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 친구한테 나름 서운한 상태예요
얘는 옛날부터도 남자친구가 생기면 모든 게 남자친구를 중심으로 돌아갔어요
제일 친하(다고 생각했)던 저는 서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자꾸 만들어졌는데..
전 우정이랑 사랑은 다른 차원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친구는 사랑>>우정인 것 같더라구요.
예전부터도 좋은 배필 만나서 가정 꾸리는 걸 제일의 목표로 생각하던 애였구요...
그러다 친구가 먼저 결혼을 했는데 정말 더하네요. 하하....
물론 결혼하고서도 처녀때처럼 친구 우선이고 그럼 안되는거 당연하고(그래도 친구가 우선이었던 적도 없었네요)
신혼이니까 남편이 좋아죽겠고... 뭐 그렇겠죠 이해하려고 노력해요 저도
근데 나름 이 친구 만나려고 기껏 시간내 약속 만들어 나가면
(서로 바빠서 자주는 못봐요 다른 도시에 살기도 하고...)
밥도 먹는 둥 마는 둥 하고 남편 만난다고 정말 뒤도 안돌아보고 뛰어나가더군요 혼이 어디로 빠져나간 애 처럼...
저 완전 남친한테 홀려서 정신못차리는 어린 딸래미 보는 그런느낌이에요 황당하고 배신감도 느끼고 뭐 그런...
주중에야 남편이랑 각자 일하느라 바빠서 그런다고 해도 주말에는 맘먹으면 하루종일 붙어있을텐데
고작 몇시간 나랑 여유있게 시간도 못보내나 싶어
서운하기도 하고 그래서 장난식으로 '너 저번에 그러더라? 야~서운하다' 그랬더니
미안하다는 말도 전혀 없고(미안하다는 생각 자체가 전혀 안드는 모양이더라구요. 그냥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듯)
딴 얘기만 하길래 말이 안 통하는구나.. 싶었죠
그렇다고 얘가 절 친하게 생각하지 않는 건 아니거든요
근데 가끔 전화해도 남편 얘기, 남편 흉, 시집 흉 다다다다 쏟아내고 끊어서 지 할말만 하고 끝내는 거 같아 더 서운하고.
남친얘기, 결혼식 과정 중의 수많은 얘기, 시집얘기, 다 관심없어도 이 친구의 일이니까 전 최선을 다해 들어주려고 애썼는데요...
나름 절친인데 얘랑 둘이 조용히 앉아서 제 속얘기 나눠본지도 꽤 된 거 같아요
예전에는 둘이 여행가기로 했는데 남친(지금의 남편)도 같이 가면 안되냐고 해서 셋이 간 적도 있어요...
(남편도 제가 잘 알고 친한 사람이라 저도 승낙하긴 했었지만-_-;)
근데 이런 제 마음을 친구한테 솔직하게 얘기해보려고 해도 제일 겁나는건
지 고집이 나름 있어서 '그래 난 남편이 나한테 제일 우선이야 내 가치관은 그러니까 네가 그렇게 생각해도 어쩔 수 없어'
하고 서운함은 그대로 없어지지도 않은 채 그냥 흐지부지 멀어질 것 같아서...
제가 너무 소심하게 구는건가요?
흑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