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동생이 취업했어요.

언니 조회수 : 1,244
작성일 : 2011-12-13 11:24:24
지방대 다니다가 sky 다음 정도 되는 대학으로 편입하고, 졸업 후 일년 동안 이리 미끄러지고 저리 떨어져 가며 갖은 마음고생 하다가 드디어 졸업 일년만에 동생이 취업을 했네요.
편입 성공한 것만 해도 정말 대단한 건데, 언니인 제가 sky 졸업 후 미국에 박사학위 따려고 유학 와 있는 터라, 어릴때부터 저도 모르게 저랑 본인을 비교하면서 늘 마음고생을 했던 아이예요. 몸도 약한 아이라서 항상 부모님의 '아픈 손가락' 이었지요.
서울에 같이 살 때 동생은 일 년 가량을 계속 셀 수 없는 회사에 지원-낙방을 반복했어요. 
공부라면 도와줄텐데 이건 그럴 수도 없으니 그냥 지켜보면서 가끔 맛있는 것 사 주고, 자소서 봐 주고 면접관 역할 해 주고 그렇게 밖에 해 줄 수가 없었어요. 그냥 그렇게 보기만 하는데도 그 괴로움이 느껴졌는데 본인은 얼마나 더 힘들었을까요.
그렇다고 누구네 집들 처럼 아버지가 어디 턱하니 꽂아줄 형편도 안 되고 그야말로 온 가족이 온 마음으로 기도하고 또 기도했지요. 갖고 있는 자존감 마저 잃게 하지는 말아 달라고 기도했어요.
그런데 어제 새벽, 자는데 전화가 왔네요. 합격했다고. 그것도 본인이 제일 가고 싶어하던 회사래요. 그 순간 제가 울어버렸어요. 동생은 아직도 실감이 안 난다며 울음이 안 난다더라고요. 
오늘 부모님이랑 전화했는데 그 무뚝뚝한 경상도 남자인 아버지도 목이 메시고...
전 지금 기말고사 기간인데 하나도 안 힘드네요. 기분이 날아갈 것 같아요.
물론 저도 직장생활 해 본 터라 취업한 후가 어쩌면 더 힘들다는 걸 알지만, 그래도 일단 소속이 생겼다는 것에, 나이 한 살 더 먹기 전에 취업을 했다는 게 참 다행이고 또 다행이예요. 
그 힘든 시간을 견뎌 가며 편입공부에 취업까지 해 낸 제 동생이 참 자랑스럽습니다. 부모님들께서 '끈기'를 저희에게 물려주신 것 같아서 정말 고마운 마음이 드네요. 
이제 저도 더 열심히 해서 두 자매가 꼭 효도해야지요.
기분이 날아갈 것 같은 하루입니다. 


IP : 129.79.xxx.135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유
    '11.12.13 11:25 AM (203.236.xxx.241)

    축하드립니다.
    읽는 제가 다 뿌듯하네요.
    동생분 인생의 경험이 돌아오며 더 많은만큼 취업 이후 생활도 잘해나가실것 같아요.

  • 2. 언니
    '11.12.13 11:30 AM (129.79.xxx.135)

    네. 앞으로 더 잘 버틸 수 있도록 많이 조언해 주려고요. 비록 몸은 멀리 떨어져 있지만요.
    축하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5815 선배맘들께 조언 부탁드립니다. 5 예비엄마 2012/01/04 754
55814 소개팅은 때려쳐야 겠어요 8 노처녀면 어.. 2012/01/04 3,263
55813 근데 왓비컴즈까지 공개되고 보니까 더 혼란스럽네요 14 2012/01/04 3,413
55812 17개월된 우리 늦둥이 둘째가..... 5 어머나!! 2012/01/04 1,963
55811 아이들의 귀여운 행동 3 성장과정 2012/01/04 1,168
55810 이사시 보육료 지원에 대해서... 5 해지온 2012/01/04 1,535
55809 아이가 아파요 3 갑자기 2012/01/04 898
55808 조언 좀 주세요 취업하고자 할 때 이력서때문에 10 싱글맘 2012/01/04 2,881
55807 희안한 일이네요. 5 .. 2012/01/04 1,412
55806 스물넷에 치아교정.. 어떨까요? 11 고민중..... 2012/01/04 1,983
55805 218.232.xxx.245 님, 남 가슴 아픈 사연, 그렇게 .. 2 .. 2012/01/04 1,165
55804 변액유니버셜보험 잘 아시는분요 4 2012/01/04 1,279
55803 초중고 주5일수업 찬성합니다만 12 주5일수업 2012/01/04 2,141
55802 1월 4일 목사아들돼지 김용민 PD의 조간 브리핑 세우실 2012/01/04 930
55801 사료값이 비싸서 소를 굶겨죽인다고? 웃기고들 앉았네 41 나원참 2012/01/04 5,275
55800 과외선생님 어떻게 구하셨어요? 6 일산맘 2012/01/04 1,670
55799 많이 읽은 글의 막내동서님 속터진다 2012/01/04 1,667
55798 급질)스키장 갈때 방수패딩신발이 필요할까요? 5 무식 2012/01/04 3,436
55797 오늘 추운건가요? 4 궁금 2012/01/04 1,125
55796 백화점 문화센터 강사 3 백화점 2012/01/04 2,343
55795 지하철 신촌역 근처에 맛집 추천 부탁드려요. 5 오랜친구 2012/01/04 1,783
55794 남매있고 출선 예정 전혀 없어요~(금반지꿈_ 신년에 대박.. 2012/01/04 1,014
55793 천안함 스나이퍼 신상철 님 트위터 (팔로 해서 파워트위터러 만들.. 1 사월의눈동자.. 2012/01/04 1,521
55792 여드름 치료를 받고 왔는데요... 2 오랜만 2012/01/04 1,182
55791 1월 4일 [손석희의 시선집중] "말과 말" 세우실 2012/01/04 7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