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정말 육아에............ 끝은 있는걸까요.........?

엄마야.. 조회수 : 1,163
작성일 : 2011-12-13 12:14:31

육아라고 하는건 몇살까지 일까요.

엄마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언제까지 일까요..

 

33개월, 7개월 된 자매를 키우고 있어요.

아이들은 비교적 순한편이고 잘 먹고 잘 자고 잘 놀아요.

물론 큰애가 개월수가 개월수이니만큼 저와 부딪힐 때가 많아서

아직 애기인 둘째 돌보기보다 큰애와 지내는게 종종 힘들 때도 있지요.

큰애는 아직 어린이집에 안다니고 내년 봄에 보낼까 말까 해요.

힘들 때도 있지만 그래도 아직은 애기처럼 보이는 저 작은 것을 어린이집에 보내는게 안쓰러워서요.

어린이집 가서 처음에 적응할 때 힘들거, 처음엔 감기도 자주 걸리고 한다는데

솔직히 그 기간을 제가 잘 견딜까 싶은 두려움도 있구요.

어쩌면 큰애는 이미 사회생활을 할 준비가 되어있는데 제가 망설이고 겁이나서 아직 끼고 있는거 같아요.

 

그렇다고 제가 집에서 막 잘 놀아주고 사랑 뿅뿅 뽀뽀해주고 그러는 엄마도 아니에요.

물론 아이들 사랑하고 너무 예쁘지만 표현도 잘 못하고, 좀 엄한 엄마인 것도 같구요.

문제는 제가 바로 지금 이 위치, 전업주부로서 아이들을 돌보는 제 일을 마음 깊이 받아들이지 못하다는 것이죠.

큰애 낳기 전에 나름대로 인정받고 연봉 높고 소위 말하는 잘 나가는 멋진 커리어우먼이었어요.

애는 엄마가 키워야지 - 라는 생각으로 회사도 그만두고 복직시기도 놓치고 둘째 낳고 이렇게 지내요.

지금이라도 애들 맡겨놓고 나가서 일할 곳이 있기는 한데, 그게 문제인 것도 같네요.

나가서 일할 수 있다 - 는 생각이 있으니 전업엄마로서의 위치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걸까요.

 

요즘 일과는,

아침에 일어나 큰애 작은애 밥, 이유식 먹이고

남편 챙기고 제 아침 간단히 먹고 설거지 하고

티비 좀 틀어놓고 저는 신문을 보거나 커피 한잔을 해요.

그러다 작은애 졸려하니 오전잠 재우고 애가 자는 동안 점심 준비하고,

그 동안 큰애는 그냥 이런 저런 장난감 가지고 놀기도 하고 책을 보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아, 주중엔 세번 정도 오전에 잠깐 문화센터에 다녀와요. 남편이 오후에 출근을 하니 아빠랑 다녀오지요.

 

그러면 점심먹고 큰애 낮잠 자려 하면 재우고 아니면 그냥 놀게 하고.,

저는 그 동안 또 딱히 놀아주는게 아니고 그저 옆에서 안다치고 노는지 지켜봐 주는 정도? 그게 다에요.

그러다 작은애 또 졸려하니 오후잠 재우고 잠들면 또 저녁준비하고 이유식 만들고,

그렇게 저녁만들어서 애들 먹이고 저도 먹고, 설거지하고 애들 씻기면 그새 애들 잘 시간이네요.

 

무척 간단한 하루지요. 중간 중간 큰애 때문에 큰소리 내기도 하고, 애들 보면서 많이 웃기도 하고.

가까이 사시는 친정에 사나흘에 한번 가서 저녁 먹고 오기도 하구요.

그렇게 하루하루 지낸게 벌써 큰애는 33개월, 작은애는 7개월 그렇네요.

 

제가 과연 잘하고 있는 것일까.

아이들이 나와 함께 잘 크고 있는 것일까.

뭔가 더 중요한걸 놓치고 있는건 아닐까.

애들에게 뭔가 더 해줘야 하는건 아닐까.. 그런 고민이 하루에도 수십번이 들어요.

 

그러다가 며칠 전, 오랜만에 간간이 소식만 듣던 대학시절 후배를 만났어요.

과는 달랐지만 어학원에서 함께 공부하며 친해졌다가 그 후배가 서울로 (여기는 지방이에요) 가면서 뜸해졌죠.

그림을 무척 잘 그려 미대에서도 인정받던 후배는 스튜어디스가 되었고,

그 직종에서도 열심히 일 하다가 결혼하고 역시 저처럼 두 아이의 엄마가 되면서 일을 그만뒀답니다.

저보다 결혼을 일찍 해서 큰애는 벌써 초등학생이네요. 오랜만에 만나서 긴 이야기를 나누고 돌아오는 길에..

뭔가 깨달은 것은요. 저 아이는 언제나 바로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아이구나, 나도 그래야 할텐데 - 그거였어요.

바로 지금 엄마와 아내라는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요즈음의 이야기를 듣는데 부럽더라구요.

아내로서 남편 사랑하고, 엄마로서 아이들 교육에 힘을 쓰고, 뭐 그런 이야긴데요,

저는 아직 교육을 신경쓸 나이의 아이들을 키우는건 아니지만 그런 열정이 참 부럽더군요.

