모르겠지만.. 아직 어린아이들한테 이런 공식 적용하는건 좀 무리라고 생각해요.
    네 제가 촌스러워서 그럴 수 있죠.

    하지만 글을 읽을 수록 참.. 배려심과 오지랖을 간단히 말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른 아이 준비물까지 챙겨준 엄마랑 그걸 합리적이지 못하다고 하는 건 배려와 오지랖으로 말할 수 있는게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매번 그런 것도 아니고 어쩌다 실수한적 다들 있을텐데..그런 아이 챙겨준 것을
    합리적이지 못하다고 말해야 하는지요

    어떤 엄마 밑에서 자라고 싶냐고 물어보면.. 저는.. 오지랖 넓게 다른 아이것까지 챙겨가라고 하는 엄마 밑에서 자라고 싶습니다.. 비합리적일지 몰라도. 그 엄마가 남에게 피해를 끼친 것도 아니잖아요.. 자기 아이한테 사과 한알 가지고 가란 것이 그렇게 큰 부담인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적어도 아이한테 따뜻한 마음을 가르친건 아닐까.. 생각합니다..

  • 6. ...
    '11.12.17 10:49 AM (218.239.xxx.170)

    필요하지도 않는데 이것, 저것 강제로 떠맡기는 시어머니도 밉지만 과일이며 고기며 냉장고가 터지게 넘쳐 나는데 사과 한 톨 나눠 먹지 않는 시어머니는 정말 밉상일 것 같아요.
    전 간혹 비싸기만 하고 먹을 줄 모르는 병어 기어이 올려 보내시기도 하지만 전자의 시어머니가 더 낫다고 봐요.(윗 분 말씀처럼 필요한 것만 주시면 더 좋지만요.)
    말이 쉽지 봉사는 만만한가요?
    소녀가장 무료 학습지도 해줬는데 오히려 금전적 도움을 바라기도 하고 큰 맘 먹고 선물했는데 노골적으로 양에 차지 않는다고 불평하고...
    친구 옆에 세워 놓고 give&take 계산해서 떡볶이 하나 못 나눠 먹는 아이가 그 벽을 넘을 수 있을지...
    원글님이 말하시는 오지랖은 길거리 음식 못 먹는 아이에게 기어이 맛있다며 먹이거나 못 먹는다고 좀팽이라고 놀리는 경우 아닐까요?

  • 7. jk
    '11.12.17 11:19 AM (115.138.xxx.67)

    전혀 공감안됨.

    현실을 혹독하게 만드는건 님같은 사람이죠.
    같이 어울리는 처지에서 뭐 먹으러 가면 당연히 같이 먹을 수 있는거죠.
    모자란다면 모를까......

    안그러면 같이 데리고 가질 말던가.....

  • 8. ..
    '11.12.17 12:48 PM (122.25.xxx.238)

    정말 주옥같이 좋은 글이네요.
    스크랩 해둬서 두고 두고 읽어야겠어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 9. -_-
    '11.12.17 3:43 PM (61.38.xxx.182)

    시어머니와 그중딩들과의 비교는 너무 아닌데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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