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정말 육아에............ 끝은 있는걸까요.........?

엄마야.. 조회수 : 885
작성일 : 2011-12-13 12:14:31

육아라고 하는건 몇살까지 일까요.

엄마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언제까지 일까요..

 

33개월, 7개월 된 자매를 키우고 있어요.

아이들은 비교적 순한편이고 잘 먹고 잘 자고 잘 놀아요.

물론 큰애가 개월수가 개월수이니만큼 저와 부딪힐 때가 많아서

아직 애기인 둘째 돌보기보다 큰애와 지내는게 종종 힘들 때도 있지요.

큰애는 아직 어린이집에 안다니고 내년 봄에 보낼까 말까 해요.

힘들 때도 있지만 그래도 아직은 애기처럼 보이는 저 작은 것을 어린이집에 보내는게 안쓰러워서요.

어린이집 가서 처음에 적응할 때 힘들거, 처음엔 감기도 자주 걸리고 한다는데

솔직히 그 기간을 제가 잘 견딜까 싶은 두려움도 있구요.

어쩌면 큰애는 이미 사회생활을 할 준비가 되어있는데 제가 망설이고 겁이나서 아직 끼고 있는거 같아요.

 

그렇다고 제가 집에서 막 잘 놀아주고 사랑 뿅뿅 뽀뽀해주고 그러는 엄마도 아니에요.

물론 아이들 사랑하고 너무 예쁘지만 표현도 잘 못하고, 좀 엄한 엄마인 것도 같구요.

문제는 제가 바로 지금 이 위치, 전업주부로서 아이들을 돌보는 제 일을 마음 깊이 받아들이지 못하다는 것이죠.

큰애 낳기 전에 나름대로 인정받고 연봉 높고 소위 말하는 잘 나가는 멋진 커리어우먼이었어요.

애는 엄마가 키워야지 - 라는 생각으로 회사도 그만두고 복직시기도 놓치고 둘째 낳고 이렇게 지내요.

지금이라도 애들 맡겨놓고 나가서 일할 곳이 있기는 한데, 그게 문제인 것도 같네요.

나가서 일할 수 있다 - 는 생각이 있으니 전업엄마로서의 위치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걸까요.

 

요즘 일과는,

아침에 일어나 큰애 작은애 밥, 이유식 먹이고

남편 챙기고 제 아침 간단히 먹고 설거지 하고

티비 좀 틀어놓고 저는 신문을 보거나 커피 한잔을 해요.

그러다 작은애 졸려하니 오전잠 재우고 애가 자는 동안 점심 준비하고,

그 동안 큰애는 그냥 이런 저런 장난감 가지고 놀기도 하고 책을 보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아, 주중엔 세번 정도 오전에 잠깐 문화센터에 다녀와요. 남편이 오후에 출근을 하니 아빠랑 다녀오지요.

 

그러면 점심먹고 큰애 낮잠 자려 하면 재우고 아니면 그냥 놀게 하고.,

저는 그 동안 또 딱히 놀아주는게 아니고 그저 옆에서 안다치고 노는지 지켜봐 주는 정도? 그게 다에요.

그러다 작은애 또 졸려하니 오후잠 재우고 잠들면 또 저녁준비하고 이유식 만들고,

그렇게 저녁만들어서 애들 먹이고 저도 먹고, 설거지하고 애들 씻기면 그새 애들 잘 시간이네요.

 

무척 간단한 하루지요. 중간 중간 큰애 때문에 큰소리 내기도 하고, 애들 보면서 많이 웃기도 하고.

가까이 사시는 친정에 사나흘에 한번 가서 저녁 먹고 오기도 하구요.

그렇게 하루하루 지낸게 벌써 큰애는 33개월, 작은애는 7개월 그렇네요.

 

제가 과연 잘하고 있는 것일까.

아이들이 나와 함께 잘 크고 있는 것일까.

뭔가 더 중요한걸 놓치고 있는건 아닐까.

애들에게 뭔가 더 해줘야 하는건 아닐까.. 그런 고민이 하루에도 수십번이 들어요.

 

그러다가 며칠 전, 오랜만에 간간이 소식만 듣던 대학시절 후배를 만났어요.

과는 달랐지만 어학원에서 함께 공부하며 친해졌다가 그 후배가 서울로 (여기는 지방이에요) 가면서 뜸해졌죠.

그림을 무척 잘 그려 미대에서도 인정받던 후배는 스튜어디스가 되었고,

그 직종에서도 열심히 일 하다가 결혼하고 역시 저처럼 두 아이의 엄마가 되면서 일을 그만뒀답니다.

저보다 결혼을 일찍 해서 큰애는 벌써 초등학생이네요. 오랜만에 만나서 긴 이야기를 나누고 돌아오는 길에..

뭔가 깨달은 것은요. 저 아이는 언제나 바로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아이구나, 나도 그래야 할텐데 - 그거였어요.

바로 지금 엄마와 아내라는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요즈음의 이야기를 듣는데 부럽더라구요.

아내로서 남편 사랑하고, 엄마로서 아이들 교육에 힘을 쓰고, 뭐 그런 이야긴데요,

저는 아직 교육을 신경쓸 나이의 아이들을 키우는건 아니지만 그런 열정이 참 부럽더군요.

 

아직은 33개월 7개월이니 교육이나 정보보다는 엄마 사랑과 손길이 더 필요할 때 겠지요?

