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정말 육아에............ 끝은 있는걸까요.........?

엄마야.. 조회수 : 959
작성일 : 2011-12-13 12:14:31

육아라고 하는건 몇살까지 일까요.

엄마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언제까지 일까요..

 

33개월, 7개월 된 자매를 키우고 있어요.

아이들은 비교적 순한편이고 잘 먹고 잘 자고 잘 놀아요.

물론 큰애가 개월수가 개월수이니만큼 저와 부딪힐 때가 많아서

아직 애기인 둘째 돌보기보다 큰애와 지내는게 종종 힘들 때도 있지요.

큰애는 아직 어린이집에 안다니고 내년 봄에 보낼까 말까 해요.

힘들 때도 있지만 그래도 아직은 애기처럼 보이는 저 작은 것을 어린이집에 보내는게 안쓰러워서요.

어린이집 가서 처음에 적응할 때 힘들거, 처음엔 감기도 자주 걸리고 한다는데

솔직히 그 기간을 제가 잘 견딜까 싶은 두려움도 있구요.

어쩌면 큰애는 이미 사회생활을 할 준비가 되어있는데 제가 망설이고 겁이나서 아직 끼고 있는거 같아요.

 

그렇다고 제가 집에서 막 잘 놀아주고 사랑 뿅뿅 뽀뽀해주고 그러는 엄마도 아니에요.

물론 아이들 사랑하고 너무 예쁘지만 표현도 잘 못하고, 좀 엄한 엄마인 것도 같구요.

문제는 제가 바로 지금 이 위치, 전업주부로서 아이들을 돌보는 제 일을 마음 깊이 받아들이지 못하다는 것이죠.

큰애 낳기 전에 나름대로 인정받고 연봉 높고 소위 말하는 잘 나가는 멋진 커리어우먼이었어요.

애는 엄마가 키워야지 - 라는 생각으로 회사도 그만두고 복직시기도 놓치고 둘째 낳고 이렇게 지내요.

지금이라도 애들 맡겨놓고 나가서 일할 곳이 있기는 한데, 그게 문제인 것도 같네요.

나가서 일할 수 있다 - 는 생각이 있으니 전업엄마로서의 위치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걸까요.

 

요즘 일과는,

아침에 일어나 큰애 작은애 밥, 이유식 먹이고

남편 챙기고 제 아침 간단히 먹고 설거지 하고

티비 좀 틀어놓고 저는 신문을 보거나 커피 한잔을 해요.

그러다 작은애 졸려하니 오전잠 재우고 애가 자는 동안 점심 준비하고,

그 동안 큰애는 그냥 이런 저런 장난감 가지고 놀기도 하고 책을 보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아, 주중엔 세번 정도 오전에 잠깐 문화센터에 다녀와요. 남편이 오후에 출근을 하니 아빠랑 다녀오지요.

 

그러면 점심먹고 큰애 낮잠 자려 하면 재우고 아니면 그냥 놀게 하고.,

저는 그 동안 또 딱히 놀아주는게 아니고 그저 옆에서 안다치고 노는지 지켜봐 주는 정도? 그게 다에요.

그러다 작은애 또 졸려하니 오후잠 재우고 잠들면 또 저녁준비하고 이유식 만들고,

그렇게 저녁만들어서 애들 먹이고 저도 먹고, 설거지하고 애들 씻기면 그새 애들 잘 시간이네요.

 

무척 간단한 하루지요. 중간 중간 큰애 때문에 큰소리 내기도 하고, 애들 보면서 많이 웃기도 하고.

가까이 사시는 친정에 사나흘에 한번 가서 저녁 먹고 오기도 하구요.

그렇게 하루하루 지낸게 벌써 큰애는 33개월, 작은애는 7개월 그렇네요.

 

제가 과연 잘하고 있는 것일까.

아이들이 나와 함께 잘 크고 있는 것일까.

뭔가 더 중요한걸 놓치고 있는건 아닐까.

애들에게 뭔가 더 해줘야 하는건 아닐까.. 그런 고민이 하루에도 수십번이 들어요.

 

그러다가 며칠 전, 오랜만에 간간이 소식만 듣던 대학시절 후배를 만났어요.

과는 달랐지만 어학원에서 함께 공부하며 친해졌다가 그 후배가 서울로 (여기는 지방이에요) 가면서 뜸해졌죠.

그림을 무척 잘 그려 미대에서도 인정받던 후배는 스튜어디스가 되었고,

그 직종에서도 열심히 일 하다가 결혼하고 역시 저처럼 두 아이의 엄마가 되면서 일을 그만뒀답니다.

저보다 결혼을 일찍 해서 큰애는 벌써 초등학생이네요. 오랜만에 만나서 긴 이야기를 나누고 돌아오는 길에..

뭔가 깨달은 것은요. 저 아이는 언제나 바로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아이구나, 나도 그래야 할텐데 - 그거였어요.

바로 지금 엄마와 아내라는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요즈음의 이야기를 듣는데 부럽더라구요.

아내로서 남편 사랑하고, 엄마로서 아이들 교육에 힘을 쓰고, 뭐 그런 이야긴데요,

저는 아직 교육을 신경쓸 나이의 아이들을 키우는건 아니지만 그런 열정이 참 부럽더군요.

