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친정아버지가 너무 불쌍해요..

인생은 조회수 : 3,953
작성일 : 2011-12-13 14:50:49

이 글을 쓰면서도 눈물이 나네요.
말그대로 친정아버지의 인생이 너무 안쓰럽고 불쌍해요.

환갑도 넘은 저희 아버지 두메산골에서 초등학교 겨우 마치고 상경해서
50년 넘게 돈을 버셨어요.
워낙 성실하신탓에 정년퇴임한 지금도 새벽 4~5시에 일어나 일하는 자영업 꾸리고 계시구요.
슬하에 저와 오빠하나.
둘다 결혼했고 저는 또래에 비해 기반도 일찍잡고 안정적이지만
오빠는 그렇지 못했어요.
늘 사고가 끊이지 않았고, 아버지가 늘 번번히 마지막이라며 수습해주셨죠.

불과 몇달전에도 대형사고를 친 오빠일로 상심이 너무 크셔서
인생이 너무 억울하다며 몇날며칠 식사도 못하시고 통곡만 하셨어요.
저희 아버지 지금도 신용카드 한장없고, 전 경제권 엄마한테 주시고
그리 좋아하시는 술도 밖에서 사드신적이 없어요. 늘 집에서 반주만,,술값이 아까워서.
현금카드 쓰는것도 모르고 엄마에게 평생을 용돈 조금씩 타서 쓰면서
아끼고 아껴서 저희 대학, 대학원 뒷바라지까지 해주셨어요.
그런 아버지 덕분에 크면서도 돈걱정 해본적 없었죠.
지금도 아버지가 경제활동 하시면서 늘 갈때마다 저녁사주시고, 용돈 찔러주세요.

그런 아버지에겐 친구도 없어요. 늘 일만 하셔서,,
그나마 친했던 동네사람들은 재개발이다해서 다 떠나버리고
일안하는 주말을 함께 보내거나 속상한 일 털어놓을만한 친구한명이 없어요.
늘 위안거리는 2,3주에 한번씩 보는 저와 오빠 내외..
아버지가 새언니를 너무 예뻐라하셨어요.
애교라곤 거리가 멀고 살갑지 않은 딸보다 더 예뻐하셨는데
최근 새언니얘기가,,시아버지가 너무 부담스럽다고,,
자주 식사하자고 하고 보고싶다고하는 시아버지
저도 결혼한 입장에서 부담스러운거 이해해요.
새언니 탓을 할 생각은 전혀 없어요. 저도 며느리니까 충분히 어떤 마음인지 알수있으니까요.
다만 그 얘기를 듣고 너무 기운빠져서 저녁식사도 거른채 술한잔하고 주무신다는 아버지 얘길 전해들으니
눈물만 나더라구요.

아버지가 최근 이런 말씀을 자주하셨어요.
일 열심히하고, 돈 헛투루 안쓰고, 가족들 먹여살리겠다고 옆길은 쳐다본적도 없는데
남은건 자식도 없고, 손주도 없고, 친구도 없다고.

이러다 우울증이라도 오는건 아닌지.
이젠 좀 편히 인생좀 즐기시라고 늘 말씀드리지만
너희들 왔을때 저녁이라도 사주려면 칠십까지는 일해야된다고 하시던 아버지..
너무 안쓰럽고 눈물만 나는 하루입니다.

IP : 59.10.xxx.5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ㅇ
    '11.12.13 2:58 PM (121.130.xxx.78)

    이제 아버지도 아버지의 생활을 좀 즐기셔야겠네요.
    며느리 보고 싶어하면 뭐하나요?
    손주도 재롱 떨때만 이쁜 거죠.
    아버지가 어머니와 여행도 다니고 두분이 밖에서 맛있는 것도 드시고
    영화도 보러 다니시고... 뭣보다 두 분이 운동 함께 하시면 좋겠네요.
    아버지 연세 아직 젊으신데 (요즘 60대면 젊습니다.) 자식만 바라보고 살면 안됩니다.
    저희 친정부모님은 70중반이지만 두분이 취미 삼아 텃밭도 일구고
    친구들 모임도 꾸준히 나가고 뭣보다 끊임없이 배우십니다.
    사진, 컴퓨터,영어, 요가...
    두분 공통 취미가 등산이어서 등산도 함께 다니시고요.
    영화도 가끔 보러 다니십니다.
    원글님 아버지 생각을 바꾸시게 딸이 잘 다독여드리세요.

