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대문에 서울대취소학생.. 저도 똑같이 그런적 있어요

어이상실 조회수 : 3,141
작성일 : 2011-12-14 14:27:23

전 20대 후반이고 2000년대 초반 학번이예요... 지금은 의사구요..

서울대는 아니지만 서울에서도 탑3안에 드는 의대 나왔어요..

전 지방 중소도시에서 고등학교를 다녔는데요.. 서울대 의대 좋은거야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근데 전 그냥 어려서부터 막연히 특정 사립대를 선호했어요.. 아무 이유없이 그냥 그 학교에 대한 로망.. 멋있어 보인다..

이런거 있잖아요. 저희 부모님이랑 집안 어른들 대다수가 그 특정 사립대를 졸업한것도 있었고..

암튼 그 학교 의대를 목표로 공부했었어요. 근데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는데요..

저땐 사립대들은 1학기 수시가 있었고 서울대를 비롯한 국립대는 1학기 수시가 아예 없고 2학기 수시랑 정시만 있었어요.

제 입으로 이런말 하긴 좀 그렇지만 전 늘 학교에서 전교 1,2등을 놓친 적이 없었는데요,

 

지방의 평준화 고교에서 배짱좋게 서울대 의대를 노린 2학기 수시만 기다리느라 1학기 수시를 아무것도 안쓸순 없는 노릇이잖아요.. 1학기 수시를 합격하면 자동으로 2학기 수시는 아예 지원 자체가 불가능했거든요.

당연히 한치앞이 불안한 고3 수험생 입장에선 1학기 수시 써야하는 입장 아닌가요?

 

학교에서 교장이랑 담임이 (선생님이란 글자 붙이고 싶지도 않네요 지금도..) 저 불러서 니 성적이면 충분히 서울대 갈수 있으니 1학기수시는 아예 쓰지 마라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수시에 필요한 원서나 추천서같은것도 안써주고 아예 도장도 안찍어줬어요. 저희 엄마가 학교에 찾아가서 선생님 면담 요청했는데 우리 학교좀 살려달라면서 아예 원서 안써줬어요.

애 한명 서울대 가면 학교 위상도 달라지고 애 앞길에도 사립대 의대보다 의대 아니더라도 서울대 가는게 인생에 도움된다면서 끝끝내 안써줬어요. 근데 또 그땐 그 얘기에 홀라당 넘어가서 결국 마감날까지 1학기 수시 원서도 못넣었어요.

안넣은게 아니라 못넣었어요. 학교 선생이랑 교장까지 진짜 강경하게 말렸어요. 서울대 가라고.

근데 진짜 우연인지 기적(?)인지 전국적으로 저같은 애들이 많아서 원서마감날까지 원서가 별로 안들어온건지...

원서 마감일이 갑자기 연기된거예요. 그래서 아예 엄마랑 제가 학교 담임 몰래 원서랑 추천서 써서 지원했어요.

알아보니 지원서나 원서에 학교 직인이나 담임 직인이 필요한건 아니었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지방대 교수로 계신 작은아버지 명의로 추천서 받아서 원서 넣었어요. 그리고 간절히 원하던 학교 의대 1학기 수시 합격했었구요.

근데 더 웃긴건 저 1학기 수시 면접대상자 발표나던 날 서울 가야하는데 담임이 부르더니 (그날 알았어요 제가 그 학교 원서 쓴거..) 씁쓸한 표정으로 "어쨌든 축하한다 잘 갔다와라" 딱 한마디 하더라구요.

그리고 저 최종합격했을때도 저 살던 도시에 소문날 정도로 사람들이 축하해줬었는데...

학교에선 축하한다 말 한마디도 없더니 한참후에 수능날이나 정시면접때 저한테 전화와서

수능날 꼭 고사장 가서 같은 교실에 있는 같은 고등학교 애들한테 슬슬 답안지도 좀 보여주고 애들한테 면접 요령좀 전수하라고 하더라구요. 전 수능 안봐도 되는 입장이라 그 전화받고 어이없어서 아예 수능 안보러 갔어요.

 

그 기사 읽으니 무조건 학생 욕만 할건 아닌것 같아요.