엄마와의 교감이 더 중요할테구요. 저는 그 공감과 교류라는걸 잘 못해서 종종 마음이 심란한데..

그래서 아이들한테 절대적인 손길이 필요한 시기를 지나면,

그때는 정말 열심히 할 수 있을거야 - 그렇게 생각해 왔는데,

오늘 아침에 둘이서 놀고 있는 애기들을 보고 있자니, 과연 그때가 된다고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그때가 오기만 기다리며 지금은 이렇게 하루하루 어떻게든 보내기만 하면 된다고 보내고 있는데?

지금도 이렇게 내 자리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내가 있을 곳은 여기가 아니야 - 그렇게 지내는데?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절대적인 육아의 시기는 마무리 될 때가 있기는 있는걸까요?

제 생각처럼 이 시기가 지나고 아이들과 소통하며 제가 좀 더 제 자리를 잘 받아들이며 지낼 때가 올까요?

 

과연. .. 제가 잘 하고 있는 걸까요 ..

이 아이들이 자라서 저를 어떤 엄마라고 생각할까요 ..

 

IP : 121.147.xxx.164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1.12.13 12:20 PM (221.151.xxx.80)

    제 맘 같아요. 육아도 체질에 맞아야 하는 건지..집에 매여 있는 삶이 힘겹고 이렇게그냥 나이 먹는 건가 싶기도 하네요. 나름 열심히 전업하고 있는데도 가끔 회의가 드는 걸 어쩔 수 없네요. 하지만 엄마가 나름 최선을 다해서 보살피는 것, 나중엔 좋은 결과로 나타날 거라고 믿어요.

  • 2. 저도
    '11.12.14 5:06 AM (116.38.xxx.68)

    같은 생각해요. 제가 정말 잘 하고 있는지. 아이들에게는 그때그때 필요한 엄마 역할이 있는 거 같아요. 지금처럼 어릴 때 엄마가 같이 있어 주는 거 좋은 거 같아요. 근데 언제까지나 그 자리에서는 아닌 거 같아요. 아이가 자릴 때 엄마의 역할도 달라져야 하는 거 같아요. 돌아갈 수 있는 일터가 있다면 슬슬 준비하시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 둘째도 어린이집 들어가면 돌아간다고 생각하세요. 끝이 있으면 마음 잡기도 쉬운 거 같아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6896 유인촌, 총선출마위해 족보까지 바꾸다 3 세우실 2011/12/13 1,571
46895 눈썹 숱 어떻게 치죠? 2 ,, 2011/12/13 919
46894 자기학교 출판사 국어 인강 들으면 확실히 도움 될까요? 1 두아이맘 2011/12/13 749
46893 콘도에서 해 먹기 좋은 간단한 먹거리 좀 알려주세요. 14 ........ 2011/12/13 6,081
46892 파리크라상이 일본산 밀가루를 쓴다는데 알고들 계셨나요? 7 2011/12/13 3,276
46891 엄마 때문에 걱정입니다 50대 후반 아주머니가 할 수 있는 일이.. 6 .... 2011/12/13 3,139
46890 코치, 마이클 코어스 2 지겹지만 가.. 2011/12/13 2,520
46889 코렐접시말고... 2 은새엄마 2011/12/13 790
46888 양파즙 마시기 힘든가요? 맛이 어떤가요? 12 수족냉증 2011/12/13 5,137
46887 구직할 때 1 사람 2011/12/13 628
46886 서기호 판사 “곽노현 사건 때문에 ‘나꼼수’ 듣게 됐다” 9 바람의이야기.. 2011/12/13 2,344
46885 전 이제 결혼 포기하고 싶어요. 사람 만나는게 무서워요. 5 이름을 밝히.. 2011/12/13 3,388
46884 14일날 유시민 노회찬 이정희 정치콘서트 열린다고 하는데... 멋진분들.... 2011/12/13 587
46883 버스비 몇살부터 내야하나요? 9 .. 2011/12/13 10,309
46882 바디샤워,로션괞찮을까요? 3 더바디샵 2011/12/13 933
46881 2005년생이 애들이 많이 없나요? 5 ... 2011/12/13 1,262
46880 성북구나 종로구쪽 과잉진료 안하는 치과 추천좀 부탁드립니다. 2 치과추천 2011/12/13 1,471
46879 연말정산이요 교육비 카드로 했는데 어찌햐죠 5 천불나는 신.. 2011/12/13 2,086
46878 중국 정말 적반하장이네요. 더러운 것들 ㅉㅉ 6 짱깨 2011/12/13 1,319
46877 왜 천일의 약속 서연(수애)를 보고 공감이 안될까요??ㅠㅠ 18 이상해요 2011/12/13 3,927
46876 아토피에 탱자목욕 해 보신분 계세요?(설명간절해요) 9 싱고니움 2011/12/13 6,921
46875 가사도움이.. 쓸까요? 아님 몇년 더 고생해야할까요ㅠ.ㅠ 7 가사일 2011/12/13 1,185
46874 저도 살짝 웃겨 드릴까요?^^ 13 ^^ 2011/12/13 2,313
46873 교회 4 2011/12/13 772
46872 레슨선생님이 일본여행 다녀오셨어요ㅜㅜ 17 모서리 2011/12/13 2,8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