  • 2. 새언니
    '11.12.13 2:58 PM (221.138.xxx.55)

    오빠가 역할을 제대로 못하니 죄송하기도 하고 그래서
    시아버지가 더 어려운거 아닐까요?
    맨날 뒷치닥거리 해준다면서요.
    그래봤자 말짱 소용 없겠지만...

  • 3.
    '11.12.13 2:59 PM (112.168.xxx.63)

    아버님이 정말 열심히 살아오신 분 같아요.
    아버님의 희생으로 어머니, 자식들 모두 큰 고생없이 잘 살아왔으니..
    오빠는 무슨 사고를 그리 치는지. 오빠의 문제면 정말 답이 없네요
    아버님도 지친 거 같고요.

    인생 다 바쳐서 가족들 먹여 살리고 열심히 살았는데도 지금도 아들때문에
    사고 수습해줘야 하고 마음은 쓸쓸하고 힘은 들고..우울하신 거 같아요.
    뭔가 즐거운 꺼리를 찾으셔야 할텐데요.

  • 4. 그래도..
    '11.12.13 3:02 PM (58.126.xxx.162)

    아버지 마음이 이해갑니다.님이 위로해드리세요.

  • 5. 원글
    '11.12.13 3:04 PM (59.10.xxx.5)

    저도 며느리인데 며느리 탓 아니에요.
    아버지의 요즘 힘드신 얘기를 하다보니 최근 겪으신 얘기가 나온건데
    그럴 의도 전혀 없어요.

    워낙 희생하시며 살아온 인생이라 안타깝고,
    딸인 저야 자주 연락드리고 찾아뵙고 하는거 외에 본인이나 엄마와 함께
    새롭고 재미나게 사셨으면 하는데
    그게 본인스스로 잘 안되고 힘들어하시니 쓴 글입니다.
    오해 말아주세요.

  • 6. 오빠가
    '11.12.13 3:08 PM (121.88.xxx.241)

    빨리 정신을 차려야 되겠네요.. 왜 그러신데요?
    아님 아버지라도 그냥 오빠가 어찌되든말든 그냥 모른척하고 있었으면 더 나았을 거 같은데..

  • 7. ..
    '11.12.13 3:23 PM (115.136.xxx.167)

    자식도 없고, 손주도 없고, 친구도 없다고....

    이말씀이 참 가슴아프게 와 닿네요.
    저희 아버지 올해초 돌아가셨어요.
    평생 소처럼 일해서 가족들 처가집식구들 먹여살리고,
    나중에 돈 못벌게 됐을때 의부증있던 엄마에게 구박만 당하다
    억지로 돌아가셨어요.

    아버지에겐 친구사귈시간도, 아픈 아버지를 챙겨줄 자식도 없었어요.

    아버지 돌아가신뒤.. 제사 거하게 치루겠다고 비싼 제기사고
    그런것 하나도 와닿지 않아요. 살아계셔서 지옥이었는데
    돌아가신뒤 그런게 다 무슨소용있어요.

    저는 많이 아팠다고 핑계댔지만, 우리아버지에겐 아무도 없었던거예요.
    살아계실때 따님이 친구가, 다정한 자식이 의지할곳이 되어주세요.
    후회해도 아무소용없고 가슴에 한만 남아요.

    님글보니까 우리아버지가 생각나 눈물이 나는군요.

  • 8. 아빠
    '11.12.13 3:41 PM (112.165.xxx.185)

    울 아빠도 평생 술,담배 안하시고 가족밖에 모르셨어요..
    1년 365일 350일을 집에서 저녁 드신 분이예요..

    친구도 엄마하고 고향 친구들 1달에 1번 계모임이 전부셨어요..
    오로지 가족들 편히 살게 하신다고 본인 희생만 하셨어요..

    70에 하시던 일 관두시고 지역의 노인 대학이란 대학에는 다 등록하셔서
    지금은 재미나게 사세요..
    종중(?)의 일에도 빠짐없이 참석하시고 바쁘게 사세요..