저땐 고3담임이 서울대 한명 보내면 재단에서 보너스가 50만원이네 100만원이네 이런 소문 진짜 많았거든요.

물론 좋은 교사도 있겠지만 정말 아닌 교사도 많았어요... 그냥 제 케이스가 생각나서 오랜만에 썰 풀어봅니다.

IP : 211.114.xxx.153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1.12.14 2:31 PM (203.244.xxx.254)

    근데 최종결론은 원글님도 원글님이 하시고 싶은대로 하신 거고, 그 학생도 본인/부모가 결정한 거 아닌가요?

  • 2. 원글이
    '11.12.14 2:35 PM (211.114.xxx.153)

    네 물론 그렇죠. 그치만 정말이지 어머니가 학교에 쫓아가서 담임한테 막 항의해도 절대 원서 안써주더라구요. 결국 원서 마감날은 다가오고 마감날 아침에 진짜 학교도 안가고 펑펑 울었네요.. 근데 더 알아보니 마감일 연장&꼭 학교직인 필요없음 조건이 있어서 일사천리로 일을 뒤늦게나마 진행시킨거죠.. 이 학생이 잘했고 학교가 무조건 잘못했단 말을 하려고 한게 아니라... 저처럼 서울대만을 거의 세뇌수준으로 강요하는 학교도 분명 있었고 교사가 모든걸 진행했다는 학생 인터뷰도 약간의 과장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억울한 마음이 어느정도는 이해가 가서 써봤어요..

  • 3. 원글이
    '11.12.14 2:37 PM (211.114.xxx.153)

    뭔가 찌질한 드라마같지만 그때 막 어머니가 학교가서 행패까지 부렸는데도 담임이란 작자가 내 눈에 흙이 들어오기전엔 못써준다면서 교무실에서 언성 높이고 난리도 아녔어요. 제가 글에 자세히 묘사하지 않았는데 어찌됐건 그 학교에 재직하는 교사의 추천서와 도장은 꼭 필요했거든요. 담임이 안써주는데 어떤 선생이 나서서 써주겠어요. 결국 평소에 제가 참 존경하고 절 특별히 예뻐해주시던 국사선생님이 담임 몰래 추천서랑 도장 찍어주셨어요. 제가 이 부분을 빼먹었네요.

  • 4. ~~~
    '11.12.14 2:40 PM (163.152.xxx.7)

    예전에 정말 흔했던 일이죠.
    서울대를 갈 수 있는 학생들이 학교를 낮춰서 의대로 갈때
    루틴처럼 있었던 일.
    하지만, 본인이 정말 원하지 않으면 당연 안할 수 있습니다.
    다들 설득과 유혹에 갈등상태가 일부분이라도 있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죠.

  • 5. 원글이
    '11.12.14 2:41 PM (211.114.xxx.153)

    대학 원서 물론 자기가 원하는데 자기가 결정해서 넣는게 맞지만 현실적으론 학생들이 교사 의견에 90% 의존하는 경향이 있잖아요. 안그래도 불안하고 혼란스러운데.. 저처럼 드라마 한편 찍지않을 바에야 그냥 고분고분한 학생이면 자기 진짜 생각이랑은 다르게 교사가 하란대로 그런가보다 저게 맞나보다 하고 넘어갔을수도 있어요. 학생이 서울대에 취소요청한건 잘못된 일이지만 교사와의 관계에선 억울한 점이 있을거란 생각이 들어서요.

  • 6. ~~~
    '11.12.14 2:42 PM (163.152.xxx.7)

    그러고보니 저희학교 선생님들께 새삼 고맙네요.
    전교 1등은 서울대 의대를 썼지만 (떨어졌지만 ㅜㅜ)
    저를 포함해서 전교 5등까지가
    연대 의대, 고대 의대, 이대 의대. 그리고 경희대 한의대를 갔거든요.
    단 한분도 반대 않으셨다는..

