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동생이 취업했어요.

언니 조회수 : 1,226
작성일 : 2011-12-13 11:24:24
지방대 다니다가 sky 다음 정도 되는 대학으로 편입하고, 졸업 후 일년 동안 이리 미끄러지고 저리 떨어져 가며 갖은 마음고생 하다가 드디어 졸업 일년만에 동생이 취업을 했네요.
편입 성공한 것만 해도 정말 대단한 건데, 언니인 제가 sky 졸업 후 미국에 박사학위 따려고 유학 와 있는 터라, 어릴때부터 저도 모르게 저랑 본인을 비교하면서 늘 마음고생을 했던 아이예요. 몸도 약한 아이라서 항상 부모님의 '아픈 손가락' 이었지요.
서울에 같이 살 때 동생은 일 년 가량을 계속 셀 수 없는 회사에 지원-낙방을 반복했어요. 
공부라면 도와줄텐데 이건 그럴 수도 없으니 그냥 지켜보면서 가끔 맛있는 것 사 주고, 자소서 봐 주고 면접관 역할 해 주고 그렇게 밖에 해 줄 수가 없었어요. 그냥 그렇게 보기만 하는데도 그 괴로움이 느껴졌는데 본인은 얼마나 더 힘들었을까요.
그렇다고 누구네 집들 처럼 아버지가 어디 턱하니 꽂아줄 형편도 안 되고 그야말로 온 가족이 온 마음으로 기도하고 또 기도했지요. 갖고 있는 자존감 마저 잃게 하지는 말아 달라고 기도했어요.
그런데 어제 새벽, 자는데 전화가 왔네요. 합격했다고. 그것도 본인이 제일 가고 싶어하던 회사래요. 그 순간 제가 울어버렸어요. 동생은 아직도 실감이 안 난다며 울음이 안 난다더라고요. 
오늘 부모님이랑 전화했는데 그 무뚝뚝한 경상도 남자인 아버지도 목이 메시고...
전 지금 기말고사 기간인데 하나도 안 힘드네요. 기분이 날아갈 것 같아요.
물론 저도 직장생활 해 본 터라 취업한 후가 어쩌면 더 힘들다는 걸 알지만, 그래도 일단 소속이 생겼다는 것에, 나이 한 살 더 먹기 전에 취업을 했다는 게 참 다행이고 또 다행이예요. 
그 힘든 시간을 견뎌 가며 편입공부에 취업까지 해 낸 제 동생이 참 자랑스럽습니다. 부모님들께서 '끈기'를 저희에게 물려주신 것 같아서 정말 고마운 마음이 드네요. 
이제 저도 더 열심히 해서 두 자매가 꼭 효도해야지요.
기분이 날아갈 것 같은 하루입니다. 


IP : 129.79.xxx.135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유
    '11.12.13 11:25 AM (203.236.xxx.241)

    축하드립니다.
    읽는 제가 다 뿌듯하네요.
    동생분 인생의 경험이 돌아오며 더 많은만큼 취업 이후 생활도 잘해나가실것 같아요.

  • 2. 언니
    '11.12.13 11:30 AM (129.79.xxx.135)

    네. 앞으로 더 잘 버틸 수 있도록 많이 조언해 주려고요. 비록 몸은 멀리 떨어져 있지만요.
    축하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7829 크루즈여행이 너무 무서운데 제가 이상한건가요? 20 여행이 싫어.. 2011/12/13 3,818
47828 오븐 사고싶다...키톡보니 10 아... 2011/12/13 2,740
47827 어린이집 생일잔치 선물, 물티슈도 괜찮을까요? -_-; 7 급질.. 2011/12/13 1,586
47826 나는 꼼수다를 까는 분들에게 고함[펌] 2 ^^ 2011/12/13 1,122
47825 이 바이올린은 가격이 어느정도 일까요? 바이올린 2011/12/13 1,338
47824 백김치 등 물김치류 잘 드세요? 1 애들도? 2011/12/13 875
47823 설거지만 해주는 도우미도 있나요? 5 2011/12/13 1,975
47822 주병진쑈..초대손님예상이 삼성가? 그네씨? 10 이상 2011/12/13 2,285
47821 “4대강 목적세 신설 검토” 보고서…네티즌 “국민이 호구냐” 4 흠... 2011/12/13 1,304
47820 정성으로 키운 자식 vs 대충 편한대로(?)키운 자식 15 아메리카노 2011/12/13 4,701
47819 그 여자네 집/김용택 (정말 기네요...) 2 박명기 2011/12/13 1,937
47818 여기서 제일 가까이 하기 싫은 사람 9 ..... 2011/12/13 3,359
47817 내귀에맥박소리 4 아들과 나 2011/12/13 2,298
47816 강력하게 원합니다. 5 흠... 2011/12/13 1,119
47815 방금 통장이 취학통지서 전해주고가네요 3 ,,, 2011/12/13 1,168
47814 멕시코 FTA 성장의 허구-통계청과 세계은행 자료를 토대로 만든.. 3 sooge 2011/12/13 678
47813 토목왕 박원순 1 합리적 2011/12/13 1,172
47812 회원장터 정말 너무하네요. 6 회원장터 2011/12/13 3,485
47811 민사고 졸업까지 교육비가 많이드나봐요 9 민사고 2011/12/13 4,438
47810 펌) 곽노현교육감 요절복통 재판 관람기 11 하루정도만 2011/12/13 2,754
47809 통합진보당의 제1정책은 주권확립 차원의 한미FTA폐기입니다 12 sooge 2011/12/13 898
47808 EBS 지식채널e_세상에서 가장 창의적인 직업 1 나그네 2011/12/13 1,635
47807 파슬리 가루 유통기한 지난건 못먹겟죠? 3 이런.,.... 2011/12/13 7,437
47806 피아노 레슨비 질문있어요. 4 피아노 2011/12/13 3,247
47805 피죤 회장 지시로 청부폭행한 조폭 숨진채 발견 1 피죤불매 2011/12/13 1,7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