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때에 그냥저냥 서울에 대학 입학하고 졸업해서,
다행히 경기 호황이었던 2000년대 초반에 졸업하고 바로 입사해서
제 때에 진급하고.. 그렇게, 입사한 회사에서 9년이 되어가네요.
미혼이라, 조카들을 통해서 요즘 아이들...을 접하게 됩니다.
제 세대의 어릴때랑 비교해서 나름 풍족하고 좋은 환경에서 자라나는데,
이상하게 부럽지가 않고 안쓰럽네요.
며칠 전 82 에서 한참 토론이었던 '초등 1학년 아이 문제집' 이야기에 문득 생각이 났어요.
참.. 어릴 적부터 많은 경쟁과 '해야할' 것들이 많은 세대구나..
올해 여행가서 만난 20대 초반의 파릇한 대학생에게 완전부럽다..고 했더니,
그 친구는.. 참 진지한 얼굴로 제가 부럽다고.. 하더군요.
놀리냐~?고 웃었는데, 취업을 앞두고 고민하는 모습을 보니, 어렴풋이 짐작이 가더라구요.
그리고는 좀 미안한 맘도 드네요.. 나는 너만큼 노력하고 애쓰지 않았는데,
그저 시절이 이렇게 된 것 같아.. 라는 생각..
친구들이.. 99% 일을 합니다.
결혼을 한 친구도 있고, 애를 낳은 친구도 있고..
아이는 80% 정도는 시댁이나 친정에서 봐주고, 나머지는 자신의 경제력으로 해결하고 있구요..
제 어머니 세대는.. 그 흔한 전쟁 전후.. 세대세요.
그저 자식과 가정에게 헌신하던 세대.
"집집마다 달라요~" 라고 82 에서는 쉽게 말하지만,
전후 우리나라는 해외 원조를 받는 절대 빈곤국이었구요..
제 어머니, 아버지 세대는.. 절대적 빈곤으로 힘겹게 살아온 세대시고,
반대로 다음 세대는, 물질적으론 풍요로운데
점점 더 각박하고 삭막하고.. 뭔가 참 안쓰러운 세대네요..
산업화 이후, 세월에 자연스러운 흐름이겠지만...
저는 제 세대로 태어난 게, 그냥 감사할 때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