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준국책사업 종편 미스터리

^^별 조회수 : 692
작성일 : 2011-12-16 09:58:15

성공가능성이 낮은 사업에
장밋빛 주술로 큰 자본이
투입되는 정책실패가 빚어졌다

 

'안 돼, 안 돼’로 웃음을 선사하는 개그콘서트의 비상대책위원회와 달리,

실제로 비상대책회의가 연일 열리는 곳이 있다.

 

지난 1일 일제히 개국한 종합편성채널 4개사다. 섣불리 개국하느라 준비가 덜 된 탓도 있지만

생존의 기반인 광고 때문에 비상이 걸렸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주요 그룹 광고책임자들을 불러

 “광고를 비용이 아닌 투자의 관점에서 보고 지출을 늘려달라”고 노골적으로 압박한 일이 다급함을 반증한다.

 

종편사들은 오래전부터 모기업인 신문사를 동원해 광고 유치에 힘을 쏟아왔다. 종편은 국책사업이라는 논리까지

들이댔다고 한다. 막상 뚜껑이 열리고 시청률이 바닥을 기자 후견인인 최 위원장에게 급전을 친 것이다.

방통위원장이 개별 종편사의 광고 문제에 개입한 것은 권한 밖의 일로, 매우 부적절하다.

 

광고는 종편의 젖줄이다. 그러나 종편이 필요로 하고 기대하는 금액과 광고시장의 현실은 복날과

엄동의 날씨만큼이나 차이가 크다. 종편이 본방률 50%로 하루 12시간 분량의 콘텐츠를 만든다고 가정할 때

연간 1500억원의 제작비가 든다. 여기에 인건비 등을 고려하면 1사당 운영비는 연간 2500억원에 이른다.

한 달에 200억원의 광고 수입을 올려야 하는데, 개국 첫 달은 가까스로 메웠지만 다음달부터 앞이 막막하다는 실정이다.

 

시청률 0.1%당 광고비는 126억원으로, 그만한 수입을 올리려면 시청률이 2% 수준 돼야 한다.

종편 시청률은 1%를 훨씬 밑돌고 있다. 한두 곳은 1%를 웃돌 수도 있지만 4곳이 다 그러기는 불가능하다.

결국 종편 우주선은 방통위가 추진체에 실어 대기권까지 쏘아 올리는 특혜를 베풀었지만,

자체 추진력이 약해 궤도 진입이 난망이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뜻밖이 아니라 빤히 예견됐다는 데 있다.

시장에서는 종편 4개는 절대 무리이며 먹여살릴 여지가 없다고 단언했지만 방통위나 종편사들은 귀를 닫았다.

‘종편을 하면 빨리 죽고 신문을 하면 천천히 죽는다’면서도 뛰어든 신문사는 생존을 건 도박을 했다고 치자.

문제는 방통위다. 일자리 창출, 콘텐츠 수출로 포장한 최 위원장은 광고시장을 국내총생산의 0.7%에서 2015년 1%로

확대하겠다고 공언했다. 광고주들은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잠꼬대 같은 소리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요컨대 장밋빛 전망의 주술에 걸려 성공가능성이 낮은 사업에 막대한 자본이 투입되는 정책실패가 빚어졌다.

수요예측이 크게 빗나간 경인 아라뱃길 투자와 다르지 않다. 방통위도 처음에는 1~2개 종편만 허가하겠다는

방침이었으며, 노무현 정부 때도 유사한 검토가 있었다고 한다. 주술에 빠져 여봐란듯이 종편을 4곳씩이나

허가했다면 더없이 아둔하다. 오직 종편 허가를 내줄 요량으로 뜬구름 같은 수치를 읊조렸다면 교활하다.

정책결정자가 더없이 아둔하거나 교활하지 않다면 있을 수 없는 재앙이 현실화할 조짐이다.

 

텔레비전 광고시장은 시청률이란 시장원리에 충실한 곳이다. 종편사나 후견인인 최 위원장의 특별대우 요구를,

이외수씨는 “콩나물 보여주면서 산삼값 받아내면 사기행각 아닌가요”라고 꼬집었다.

주요 광고주들은 종편의 턱없는 요구에 부응할 여력도 없지만, 시청률과 무관하게 특혜를 주면

회사 이익에 반할 뿐 아니라 장차 종편 청문회가 열릴 경우 곤욕을 치를 수 있다고 우려한다.

방통위원장이 걱정해야 할 청문회를 광고주가 대신 머리 싸매는 역설이 벌어지고 있다.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은 ‘사심 없이 헌신’하는 공인의 삶을 살았다. 그 정반대가 종편 세상이다.

종편사들의 무분별한 약탈 행위를 방조하고 있는 것도 청문회 항목에 추가해야 한다.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510371.html

IP : 1.230.xxx.100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9056 시어머니 생신을 한 번도 안 챙겼어요...ㅜㅜ 58 둘째 며느리.. 2011/12/16 12,739
    49055 정봉주 BBK재판 대법원 판결 일정이 다시 잡혔네요(12/22).. 8 ㅡㅡ 2011/12/16 2,992
    49054 장터에서 조금 웃꼈던 이야기(뒷북입니다) 4 장터 2011/12/16 2,467
    49053 이번 추위에 세탁기 괜찮을까요? 2 해피 2011/12/16 1,581
    49052 카카오톡에 모르는 사람들이 친구로 들어와요 2 카카오톡 2011/12/16 2,572
    49051 직장생활 버텨보니 11 학교논쟁 2011/12/16 3,849
    49050 아이 발레 시키시는 분~~! 16 희망사항 2011/12/16 3,713
    49049 금융권 (외국계 은행)임원 상무면 연봉이 어느정도인지... 3 궁금 2011/12/16 7,578
    49048 만날 친구한명 없어요 27 연말인데 2011/12/16 7,052
    49047 북한의 담을 넘은 한류바람~~ safi 2011/12/16 980
    49046 알리 진짜 이해불가네요 10 .. 2011/12/16 4,648
    49045 떡볶이 소스요... 6 떡볶이 2011/12/16 2,201
    49044 어느 목원대생 아버지의 호소입니다.. 3 삼남매맘 2011/12/16 2,741
    49043 손끝이 전기오듯이 찌릿찌릿한데요... 1 .... 2011/12/16 17,878
    49042 과연 성격을 고치는 게 가능한가요? 추워요~ 2011/12/16 911
    49041 보통.. 옷차림으로 다른 사람을 판단하게되나요? 22 괜히신경쓰이.. 2011/12/16 4,905
    49040 10만원 내외의 크리스마스 선물 뭐가 좋을까요? 1 클로스 2011/12/16 1,076
    49039 크리스마스엔 이 노래가 더 좋아요. last Christmas 2 모카 2011/12/16 1,018
    49038 거실에 커텐,블라인드 어느것이 나을지... 6 커텐 2011/12/16 3,698
    49037 '기자회견' 알리, 충격고백 "저역시 성폭력피해자" 61 노이즈 2011/12/16 11,556
    49036 이승만 죽이기? 1 sukrat.. 2011/12/16 943
    49035 차인표말이예요 21 .. 2011/12/16 12,771
    49034 남편 저녁먹고 온대요..ㅠ.ㅠ 6 에휴. 2011/12/16 2,511
    49033 6살아들 한글 고민이네요. 10 아들 2011/12/16 2,246
    49032 아들의 성격과 친구 사귀기 1 고민 2011/12/16 1,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