    잘 해드리세요..

  • 9. ...
    '11.12.13 4:33 PM (210.210.xxx.128)

    시간 나시는대로 건전한 취미생활 하실 수 있도록 방향을 잡아주시는 게 좋으실 것 같습니다. 요즘은 문화원이나 각 대학 평생교육원 등 취미프로그램 많잖아요. 보고 평소 관심 있으신 분야 따님이 신청해주셔도 좋을 것 같고. 그렇게 취미를 붙이고 재미가 들다 보면 다른 것들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아요 ㅎ

  • 10. ......
    '11.12.14 4:04 AM (118.38.xxx.44)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먹을 줄 안다고
    평생 놀아본 적 없고, 자신을 위해 자신의 몸 편하자고 뭔가를 해 본적이 없는분은
    연세 들어도 취미를 즐기지도 놀지도 못해요. 여행요?
    여행도 해 본사람이 즐깁니다.

    그래서 자식위해 살지 말라는 겁니다.
    그래 봤자 자식은 결코 모르거든요.

    안다고 해 봤자 귀찮고 성사신게 더 크죠.
    특히 남의 자식은 더더욱 모릅니다.
    그래서 며느리든 사위든 절대 정 줄 필요 없어요.

    너무 안타깝네요.

    취미생활해라, 즐겨라 하는 것도
    결국 나 귀찮게 하지 말고
    너 혼자 놀아라는 말의 다른 표현일 뿐이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1730 품위유지비 얼마나 쓰세요? 4 .. 2012/01/24 4,267
61729 칼국수 미는 판 5 ... 2012/01/24 1,008
61728 조카 대학선택 도와주세요 10 진로선택 2012/01/24 2,102
61727 30대 미혼인 여자분들 저축 몇% 하시나요? 25 생활비 2012/01/24 4,647
61726 형부가 마음에 안 들어요. 4 ㄷㄷㄷ 2012/01/24 2,489
61725 다시 일어설수 있나요? 3 나이 마흔 2012/01/24 1,525
61724 홈쇼핑에서 파는 길쭉한 전기 후라이팬.. 명절때 참 좋네요.. 19 ... 2012/01/24 6,643
61723 내일(25일)도 귀경길 차 막힐까요? 1 ,,, 2012/01/24 577
61722 중1학년 올라갑니다. 2 인강 2012/01/24 962
61721 어찌해야할까요. 의견좀 주세요. 1 갈림길 2012/01/24 822
61720 불맛내는 일본 분말형소스가 있다는데 이름아시는분 계세요? 6 코드인사 2012/01/24 3,866
61719 남은만두속 냉동해도 7 괜찮나요? 2012/01/24 6,106
61718 코스트코 회원증이 없이.. 1 코스트코 2012/01/24 1,469
61717 임신준비하기 전에 꼭 풍진예방주사 맞아야하나요?? 6 dd 2012/01/24 5,789
61716 많이 신 총각김치로 할 수 있는 요리가 있나요? 8 반짝반짝 2012/01/24 5,888
61715 편두통이 지속되는데... 뭘어떻게해야할까요? 5 답답함 2012/01/24 1,550
61714 정신과 치료 받을 때요.. 보험문제........... 2 잉명 2012/01/24 1,341
61713 친정없는 명절에 시댁에서 시누 맞이하기 10 휴=3 2012/01/24 3,461
61712 김어준의 뉴욕타임스157 보세요. 8 재밌어요. 2012/01/24 1,667
61711 외국에서 쓴 교육비도 연말정산 되나요? 7 혹시 2012/01/24 1,540
61710 유통기한지난묵먹어도될까요? 2 궁금 2012/01/24 4,103
61709 5세여아 열이 39도 이상인데요.. 8 .. 2012/01/24 10,081
61708 글 지웁니다. 감사합니다. 7 속상합니다... 2012/01/24 2,409
61707 아이들 통장, 어떤 걸로 해주셨나요? 5 저축 2012/01/24 2,278
61706 미국에 아이들데리고 영어공부하러 나가볼까하는데요...막연하긴하지.. 15 영어공부 2012/01/24 3,2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