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미묘하게 수긍가는, 불구경하는 소방관

sukrat 조회수 : 1,716
작성일 : 2011-12-12 10:19:23

 

미국 테네시 주의 한 외딴 농촌마을 이동식 주택에 불이 났다. 잠자던 주인이 일어났을 때 집 안은 이미 연기로 자욱한 상태였다. 겨우 몸을 추스르고 집을 탈출한 주인은 ‘911’에 화재 신고를 했다.

 

신고를 받은 인근 소도시 사우스풀턴의 소방대원들은 소방트럭 등 화재 진압장비를 모두 갖춘 상태로 즉각 현장에 도착했다. 하지만 출동과정에서 집주인 벨씨가 연간 75달러(약 8만6250원)의 소방 요금을 납부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한 소방대원들은 차의 시동을 끄고 한가하게 도로 한편에 앉아 불구경만 했다. 불을 끄는대신 요금을 성실히 납부한 다른 이웃집에 불이 옮아붙는지만 면밀히 관찰했다. 벨 씨는 집과 가재도구가 잿더미로 사라지는 것을 지켜봐야만 했다.

 

 

 

소방당국의 이 같은 조치를 두고 “소방관의 사명을 저버렸다”는 비판이 미국 내에서 일고 있다. 하지만 시의 태도는 강경하다.

20년 전부터 이 지역 사람들에겐 매년 75달러를 내고 사우스풀턴 시 소방 서비스를 이용하는 옵션이 있었다. 하지만 주민들 다수가 ‘설마 내 집에 불이 나겠느냐’는 생각에 요금을 내지 않았다. 벨 씨도 그중 하나였다.

돈을 내지 않은 집들 불마저 꺼주면 돈을 낸 집과 형평성이 맞지 않는다는 것이 시의 논리다. “예외를 인정해 주기 시작하면 누구도 돈을 내지 않을 것이고 주민들의 소방 요금이 없으면 소방서 운영을 할 수 없다. 다만 재산이 아닌 인명 피해가 우려되는 경우라면 요금 납부 여부에 관계없이 긴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어떤 집주인은 “불만 꺼준다면 지금이라도 얼마든지 돈을 주겠다”고 애원했지만 소방관들은 끝까지 움직이지 않았다. 화재 현장에서 요금을 받기 시작하면 어느 누구도 연간 정액요금을 미리 내지 않을 것이란 논리였다.

 

순간적으로는 뭐 이딴 나라 이딴 정책 이딴 소방관이 다있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소방당국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매우 수긍이 간다. 소방세를 내지 않으면 소방서는 유지될 수 없다. 양심적으로 소방세를 내지 않은 주민의 1차적인 잘못이 만의 하나 자기 집에 불이 난 상황에 엄청난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 것이다.

 

우리나라 소방관들은 박봉을 받고 목숨을 걸고 일을 한다. 화재 진압중 사고나 죽음에 이르러도 제대로된 보상을 받지 못한다, 그래서 때로는 시위도 벌어진다. 그러나 과연 정부만의 문제일까? 우리 정부가 미국처럼 원칙을 세우고 그대로 강경대응 한다면 우리 국민은 받아 들였을까?

 

IP : 180.182.xxx.45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1.12.12 10:29 AM (175.124.xxx.46)

    흥미로운 기사네요.
    소방요금도 내야 불꺼주는 나라, 걔네 괴롭겠다..소방보험회사네요.

  • 2. ...
    '11.12.12 10:37 AM (119.149.xxx.193) - 삭제된댓글

    우리나라 쥐새끼가 또 그거보고 배울까봐 겁나네요.
    민영화하자고 할까봐...

  • 3. 포실포실
    '11.12.12 4:38 PM (61.14.xxx.185)

    옳은 이야기긴 한데,
    '너무 자본주의적이다' 싶고,
    '소방도 민영화됐나?' 싶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7427 청호 이과수얼음정수기 미니 쓰시는 분 계신가요? 2 정수기 2011/12/12 2,770
47426 이근안이 목사라는데 대체 어느교회 목사인가요? 4 근시안 2011/12/12 8,622
47425 특성화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딸아이입니다. 5 중삼 엄마 2011/12/12 2,880
47424 제주 7대 경관, 전화투표 요금 미납시 선정 취소? 2 세우실 2011/12/12 1,819
47423 원래 콩잎 반찬이 일케 맛난거였나요? 9 콩잎 2011/12/12 3,573
47422 음란 동영상 A양 경찰조사. "기억에 없다" 33 하늘 2011/12/12 15,610
47421 고향이 아니라고 부인했다가 표밭갈이 하러 고향에??? 2 .. 2011/12/12 1,571
47420 ‘고문기술자’ 이근안 “그건 일종의 예술이었다” 56 ㅇㅇ 2011/12/12 3,892
47419 수급자 자격 여쭙니다. 4 사회복지 2011/12/12 2,064
47418 “MB, 747 허풍치다 잃어버린 5년 맞았네” 2 호박덩쿨 2011/12/12 1,667
47417 아이허브에서 라바짜 이외의 커피 추천해주세요.. 1 ... 2011/12/12 3,027
47416 대학생들은 토익성적을 언제부터 따야하나요? 3 이젠대학생 2011/12/12 2,478
47415 저도영어유치원고민..5세냐6세냐 ... 2011/12/12 1,794
47414 무도 명수는 12살 보셨어요? 14 ㅎㅎ 2011/12/12 4,095
47413 유인촌, 전주에서 총선 표밭갈이 하다가 개망신 12 참맛 2011/12/12 4,047
47412 한국은 봉인가요? 수입품들이 하나같이 왜 비쌀까요? 5 비싸요. 2011/12/12 2,282
47411 어른이 네발 자전거 타고 다니는거 어떻게 보이세여 ㅎㅎ 20 고추다마 2011/12/12 4,174
47410 여자친구집에 처음 인사갈때 선물... 6 ... 2011/12/12 9,506
47409 무조청 만드는중인데 대박실패한거 같아요ㅠㅠ 4 기침뚝 2011/12/12 2,546
47408 가을시즌에 선물받았던 아기옷은 지금은 교환이 안되는건가요? 15 교환 2011/12/12 3,768
47407 KBS, '고소영·측근인사'도 "소통강화"?! yjsdm 2011/12/12 1,308
47406 李대통령"재래시장 영수증 있으면 주차딱지 안떼게..." 9 세우실 2011/12/12 2,598
47405 초등5학년 남아 생일선물 모가 좋을까요?? 3 생일파티 2011/12/12 14,511
47404 혹시 "퓨처북" 써 보신 분 계신가요? 2 5세 맘 2011/12/12 1,238
47403 갱년기 불면증 ..나만 그런가요? 9 불면증 2011/12/12 3,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