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얼떨결에 고백성사

성탄판공성사 조회수 : 1,703
작성일 : 2011-12-14 15:08:28
다음주말이 벌써 성탄이다.

 

아무생각없이... 그냥 오늘 오전에 시간이 나길래 평일미사를 갔다.

 

미사시작전 본당신부님께서 오늘 낮 미사 오신분들은 미리미리

성탄 판공 고백성사를 보라고 하셨다.

 

신부님은 미사시작전에 계속 오늘 미사오신분들

오늘 꼭!! 고백성사 보고 가시라고 

몇번이나 강조 반복해서 말씀하셨다.

 

평일미사 나오는 여러분이 평일에 판공성사를 다 봐야

바빠서 주말밖에 못오는 분들이 주말에 성사를 볼 수 있다고..

그런것도 배려고 사랑의 실천이라고 하셨다.

 

덧붙이시길..

오늘 미사 나온사람들 다음주 평일이나 주일날 고백본다고 줄서있으면 째려봐줄꺼라고 엄포까지 놓으셨다. 무셔버~

 

그리하여 결국.. 아무런 준비도 없이 갑작스럽게

신부님의 압력에 못이겨서 얼떨결에 고백성사를 보게 되었다.  

평소 죄지은것 없다고 겸손스레 살고 있는데 갑자기 무슨 고백성사인가..  

게다가 난 한달전에 양심에 찔리는 죄를 지은게 있어서 고백성사를 봤었다.

 

아... 왜 때마다 고백성사를 봐야되는건가...

 

난 별로 죄 안짓고 산거 같은데 왜 천주교는 일년에 두번 판공성사를 보게 하고

자주 고백성사를 보고 죄를 고백하라고 하는가..

 

특히나 지금 고백소에서 성사를 주고 계시는 분은 보좌신부님인데

내가 누구인지 우리식구들이 누구누구 인지  너무나 잘 알고 평소 사석에서도 자주 뵙는 분인데

부끄러워 어떻게 죄를 고백하란 말인가...

 

내가 정말 나를 아는 사람에게는 고백하기엔 챙피한 죄를  지었을때는

나를 모를것 같은 타본당에 가서 고백성사를 보고온다.

(그런다고 하느님이 안보시는건 아니겠지만.. )

 

이건 필시 예전 교황들이 신자들의 생활을 단속하려고 사제들에게 죄를 고백하라고 부추긴건 아닌가 하는 음모론적 생각까지 들었었다.

(참고로.. 사제들은 고백소안에서 들은 이야기를 누설하면 가장 무거운 처벌을 받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한 두 명이 고백성사 보는게 아니기 때문에 일일이 기억했다간 머리 터진다고 합니다.

신비로운것은 신부님이 고백소 문을 나서면 고백성사 줄때 들은 이야기들은 머릿속에서 싹 다 사라진다고 합니다. )

 

고백성사보려면 마음의 준비부터 해야되는데

도대체 내가 무슨 죄를 지었나 하는 마음으로 미사를 계속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시어머니를 속인일이 생각이 나면서

갑자기 마음이 무거워졌다.

 

어찌보면 어머님 속 편하시라고 선의의 거짓말을 한것이지만

어쨌든 혼나지 않으려고 숨기고 있는 일이 있는데 그게 생각이 났다.

 

아..그렇구나..

고백성사는.. 꼭 내가 물건을 훔치고 살인을 해야 고백성사할 죄꺼리가 아니라

내가 위기를 모면하고자 둘러댄 사소하게 생각한 거짓말...

혼나지 않으려고  남을 속인일...

내기분에 따라 모진말 한것들..

그런 내 행동을 되돌아 보고 깨닫고 반성하고 뉘우치라는 뜻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IP : 112.155.xxx.139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1.12.14 4:15 PM (14.55.xxx.168)

    가톨릭이 다른 종교보다 범죄자 숫자가 현저히 적은것은 고백성사 때문이라는 보고도 있어요
    일년에 두번만이라도 내가 잘못한 일들을 생각해 내고, 같은 죄를 번복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기도 하구요

    고백성사는.. 꼭 내가 물건을 훔치고 살인을 해야 고백성사할 죄꺼리가 아니라

    내가 위기를 모면하고자 둘러댄 사소하게 생각한 거짓말...

    혼나지 않으려고 남을 속인일...

    내기분에 따라 모진말 한것들..

