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사는게 좋다는 베스트글 보니 저도 남얘기 같지 않아서 글 남겨요.
저는 혼자 독립해서 산지 10년이 넘었습니다.
혼자 여행 다니는 거 좋아하고, 혼자 취미생활 즐기고, 혼자 밥도 잘 챙겨먹습니다.
TV도 일주일에 한두시간 볼까말까 하는데 남들은 대체 뭘하길래 TV 볼 시간도 없냐고 궁금해하더라구요.
집에서는 영어공부하랴, 밥 준비하랴(회사에 도시락 싸가지고 다님), 집안일 기타 등등
뭔가 엄청 분주해요...
자유로운게 좋아서 혼자 살지만 사실 귀찮은 것도 많아요..
때 되면 배고파서 밥해야지, 청소해야지, 쓰레기 버려야지, 장봐야지, 계절바뀔 때마다 생기는 집안일들..
내 한몸 먹고 사는 것도 이렇게 수고로운데
'결혼'이란 걸 하면 챙겨야할 대소사&가족이 배가 되는거잖아요.
저한테는 '결혼'이 맞지 않는 옷이라 생각하고 있지만
현실을 무시하고 사는게 만만치 않네요..
우선 직장에서 보수적인 어르신들이 결혼 언제할거냐고 집요하게 물어요...
한두번 물어보고 그냥 관심 끄면 좋겠는데 기회될 때마다 언제갈래 얘기하니
요즘엔 이민갈까 심각하게 고민중이네요.
나이 어린 후배들마저도 결혼 안 하는 걸 마치 하자 있는 사람 취급하는 것도 스트레스받아요.
제가 결혼하고 싶어 환장한 것도 아닌데
나이 차서 빨리 해치워야할 짐짝처럼 보는 시선에 자신이 너무 비참하게 느껴질 때가 한두번 아니구요.
사실 전 남친이 있습니다만,
본인은 경제적으로 아무런 준비가 안 된 상태면서 빨리 결혼해서 애부터 갖자고 해서 의견이 안 맞아요..
반지하 월세 원룸에서 신혼 시작하는거 어떠냐 물으면서 애를 낳자니.. 전 한숨만 나와요.
가족끼리 어찌나 끈끈한지~ 따로 산지가 몇년인데 집에서 뭔 전화가 그리 많이 오는지요.
보통 다큰 아들과 아버지는 데면데면하지 않나요?
아버지랑 그렇게 전화 많이 하는 아들은 처음 봤어요.
아버지 아니면 누나.. 매일 적어도 한번은 전화가 와요.
효자라고 하면 발끈해요..-_-;; 아들인데 그정도도 못하냐고.. 제가 이상한 사람 됨.
제 기준으론 가족들이 너무 귀찮게 하는데 본인도 피곤해하면서 받아줘요.
타지에서 직장다니는 동생한테 누나가 본인 자기소개서까지 써달라고 하는건 좀 문제가 있지 않나요?
연애하는건 좋지만 솔직히 결혼을 결심하기엔 그외에도 문제가 많이 있네요.. 물론 장점도 있지만요..
나날이 늘어나는 주름과 주변인들 결혼 압박으로 스트레스 안 받을려면 결혼을 하기 해야할 것 같은데,
이 나이에 다른 사람 만날 수 있을까 불안하기도 하고..ㅠㅠ
결혼해서 부대끼며 사느냐,, 독거노인으로 평생 가느냐..
답이 안 나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