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동생이 취업했어요.

언니 조회수 : 1,227
작성일 : 2011-12-13 11:24:24
지방대 다니다가 sky 다음 정도 되는 대학으로 편입하고, 졸업 후 일년 동안 이리 미끄러지고 저리 떨어져 가며 갖은 마음고생 하다가 드디어 졸업 일년만에 동생이 취업을 했네요.
편입 성공한 것만 해도 정말 대단한 건데, 언니인 제가 sky 졸업 후 미국에 박사학위 따려고 유학 와 있는 터라, 어릴때부터 저도 모르게 저랑 본인을 비교하면서 늘 마음고생을 했던 아이예요. 몸도 약한 아이라서 항상 부모님의 '아픈 손가락' 이었지요.
서울에 같이 살 때 동생은 일 년 가량을 계속 셀 수 없는 회사에 지원-낙방을 반복했어요. 
공부라면 도와줄텐데 이건 그럴 수도 없으니 그냥 지켜보면서 가끔 맛있는 것 사 주고, 자소서 봐 주고 면접관 역할 해 주고 그렇게 밖에 해 줄 수가 없었어요. 그냥 그렇게 보기만 하는데도 그 괴로움이 느껴졌는데 본인은 얼마나 더 힘들었을까요.
그렇다고 누구네 집들 처럼 아버지가 어디 턱하니 꽂아줄 형편도 안 되고 그야말로 온 가족이 온 마음으로 기도하고 또 기도했지요. 갖고 있는 자존감 마저 잃게 하지는 말아 달라고 기도했어요.
그런데 어제 새벽, 자는데 전화가 왔네요. 합격했다고. 그것도 본인이 제일 가고 싶어하던 회사래요. 그 순간 제가 울어버렸어요. 동생은 아직도 실감이 안 난다며 울음이 안 난다더라고요. 
오늘 부모님이랑 전화했는데 그 무뚝뚝한 경상도 남자인 아버지도 목이 메시고...
전 지금 기말고사 기간인데 하나도 안 힘드네요. 기분이 날아갈 것 같아요.
물론 저도 직장생활 해 본 터라 취업한 후가 어쩌면 더 힘들다는 걸 알지만, 그래도 일단 소속이 생겼다는 것에, 나이 한 살 더 먹기 전에 취업을 했다는 게 참 다행이고 또 다행이예요. 
그 힘든 시간을 견뎌 가며 편입공부에 취업까지 해 낸 제 동생이 참 자랑스럽습니다. 부모님들께서 '끈기'를 저희에게 물려주신 것 같아서 정말 고마운 마음이 드네요. 
이제 저도 더 열심히 해서 두 자매가 꼭 효도해야지요.
기분이 날아갈 것 같은 하루입니다. 


IP : 129.79.xxx.135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유
    '11.12.13 11:25 AM (203.236.xxx.241)

    축하드립니다.
    읽는 제가 다 뿌듯하네요.
    동생분 인생의 경험이 돌아오며 더 많은만큼 취업 이후 생활도 잘해나가실것 같아요.

  • 2. 언니
    '11.12.13 11:30 AM (129.79.xxx.135)

    네. 앞으로 더 잘 버틸 수 있도록 많이 조언해 주려고요. 비록 몸은 멀리 떨어져 있지만요.
    축하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7869 제사 날짜를 이리저리 옮겨서 지내시는 분 있나요? 6 제가 이상한.. 2011/12/13 2,844
47868 따뜻한 흰밥에 구수하고 따끈한 보리차 말아먹는것도 맛나요. 7 rrr 2011/12/13 1,637
47867 맥포머스 잘 가지고노나요? 3 ㅎㅎㅎㅎㅎㅎ.. 2011/12/13 1,679
47866 선으로 만나기전, 카톡으로 키 물어보는 사람 정상인가요? 5 2011/12/13 2,238
47865 어제 수애가방. ^^ 2011/12/13 1,093
47864 초3 수학 제발 알려주세요~ 1 ... 2011/12/13 1,008
47863 내일 약속이 있는데요 영동시장 근.. 2011/12/13 557
47862 동경 가는데 선물 어떤게 좋을까요? 7 동경 2011/12/13 1,174
47861 이 청소기 괜찮을까요? 고속회전 청소기라는데. 3 호호 2011/12/13 1,192
47860 베어파우 사면 3년 정도는 신을 수 있을까요? 뒤축 안무너지나요.. 7 털부츠.. 2011/12/13 2,012
47859 부끄럽지만 웃낀 이야기 하나 17 할게요 2011/12/13 7,120
47858 5살 여자아이 크리스마스 선물 뭐가좋을까요? 7 고모 2011/12/13 2,720
47857 아이 둘 이상 낳으신 분들께 여쭘 9 자식 두울 2011/12/13 2,367
47856 조중동을 보면 안되는 이유 - 다음날 조중동은? 7 조중동폐간 2011/12/13 1,128
47855 인터넷 도구 와 페이지 버튼,뒤로가기 가 안되요.ㅠㅠ 인터넷 2011/12/13 1,956
47854 앗 시리즈 책 어떤가요? 7 .. 2011/12/13 2,194
47853 동대문 도매시장 좀 알려주세요 4 ** 2011/12/13 1,562
47852 이불솜을 새로 샀을때... 이불솜 2011/12/13 797
47851 무쇠프라이팬은 부침을 해도 붙지 않나요? 3 프라이팬 2011/12/13 1,371
47850 길가다 보면 아줌마들이 안쳐다보세요? 47 다소니 2011/12/13 16,126
47849 오늘 생일인 분 계신가요? 2 축하합니다 2011/12/13 668
47848 하루를 시작(?)하는 시간대가 넘 늦어요~~~ㅠㅠ 10 점심형 인간.. 2011/12/13 2,236
47847 대전사시는 분들 좀 봐주세요 3 문냥이 2011/12/13 1,035
47846 닭육수로 할 수 있는 요리 뭐가 있나요..? 12 꼬끼오 2011/12/13 21,009
47845 어지러운데 빈혈일까요 임신 2011/12/13 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