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없지만 노후를 지금의 남편과 함께 하실거죠?
대부분이 그러실거라고 생각되고 또 저절로 그렇게 되겠죠..
그런데 저는 저의노후에 남편이 들어왔다가 나갔다가 그래요;;
무슨소리냐 하면....
나는 당연히 남편이 저의노후에 들어있는데 남편은 그렇질 않거든요...
우리 남편이 며칠전 지인들과의 모임중에 여행이야기를 하다가
" 남자라면 누구나 로망이 있잖아? 처자식 다 버리고 남태평양 한가운데 둥둥 떠다니고 싶은..
나는 그런 로망을 실천하고 싶다"
라고 하더군요...
그자리에 저도 있었구요
처음엔 저도 하하 웃었어요
하지만 뭐라고 대꾸라도 해야 하겠기에 한마디 거들다가 서서히 화가 나서 나중엔 완전히 꼭지가 돌아버렸네요...
결국 큰 소리 내고 (나혼자서만... 결혼은 왜했냐? 우리가 당신 들러리냐? 처자식 버릴거면 지금 당장 버려라 ...)
주위 친구들은 분위기상 우리 신랑에게 당장 잘못했다고 해라고 난리고...
남편이 사과를 했지만 그건 내 고함 소리에 또 친구들과의 자리였기에 사과를 한거지 싶어요..
평소의 자기 소신?이기 때문에 정말 자기말이 뭐가 잘못된지 모르거든요...
집에 돌아와서 말 한마디 하지 않고 이틀이 지났어요
동굴속에 들어가고 싶은 남자 마음...
일반적으로 저도 알고 있구요...하지만 우리 남편은 그걸 너무 대놓고 요구하고 실천한다는 거에요
1년에 한두번 정도 혼자서 여행을 가요...
저도 흔쾌히 보내주구요...
저도 같이 가자고 해도 가끔 아이들도 함께 하는 가족여행을 가자고 할뿐..
절대 저랑 같이 가지 않습니다
차라리 친구와 함께 가면 갔지....
저걸로 가장의 힘듬을 위로 받는다고 하니 흔쾌히 보내주자 하며 마음을 비우고 보내줘요...
이런 저희부부를 보고 주위에서 남편들은 부럽다고 하고 엄마들은 이해 안된다고 하기도 해요
자유로운 부부? 라구요...
하지만 이건 아니잖아요?
처자식을 버리다니요?
물론 순간 단어 선택이 잘못되었다는 건 알지만 ...
지나친 확대해석이라기 보다 평소에 남편에 대한 서운함이 물밑듯이 몰려오더군요
너무 당당히 혼자의 여행을 가고,,,, 돌아와서 뿌듯해하고... 또 그런 로망을 대놓고 이야기 하고 ...
여행준비를 하는 남편을 보면 항상 씁쓸해요....
나는 저 사람에게 뭔가? 우리 가족은 뭔가?
지금까지 남편은 가족에게 성실했구요....
하지만 저는 깊은 곳에서 저나 가족이 남편에겐 들러리라는 느낌을 신혼때부터 느끼곤 했어요..
남편은 항상 저에게 자유를 주지만 그게 자기의 자유를 위해서겠죠...
언젠가 남편이 자기에게 있어 아내는 수많은 네트워크 중에 하나이다 라고 말했구요...실제로 그래요...
서운해 하다가 하도 기가차서 그러다가 그 마음을 잊고 살다가 또 이런 말을 직접 듣게 되면 아득해져요
아, 저는 40대 맞벌이구요..
저도 여행좋아해서 가끔 다녀요.. 하지만 그건 친구들 모임에서 같이 돈 모아서 가는 거구요..
저는 가끔 남편에게 말합니다
여행 다닐돈 모아서 60대 퇴직해서 같이 세계일주 하자구요
이게 저의 로망이자 노후거든요....
하지만 우리 남편은 혼자만의 여행을 꿈꿉니다
씁쓸하고 가슴이 아파요~~