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보험입장에서는, 의료보험시장은 엄청난 먹잇감입니다만, 공보험때문에 시장이 없으니 얼마나 그걸 가지고 싶었겠습니까. 그러다가 머리를 짜 낸것이, 바로 "의료비 실비 보장 보험" 이었습니다.
언뜻 생각하면, 대체 이 보험이 의료보험을 어떻게 무너뜨릴수 있나.. 라고 생각하실 수 있겠습니다만, 조금 머리를 굴려보면 그게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자, 제가 감기에 걸렸습니다. 병원에 간들 큰 돈이 들지야 않지만 감기따위 약먹고 주사맞을 이유는 없다고 생각해서 병원을 가지 않습니다. 당연히 의료비 지출이 되지 않으니 의료보험공단 입장에서는 돈을 아끼게 되지요.
그런데, 제가 "의료비 실비 보장 보험" 에 가입을 했습니다. 그리고 감기에 걸립니다. 병원에 간들 큰 돈이 들지야 않는데, 그 돈 마저도 "의료비 실비 보장 보험"으로 커버가 됩니다. 그러니 병원을 안가는게 돈이 아깝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병원을 가서, 뭐 어차피 돈 드는것도 아니니, 폐렴일지도 모르니 엑스레이 한번 찍어보자고 합니다. 의사도 뭐 수가 올리는거니, 그러자고 합니다.
의료보험공단과 민간의료보험회사 양쪽 모두에서 지출이 발생합니다만, 지금의 의료보험공단의 보상율은 70퍼센트가 넘습니다. 그러니 더 많은 돈을 지출하게 되는 쪽은 의료보험공단입니다. 민간보험회사는 약간의 돈만 부담하면서, 생색은 다 냅니다....
이게 계속 진행이 되면, 의료의 과소비가 일어나고, 결국 의료보험공단의 재정이 부도위기에 몰리게 되면서, 지금의 행위별 수가제를 더이상 유지할 수 없게 되므로, 결국 당연지정제가 무너지게 됩니다.
이런 점 때문에 정부에서는 "의료비 실비 보장 보험" 이 전액을 보장하는것을 법으로 금지시켰고, 지금은 90퍼센트까지만 보상받는것으로 바뀌었지요.
사실 알고보면 이 "의료비 실비 보장 보험" 은 서민들을 결국 죽여버리는 역활을 하게 되는 보험입니다. 당장 내 돈 몇푼 아낀다고 이 보험을 가입하는것은 마치 대형마트가 조금 싸다고 거기만 가는 것과 마찬가지 결과를 불러오게 됩니다. 경쟁자를 죽여버린후, 폭리를 취하게 되지요.
아무튼, 이 부분은 어느정도 성과를 냈습니다. "의료비 실비 보장 보험" 이 도입된 이후 의료보험공단의 수익성은 더더욱 나빠져가고 있고, 전액 보상을 금지했지만 그전에 가입한 사람들의 수가 워낙 많으므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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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는 뽐뿌 이정토 게시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