 

아직은 33개월 7개월이니 교육이나 정보보다는 엄마 사랑과 손길이 더 필요할 때 겠지요?

엄마와의 교감이 더 중요할테구요. 저는 그 공감과 교류라는걸 잘 못해서 종종 마음이 심란한데..

그래서 아이들한테 절대적인 손길이 필요한 시기를 지나면,

그때는 정말 열심히 할 수 있을거야 - 그렇게 생각해 왔는데,

오늘 아침에 둘이서 놀고 있는 애기들을 보고 있자니, 과연 그때가 된다고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그때가 오기만 기다리며 지금은 이렇게 하루하루 어떻게든 보내기만 하면 된다고 보내고 있는데?

지금도 이렇게 내 자리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내가 있을 곳은 여기가 아니야 - 그렇게 지내는데?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절대적인 육아의 시기는 마무리 될 때가 있기는 있는걸까요?

제 생각처럼 이 시기가 지나고 아이들과 소통하며 제가 좀 더 제 자리를 잘 받아들이며 지낼 때가 올까요?

 

과연. .. 제가 잘 하고 있는 걸까요 ..

이 아이들이 자라서 저를 어떤 엄마라고 생각할까요 ..

 

IP : 121.147.xxx.164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1.12.13 12:20 PM (221.151.xxx.80)

    제 맘 같아요. 육아도 체질에 맞아야 하는 건지..집에 매여 있는 삶이 힘겹고 이렇게그냥 나이 먹는 건가 싶기도 하네요. 나름 열심히 전업하고 있는데도 가끔 회의가 드는 걸 어쩔 수 없네요. 하지만 엄마가 나름 최선을 다해서 보살피는 것, 나중엔 좋은 결과로 나타날 거라고 믿어요.

  • 2. 저도
    '11.12.14 5:06 AM (116.38.xxx.68)

    같은 생각해요. 제가 정말 잘 하고 있는지. 아이들에게는 그때그때 필요한 엄마 역할이 있는 거 같아요. 지금처럼 어릴 때 엄마가 같이 있어 주는 거 좋은 거 같아요. 근데 언제까지나 그 자리에서는 아닌 거 같아요. 아이가 자릴 때 엄마의 역할도 달라져야 하는 거 같아요. 돌아갈 수 있는 일터가 있다면 슬슬 준비하시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 둘째도 어린이집 들어가면 돌아간다고 생각하세요. 끝이 있으면 마음 잡기도 쉬운 거 같아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81692 워렌버핏 진짜 쪼잔하네요 69 라디오..... 2012/03/10 12,258
81691 82cis여러분 이 곡 좀 알려주세요.. 3 .. 2012/03/10 1,404
81690 아발론 요즘 어떤가요? 4 아발론 2012/03/10 3,143
81689 스타벅스에서 이번에 준 1+1 쿠폰 커피요 2 커피 2012/03/10 1,886
81688 좋은 목소리로 바꿀수 있을까요? 2 목소리 2012/03/10 1,892
81687 지금 춘천으로 출발합니다. 3 효녀될려구요.. 2012/03/10 1,867
81686 중국이 이어도를 순찰?한다고 하는데, 왜 이런 뉴스를 내보내는지.. 4 뉴스에 2012/03/10 1,450
81685 냉증일까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몸이 차요 2012/03/10 1,347
81684 다크써클에 좋은 컨실러 추천 부탁드려요. 1 .. 2012/03/10 2,105
81683 (2년차직딩)합리적인 신용카드지출법 질문(현대카드) 2 상선약수 2012/03/10 1,459
81682 북핵 외교 22년 역사의 최대 굴욕사건 3 참맛 2012/03/10 1,511
81681 딸 대학 ,여자가 대부분인 과에 보내지 마세요 52 ... 2012/03/10 16,437
81680 압력밥솥의 추가 그냥 헐겁게 빠지는데요.. 7 뭐가빠진건지.. 2012/03/10 1,912
81679 유분기 많지않은 스킨로션이요~ 7 여고생 2012/03/10 1,786
81678 이것들이 똥줄 타나봄 7 꺼져 2012/03/10 2,479
81677 아직도 조중동종편에 출연하는 민주당 인사들이 있네요.. 호빗 2012/03/10 1,478
81676 세례명 짓기 20 2012/03/10 9,527
81675 손수조 후보 비방 현수막 게시자는 새누리당 전 구의원 2 참맛 2012/03/10 1,652
81674 ★★★지금 제주도(사실은 수정했어요) 4 오늘점심 2012/03/10 1,631
81673 아기 이유식에 분유를 한스푼씩 넣어주면 어떨까요? 10 궁금해요 2012/03/10 11,170
81672 울고 싶네요. 대리석 싱크대 상판에 네임펜으로 낙서를 했어요. .. 7 애셋맘 2012/03/10 5,011
81671 지금 눈이 내립니다. 6 쐬주반병 2012/03/10 2,424
81670 네이버 탈퇴 어떻게 하죠? 2 이연 2012/03/10 2,464
81669 ↓↓↓(..-해적기지 맞네요..제주도 지금..)콜록789글입니다.. 핑크싫어 2012/03/10 1,283
81668 눈에 다래끼 나서 쨌는데..온찜질 어케 하나요...??ㅠㅠ 4 한나이모 2012/03/10 7,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