    그런 내 행동을 되돌아 보고 깨닫고 반성하고 뉘우치라는 뜻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감동스럽습니다.저도 같이 묻어갑니다)

    오늘 레지오를 하는데 아는 자매님이 신부님께 너무 미워하는,미워할 수 밖에 없는 인간이 있다고 말씀드렸더니 무조건 먼저 손을 내밀라고 하셨대요.

    초대교회때는 회중앞에서 고백을 했다고 하네요. 고백성사가 없었더라면 이 돌덩어리를 들고 어디에 가서 내려놓을 수 있었을까 가끔 생각합니다.

  • 2. 성탄판공성사
    '11.12.14 9:49 PM (112.155.xxx.139)

    고백소에서 고백하는것도 부끄러운데 회중앞에서요?
    으아..정말.. 현대에 태어난걸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

    고백소를 목욕탕으로 비유하는 사람도 있어요.
    영혼의 목욕탕

    들어갈땐 죄짓고 무거운 마음이지만 나올땐 깨끗한 마음..
    깨끗한 마음에 죄짓지 말아야지 하는 다짐을 하고 나오는 신기한곳 ^^

  • 3. 주임신부
    '11.12.15 11:39 AM (211.49.xxx.212)

    지난주 미사떄 주임신부님 말씀 왜 목소리 변조하냐고 그냥 하라고 또 20일날 한꺼번에 올꺼냐고 미리미리 하라고 다들 뜨끔해서 웃고 말았네요

  • 4. ㅎㅎ
    '11.12.19 12:13 AM (123.228.xxx.158)

    윗 댓글님
    그 신부님 넘 웃겨요 ㅎㅎㅎ
    인간미가 느껴지네요.
    맞아요.
    우리가 누구인지 뻔히 알아도 신부님들은 고해소 안에서는 알아서 쌩까(?)주시는데
    우리도 쌩까주는게 도와주는거겠죠
    돈까밀로 신부님 같으셔서 재밌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0312 4대강 낙단보 붕괴 우려, 물 1m 뿜어나와 9 무너진다 2011/12/23 1,139
50311 뭐가 맞아야... dkgb 2011/12/23 419
50310 소견 제안 2011/12/23 280
50309 뽁뽁이 간증.. 결로 현상이 싹 없어졌네요~~ 32 제이미 2011/12/23 30,318
50308 따뜻한 바지 좀 추천해주세요. 12 넘춥다 2011/12/23 2,146
50307 대우자판 ‘이안 아파트’ 부실공사 의혹 꼬꼬댁꼬꼬 2011/12/23 1,369
50306 불고기재는데요..연육작용하는데 필요한 청주가 없는데..소주? 4 그지같은시국.. 2011/12/23 2,297
50305 어음에 대해 궁금해요 돈을 빌려줬어요 6 ........ 2011/12/23 627
50304 스마트 폰 해외에서 사용할 때..... 도와주세요 2 여행이 좋아.. 2011/12/23 1,317
50303 깨어있는 분들의 아름다운 논리. 3 깨어있는 시.. 2011/12/23 868
50302 전세계약할때 계약서 5 .... 2011/12/23 1,084
50301 정부 관계자 "한미FTA 반대여론, 70%로 높아져&q.. 5 듣보잡 2011/12/23 1,056
50300 초1 여자아이에게 선물할 책 추천해주세요! 4 arita 2011/12/23 672
50299 12월 23일 미디어오늘 [아침신문 솎아보기] 세우실 2011/12/23 380
50298 초3 이면 보통 예체능 사교육 안시키나요? 6 ... 2011/12/23 3,412
50297 신세계 이마* 상품권 싸게 사는 방법있나요? 3 선물 2011/12/23 1,960
50296 12월 23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서울신문 만평 3 세우실 2011/12/23 721
50295 미성년자 살인자들 이런 처벌 어떨지? 7 법정의 2011/12/23 1,245
50294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 美쇠고기 '수입연령제한' 철폐시사 33 한미fta 2011/12/23 1,834
50293 잊지 말아야 하는 이유 사랑이여 2011/12/23 584
50292 어쩌면 시험에 좋은 성적이 나올까요.. 급합니다. 4 국어공부 2011/12/23 1,291
50291 운전 15년만에 이건 처음 ㅋㅋ 3 잠꾸러기왕비.. 2011/12/23 2,476
50290 입술을 데였어요..이거 병원 가야 되나요? ㅠㅠ 2 nn 2011/12/23 1,272
50289 공간지각능력 게임이래요 16 어쩜좋아ㅎㅎ.. 2011/12/23 4,739
50288 재활병원 문의드립니다 2 재활병원 2011/12/23 1,2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