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미묘하게 수긍가는, 불구경하는 소방관

sukrat 조회수 : 1,713
작성일 : 2011-12-12 10:19:23

 

미국 테네시 주의 한 외딴 농촌마을 이동식 주택에 불이 났다. 잠자던 주인이 일어났을 때 집 안은 이미 연기로 자욱한 상태였다. 겨우 몸을 추스르고 집을 탈출한 주인은 ‘911’에 화재 신고를 했다.

 

신고를 받은 인근 소도시 사우스풀턴의 소방대원들은 소방트럭 등 화재 진압장비를 모두 갖춘 상태로 즉각 현장에 도착했다. 하지만 출동과정에서 집주인 벨씨가 연간 75달러(약 8만6250원)의 소방 요금을 납부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한 소방대원들은 차의 시동을 끄고 한가하게 도로 한편에 앉아 불구경만 했다. 불을 끄는대신 요금을 성실히 납부한 다른 이웃집에 불이 옮아붙는지만 면밀히 관찰했다. 벨 씨는 집과 가재도구가 잿더미로 사라지는 것을 지켜봐야만 했다.

 

 

 

소방당국의 이 같은 조치를 두고 “소방관의 사명을 저버렸다”는 비판이 미국 내에서 일고 있다. 하지만 시의 태도는 강경하다.

20년 전부터 이 지역 사람들에겐 매년 75달러를 내고 사우스풀턴 시 소방 서비스를 이용하는 옵션이 있었다. 하지만 주민들 다수가 ‘설마 내 집에 불이 나겠느냐’는 생각에 요금을 내지 않았다. 벨 씨도 그중 하나였다.

돈을 내지 않은 집들 불마저 꺼주면 돈을 낸 집과 형평성이 맞지 않는다는 것이 시의 논리다. “예외를 인정해 주기 시작하면 누구도 돈을 내지 않을 것이고 주민들의 소방 요금이 없으면 소방서 운영을 할 수 없다. 다만 재산이 아닌 인명 피해가 우려되는 경우라면 요금 납부 여부에 관계없이 긴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어떤 집주인은 “불만 꺼준다면 지금이라도 얼마든지 돈을 주겠다”고 애원했지만 소방관들은 끝까지 움직이지 않았다. 화재 현장에서 요금을 받기 시작하면 어느 누구도 연간 정액요금을 미리 내지 않을 것이란 논리였다.

 

순간적으로는 뭐 이딴 나라 이딴 정책 이딴 소방관이 다있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소방당국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매우 수긍이 간다. 소방세를 내지 않으면 소방서는 유지될 수 없다. 양심적으로 소방세를 내지 않은 주민의 1차적인 잘못이 만의 하나 자기 집에 불이 난 상황에 엄청난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 것이다.

 

우리나라 소방관들은 박봉을 받고 목숨을 걸고 일을 한다. 화재 진압중 사고나 죽음에 이르러도 제대로된 보상을 받지 못한다, 그래서 때로는 시위도 벌어진다. 그러나 과연 정부만의 문제일까? 우리 정부가 미국처럼 원칙을 세우고 그대로 강경대응 한다면 우리 국민은 받아 들였을까?

 

IP : 180.182.xxx.45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1.12.12 10:29 AM (175.124.xxx.46)

    흥미로운 기사네요.
    소방요금도 내야 불꺼주는 나라, 걔네 괴롭겠다..소방보험회사네요.

  • 2. ...
    '11.12.12 10:37 AM (119.149.xxx.193) - 삭제된댓글

    우리나라 쥐새끼가 또 그거보고 배울까봐 겁나네요.
    민영화하자고 할까봐...

  • 3. 포실포실
    '11.12.12 4:38 PM (61.14.xxx.185)

    옳은 이야기긴 한데,
    '너무 자본주의적이다' 싶고,
    '소방도 민영화됐나?' 싶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7595 늙어가는게 너무 무섭고 공포스러워요 20 불로장생의꿈.. 2011/12/13 5,992
47594 전학가는 아이에겐 모범어린이상을 안주나요,,?? 13 ,, 2011/12/13 1,757
47593 닥치고정치 중딩아들사줘도 괜찮을까요?? 3 아준맘 2011/12/13 1,243
47592 이럴때 살짝 기분 나빠요-전화관련 4 전화 2011/12/13 1,443
47591 82회원님들께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3 한소리 2011/12/13 997
47590 '개콘'보다 더 웃긴 2011년 망언 베스트5- (진짜시선주의要.. 2 단풍별 2011/12/13 1,051
47589 잘하는 세탁소좀 추천해주세요. ........ 2011/12/13 816
47588 성대공대와 한양대 공대 비교 16 고3맘 2011/12/13 6,115
47587 12월 13일 [손석희의 시선집중] "말과 말" 세우실 2011/12/13 802
47586 뒤늦게 봐서 궁금한거..이강훈 엄마.. 7 브레인 2011/12/13 1,714
47585 오늘이 남편 생일인데 잊어버렸네요. 3 평온 2011/12/13 904
47584 '깔때기' 정봉주 빈자리, 김용민이 채웠다.. 1 ^^별 2011/12/13 1,493
47583 트위터 질문요 2 .. 2011/12/13 557
47582 두 아이 잠버릇때문에 미칠것 같아요.. 11 아기엄마.... 2011/12/13 2,311
47581 동태살로 뭐해먹어야하죠? 3 ........ 2011/12/13 735
47580 대형마트에서 주는 이벤트영수증요... 5 급 궁금하네.. 2011/12/13 952
47579 국익 팽개친 '무능 외통부', 미국에 뺨 맞았다 1 ^^별 2011/12/13 995
47578 무심한 듯 시크한... 8 내가 본 2011/12/13 2,106
47577 점 빼려는데요.. 1 체리맘 2011/12/13 767
47576 어린이집 선생님 선물 ^^ 2011/12/13 552
47575 골드 바 하나에 얼마정도 할까요? 3 ... 2011/12/13 1,511
47574 편한 바지 사고 싶어요 1 아기엄마 2011/12/13 803
47573 sbs좋은아침에 심은하남편나오네요 14 ㄹㄹㄹ 2011/12/13 3,779
47572 궁금) 님들이라면 어찌하실껀지요 2 밝은태양 2011/12/13 746
47571 친정 엄마 모시고 부산 여행 조언 부탁드려요. 8 최고의순간 2011/12/13 1,3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