  • 7. 어후
    '11.12.14 2:51 PM (122.34.xxx.199)

    1학기 수시 떨어지고 2학기 서울대 의대됐으면 고맙다고 했으려나??
    담임이 외면한 추천서 국사선생님이 써줬다면서요. 요새도 그래요. 애들이 담임에게 부탁하기 싫음 다른 선생님께 부탁해요. 담임 입장에서야 나중에 알게 됐으니 서운했겠구만 뭘.
    요즘은 또달라요. 근 십년지났잖아요 수시전형이 얼마나 많은줄 아세요? 입학사정관제가 제일 어이상실. 완전 있는 집 애들 받겠단 건지. 담임이 일일이 못봐줘요. 엄마들 사이에서 수시 없애고 학력고사로 줄세우잔 소리 나오는게 괜히 그런거 아녜요.

  • 8. ok
    '11.12.14 3:00 PM (14.52.xxx.215)

    이전엔 무조건 서울대였죠
    지금은 y대의대 서울대면 서울대가라고 고집할분 안계실겁니다
    그리고 추천서는 꼭 담임선생님한테만 안받아도 되는걸로 알고있어요
    보통학교에선 수시때 실갱이가 벌어지는데..그 반대로.
    실력도 안되는데 터무니없이 높은데 쓰는 부모님들 설득하느라.
    물론 원서쓰는건 자기맘이지만.
    어느정도 외압이 있었다는건 인정하지만 그학생경우엔 비난을 피할순 없을것같네요.
    수험생보다 그 해 입시정보에대해 누가 더 잘알수있을까요
    담임도 당사자보단 덜하죠.
    심지어 담임선생님보다는 학원에가거나 상담기관에가서 상담받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 9. 속터져님
    '11.12.14 3:01 PM (122.34.xxx.199)

    혹시 이번일 당사자세요? 다들 아니란덴 그만큼 상황아니까 하는말인데... 무척 흥분하시네요.

  • 10. 속터져님
    '11.12.14 3:08 PM (122.34.xxx.199)

    언론이 알게된건 엄마가 일인시위해서잖아요. 본인들이 생채기내고 상처생겼다 우는 꼴인가요.

  • 11. --
    '11.12.14 3:09 PM (1.245.xxx.111)

    아무리 학생이 최종 결정한다지만..학교랑 교사 저리 나옴 정말 억울하잖아요..가장 좋은건 교사는 조언해주는 걸로만 남고 학생이 결정하는 데로 걍 내버려 뒀음 좋겠어요..매일 서울대서울대..때문에 학생들 미래를 망치고 있는걸 모르는지..다시 반수나 재수를 하고..서울대 병이예요 병..

  • 12. ㅍㅍ
    '11.12.14 3:30 PM (180.68.xxx.43)

    전 93인데 외고로 유명한 사립 재단 여고였어요
    우리 담임 지방에서 대학 많이 보냈다고 스카웃 되어서 왔다는 소문이었거든요
    우리반 1등 하던 애 고대 수학교육과 가고 싶어했는데 학교에서 서울대 가정과 가라고 그리 압력을 넣어서
    학주가 담임 불러대고 애 불러대고 이랬는데 중간에서 담임이 막아줬어요
    너 가고 싶은데 쓰라고
    그때 그 얘기 듣고 애들이 다 담임 다시 봤었네요

    그때고 지금이고
    학교 이름 떨치려고 애들 인생은 좌지우지..

  • 13. 그래서
    '11.12.14 3:58 PM (14.52.xxx.59)

    뭘 알아야 된다는 겁니다
    입시제도도 알고,직인이 들어가야 하는지 어떤지도 알고,다 알아야 싸우든지 전략을 세울수 있는거에요
    일 다 터지고 몰랐다,,그건 말이 안됩니다,
    지금은 원글님 시대와 틀려서 담임이나 학교직인 없어도 인터넷으로 다 알아서 지원하는 세상이에요
    추천서며 자소서 쓸때 그 공부잘한 학생과 어머니는 서울대 입시요강 한번 안 봤을까요??
    공부 잘하는 애들 엄마는 입시요강만 들여다보고 몇년 연구합니다
    아마 수능이 저리 대박날지 몰랐겠죠,어쨌든 남들이 수시 쓸때 여기저기 다 싸봐야 안심이 됐었을 겁니다
    수시 덜컥 붙어서 인질이다,볼모다,,하는 소리가 매년 나오는데 자기 애는 안 그럴거라고 ,첫판에 원하는 대학 턱 붙을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겠지요,
    인질 잡히는 애들 다 그래요,
    근데 세상이 자기 뜻대로 돌아가지 않는게 문제죠,
    그리고 남들은 할수없다,포기하는데 저 부모와 아이는 그게 안 된겁니다
    누구를 탓할게 아니라 그걸 몰랐거나,,알면서도 결과에 승복안하려는 자세의 문제죠

