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미묘하게 수긍가는, 불구경하는 소방관

sukrat 조회수 : 2,167
작성일 : 2011-12-12 10:19:23

 

미국 테네시 주의 한 외딴 농촌마을 이동식 주택에 불이 났다. 잠자던 주인이 일어났을 때 집 안은 이미 연기로 자욱한 상태였다. 겨우 몸을 추스르고 집을 탈출한 주인은 ‘911’에 화재 신고를 했다.

 

신고를 받은 인근 소도시 사우스풀턴의 소방대원들은 소방트럭 등 화재 진압장비를 모두 갖춘 상태로 즉각 현장에 도착했다. 하지만 출동과정에서 집주인 벨씨가 연간 75달러(약 8만6250원)의 소방 요금을 납부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한 소방대원들은 차의 시동을 끄고 한가하게 도로 한편에 앉아 불구경만 했다. 불을 끄는대신 요금을 성실히 납부한 다른 이웃집에 불이 옮아붙는지만 면밀히 관찰했다. 벨 씨는 집과 가재도구가 잿더미로 사라지는 것을 지켜봐야만 했다.

 

 

 

소방당국의 이 같은 조치를 두고 “소방관의 사명을 저버렸다”는 비판이 미국 내에서 일고 있다. 하지만 시의 태도는 강경하다.

20년 전부터 이 지역 사람들에겐 매년 75달러를 내고 사우스풀턴 시 소방 서비스를 이용하는 옵션이 있었다. 하지만 주민들 다수가 ‘설마 내 집에 불이 나겠느냐’는 생각에 요금을 내지 않았다. 벨 씨도 그중 하나였다.

돈을 내지 않은 집들 불마저 꺼주면 돈을 낸 집과 형평성이 맞지 않는다는 것이 시의 논리다. “예외를 인정해 주기 시작하면 누구도 돈을 내지 않을 것이고 주민들의 소방 요금이 없으면 소방서 운영을 할 수 없다. 다만 재산이 아닌 인명 피해가 우려되는 경우라면 요금 납부 여부에 관계없이 긴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어떤 집주인은 “불만 꺼준다면 지금이라도 얼마든지 돈을 주겠다”고 애원했지만 소방관들은 끝까지 움직이지 않았다. 화재 현장에서 요금을 받기 시작하면 어느 누구도 연간 정액요금을 미리 내지 않을 것이란 논리였다.

 

순간적으로는 뭐 이딴 나라 이딴 정책 이딴 소방관이 다있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소방당국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매우 수긍이 간다. 소방세를 내지 않으면 소방서는 유지될 수 없다. 양심적으로 소방세를 내지 않은 주민의 1차적인 잘못이 만의 하나 자기 집에 불이 난 상황에 엄청난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 것이다.

 

우리나라 소방관들은 박봉을 받고 목숨을 걸고 일을 한다. 화재 진압중 사고나 죽음에 이르러도 제대로된 보상을 받지 못한다, 그래서 때로는 시위도 벌어진다. 그러나 과연 정부만의 문제일까? 우리 정부가 미국처럼 원칙을 세우고 그대로 강경대응 한다면 우리 국민은 받아 들였을까?

 

IP : 180.182.xxx.45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1.12.12 10:29 AM (175.124.xxx.46)

    흥미로운 기사네요.
    소방요금도 내야 불꺼주는 나라, 걔네 괴롭겠다..소방보험회사네요.

  • 2. ...
    '11.12.12 10:37 AM (119.149.xxx.193) - 삭제된댓글

    우리나라 쥐새끼가 또 그거보고 배울까봐 겁나네요.
    민영화하자고 할까봐...

  • 3. 포실포실
    '11.12.12 4:38 PM (61.14.xxx.185)

    옳은 이야기긴 한데,
    '너무 자본주의적이다' 싶고,
    '소방도 민영화됐나?' 싶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96265 투표 안하는 것도 정치적 표현이라는 분들 계실까요? 7 투표합시다 2012/04/11 1,288
96264 선거날 출근하면 불법인가요 9 a 2012/04/11 1,521
96263 투표하고 왔어요 4 투표율 2012/04/11 980
96262 예감이 좋아요. 왠지 1 그날이오면 2012/04/11 1,135
96261 야권표 하나 포기했군요 ㅠㅠㅠ 1 이겨울 2012/04/11 1,525
96260 처음으로 곰국을 끓이고 있어요.. 도가니는 언제 건져내나요? 2 .. 2012/04/11 952
96259 조현오 투표했습니다 1 오늘 만큼은.. 2012/04/11 970
96258 이쁘거나 잘생긴사람중에 연애안하는사람은 왜일까요? 14 아지아지 2012/04/11 12,553
96257 이번선거 유권자수가 엄청 늘었다는데 ㅇㅇㅇ 2012/04/11 1,096
96256 투표 마감시간이 8시? 3 제니 2012/04/11 912
96255 덴비 찻잔 추천좀 해주세요.. 집들이 선물.. 2012/04/11 1,007
96254 [82쿸 411총선 투표인증댓글 캠페인] 쑈쑈쑈~~ 1 참맛 2012/04/11 775
96253 저도 투표했어요~~ 2 현이맘 2012/04/11 617
96252 찍읍시다. 1 찍찍찍 2012/04/11 507
96251 효자손은 어디에? 3 잠팅맘 2012/04/11 754
96250 저도 아침에 문자받았어요 3 해롱해롱 2012/04/11 988
96249 자영업 하시는 분들 더욱더 힘내세요 Tranqu.. 2012/04/11 672
96248 여름방학 언제 하는지 날짜아시나요? (서울지역) 2 lauren.. 2012/04/11 667
96247 가카부부 인증샷 12 투표했쥐~ 2012/04/11 1,678
96246 투표하고 나오면서요. 2 저 잡혀갈 .. 2012/04/11 803
96245 투표하고 나온 김용민 후보와 포웅중인 나꼼수 12 참맛 2012/04/11 2,513
96244 자주가는곳들에 오늘은 투표하는 날이라고 창이 뜨네~ 비가와도 우.. 2012/04/11 487
96243 투표하고왔어요 5 투표 2012/04/11 571
96242 투표하면서 가는 길에 4 씩씩한 시민.. 2012/04/11 710
96241 기억하세요? 전에 싱글맘 정소향씨..지금 TV 1 gh 2012/04/11 5,5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