 

아직은 33개월 7개월이니 교육이나 정보보다는 엄마 사랑과 손길이 더 필요할 때 겠지요?

엄마와의 교감이 더 중요할테구요. 저는 그 공감과 교류라는걸 잘 못해서 종종 마음이 심란한데..

그래서 아이들한테 절대적인 손길이 필요한 시기를 지나면,

그때는 정말 열심히 할 수 있을거야 - 그렇게 생각해 왔는데,

오늘 아침에 둘이서 놀고 있는 애기들을 보고 있자니, 과연 그때가 된다고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그때가 오기만 기다리며 지금은 이렇게 하루하루 어떻게든 보내기만 하면 된다고 보내고 있는데?

지금도 이렇게 내 자리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내가 있을 곳은 여기가 아니야 - 그렇게 지내는데?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절대적인 육아의 시기는 마무리 될 때가 있기는 있는걸까요?

제 생각처럼 이 시기가 지나고 아이들과 소통하며 제가 좀 더 제 자리를 잘 받아들이며 지낼 때가 올까요?

 

과연. .. 제가 잘 하고 있는 걸까요 ..

이 아이들이 자라서 저를 어떤 엄마라고 생각할까요 ..

 

IP : 121.147.xxx.164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1.12.13 12:20 PM (221.151.xxx.80)

    제 맘 같아요. 육아도 체질에 맞아야 하는 건지..집에 매여 있는 삶이 힘겹고 이렇게그냥 나이 먹는 건가 싶기도 하네요. 나름 열심히 전업하고 있는데도 가끔 회의가 드는 걸 어쩔 수 없네요. 하지만 엄마가 나름 최선을 다해서 보살피는 것, 나중엔 좋은 결과로 나타날 거라고 믿어요.

  • 2. 저도
    '11.12.14 5:06 AM (116.38.xxx.68)

    같은 생각해요. 제가 정말 잘 하고 있는지. 아이들에게는 그때그때 필요한 엄마 역할이 있는 거 같아요. 지금처럼 어릴 때 엄마가 같이 있어 주는 거 좋은 거 같아요. 근데 언제까지나 그 자리에서는 아닌 거 같아요. 아이가 자릴 때 엄마의 역할도 달라져야 하는 거 같아요. 돌아갈 수 있는 일터가 있다면 슬슬 준비하시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 둘째도 어린이집 들어가면 돌아간다고 생각하세요. 끝이 있으면 마음 잡기도 쉬운 거 같아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2117 짱깨,조선족 그러시는데, 그분들에게 글을 바쳐부러잉~ 자꾸 2011/12/24 1,216
52116 S.Korea’s oldest nuclear reactor br.. 1 sooge 2011/12/24 1,018
52115 하스브로 라는 장남감 인지도있는건가요? 1 트랜스포머 2011/12/24 995
52114 소월에게 묻기를.. 계속 듣고 있어요. 14 아~ 좋다... 2011/12/24 4,028
52113 스타벅스 다이어리가 왜 인기가 많나요? 7 아아 2011/12/24 4,418
52112 친구들과 파티하는데 부모님의허락 33 중3 2011/12/24 6,995
52111 요즘 학교는 학교가 아니라 하나의 사업체입니다. 5 2011/12/24 1,820
52110 한글에서 수정하려는데 글씨가 지워져요. 2 컴맹 2011/12/24 10,070
52109 오쿠 조언좀 부탁합니다^^^ 3 오쿠 2011/12/24 1,755
52108 부끄러운 고백 1 욕먹어도싸 2011/12/24 2,087
52107 갤럭스 2 사용자인데요.. 나꼼수 들으며 갤럭스 2 2011/12/24 1,296
52106 맛있는 국간장 구할수 없을까요? 4 국간장 2011/12/24 3,812
52105 중학교..꼭 다녀야만 할까요? 14 바람소리 2011/12/24 3,583
52104 대구중학생자살사건 유서내용 완전충격이네요... 6 세상에.. 2011/12/24 4,908
52103 소녀시대 윤아 웃을때 입모양이 어색하지 않나요? 4 이상해 2011/12/24 6,120
52102 디도스 공격 배후로 지목된 이영수는 누구 5 세우실 2011/12/24 2,150
52101 신랑은 외박하고 아직이지만,,여러분...메리크리스마스.. 1 ㄱㄱㄱ 2011/12/24 1,161
52100 무조건 패야 됩니다 5 나도때린다 2011/12/24 2,206
52099 장애아를 더럽게 한반에 둔다던.. 8 갑자기 생각.. 2011/12/24 3,655
52098 곰국 얼마나 끓여나 하나요? ㅜㅜ 7 희끄무레 2011/12/24 2,902
52097 가전 제품 버릴려는데...방법좀.. 2 -- 2011/12/24 1,325
52096 트위터에 주소 줄여서 올리기 어떻게 해요? 1 트윗초보 2011/12/24 822
52095 정말 받고 싶은 크리스마스 선물.. 1 메리크리스마.. 2011/12/24 1,157
52094 자꾸 치료가 뜹니다 도와주세요 3 ... 2011/12/24 981
52093 파운데이션 왕칙칙피부에 어떤게 좋을까요.. 2 건성,잡티만.. 2011/12/24 2,7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