  • 14. 이구,,,
    '11.12.14 4:29 PM (123.212.xxx.170)

    학교마다 그런게 있긴했죠..
    제친구 중학교때부터 전교 1등만 하다가... 진짜 공부가 취미인 아이....;;;; 어디가나 두꺼운책 옆에 끼고..;
    고등학교도 물론 전교1등.. 법대 가고 싶어했는데.. 서울법대는 좀 어렵고...고대 법대 간다 했는데..
    학교에서 죽어라 서울대 .... 서울대 가정대 갔다고 플랭카드 붙었는데..

    다음해 재수해서 고대 법대 수석인가로 갔다고...;; 지금 어딘가에서 법조인으로 살아가고 있으려나요..
    지방이 특히 더 한거 같아요... 서울대 몇명....ㅋㅋ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2745 30억 상가에 전세권설정 2억과 4억8천의 근저당이 있는곳에 1.. 2 등기부 2012/01/27 1,209
62744 올해 7세 신설 병설유치원 괜찮을까요? 2 고민 2012/01/27 952
62743 청약의 장점이 뭔가요? 5 궁금 2012/01/27 5,895
62742 위내시경 전문의 추천 부탁드립니다. 3 추천 2012/01/27 1,069
62741 맛 너무 없는 봄동겉절이로 뭘 할 수 있을까요 2 봄동 2012/01/27 919
62740 라식라섹수술하려는데 지역가격차이ᆢ 3 감사후에 기.. 2012/01/27 1,226
62739 전자제품 동시에 여러대 사용하면 전기세 더 많이나오는건가요? 세탁기두대 2012/01/27 658
62738 양아록 먹이는 데 얼마나 먹여야 할까요? 3 홍이장군 2012/01/27 906
62737 아이들 어린이집 등록을 태어나자마자 해야한다면서요? 3 아이고 2012/01/27 1,094
62736 1월 27일 [손석희의 시선집중] "말과 말".. 세우실 2012/01/27 537
62735 가카헌정방송 저공비행 집안일 하시면서 들어보세요 꽤 재밌어.. 5 .. 2012/01/27 935
62734 절약에는 역시 남편이 걸림돌이네요ㅠ 13 모으자 2012/01/27 3,179
62733 동네서점이 사라져가네요..슬퍼요 8 2012/01/27 1,436
62732 세월에 민감한 아짐의 말 되는 소리 봉이야 2012/01/27 645
62731 10세 남자아이 분비물.. 조언좀 주세요. 도움절실 2012/01/27 2,155
62730 60대 어머니 립스틱 제품 문의드려요 8 립스틱 2012/01/27 3,115
62729 드럼세탁기 잔량의 물은 어떻게 빼나요? 3 스페셜키드 2012/01/27 2,241
62728 교복구매 도와주세요 18 초보맘 2012/01/27 1,649
62727 짧은단발머리 파마가 망쳤는데요 재시술해도 망쳤고 또 고민이에요 5 심난 2012/01/27 8,712
62726 종업식 3일전에 전학가는데..(초등) 1 조언 2012/01/27 1,045
62725 병원..어디로 가야할까요? 5 도움요청합니.. 2012/01/27 986
62724 부부관계 이해와 개선에 도움이 될만한 책 추천 부탁드려요. 4 ee 2012/01/27 1,398
62723 1월 27일 목사아들돼지 김용민 PD의 조간 브리핑 세우실 2012/01/27 432
62722 집안에 있는 성물을 어떻게 햐야될지..... 4 카톨릭 2012/01/27 1,649
62721 해를 품은 달의 지금까지의 내용을 얘기해 주세요. 3 꽃돼지 2012/01/27 1,0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